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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경주 답사 3부앱에서 작성

BAB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2.23 12: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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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은 어제 계획했던 북남산과 배반동, 보문동 등을 방문하였음. 어제와 같이 통일전에서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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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찾은 곳은 동남산 자락의 정강왕릉과 헌강왕릉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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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강왕과 정강왕은 48대 경문왕의 아들들로 각각 49대, 50대 왕이 되었음. 당시는 신라 말기로 선덕왕부터 신무왕까지 치열했던 왕권다툼은 잦아들었지만 국력이 쇠약해지고 각지에서 난이 치열하던 시기였음. 더불어 왕들이 단명하는 바람에(...) 경문왕의 장녀이자 헌강왕과 정강왕(둘 모두 25세 이전 사망)의 동생인 진성여왕이 왕위에 오르고, 또 진성여왕은 서자 출신이었던 헌강왕의 아들 효공왕에게 양위하는 등의 일이 있었는데, 이는 헌강왕의 사위이자 당시 실권자였던 박경휘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함. 결국 박경휘는 53대 신덕왕이 되었고, 20여 년 후 신라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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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여기 와서야 최근에 복원공사가 진행되었음을 알게 되었음. 유실되어 있던 갑석을 새롭게 정비한 모양임.

사서의 기록에 따르면 헌강왕과 정강왕은 모두 보리사의 동남쪽에 장사지냈다고 하였음. 현재 미륵곡석조여래좌상이 위치한 보리사가 헌강왕릉에서 북서쪽에 있으니 정확한 비정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님.

18세기 조선에는 족보 열풍이 불며 기존 4대조까지만 모시던 관습에서 벗어나 그 선대의 조상들을 모시려는 시도가 일어났음. 이 과정에서 김씨, 박씨, 석씨 세 문중에서는 본인들의 조상들인 신라 왕들의 능을 찾게 되었음. 하지만 신라는 사라진 지 800여 년이 지났고, 그 왕릉들의 피장자는 비석이 남아있는 태종무열왕릉 외에는 알 길이 없었음.

다행히도,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기록에는 왕릉의 위치 정보가 기록되어 있음. 전부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후대의 임금들의 장지 기록은 대체로 남아있는 편임. 그럼에도 지명이 전해지지 않거나 위치를 특정할 요소들(동촌의 남쪽 - 성덕왕릉, 한지 - 진평왕릉 등) 또한 알 수 없게 된 경우가 많음. 그러자 고고학적 지식이 없던 당시에는 멋대로 왕릉을 비정해버리는 사태가 벌어지는데, 일례로 지마이사금, 일성이사금, 아달라이사금은 장지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음에도 아무 고분이나 지정해 지금까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석씨의 첫 왕인 탈해는 화장하여 토함산에 소조상으로 만들어 모셨다는 기록이 있음에도 동천동의 고분을 탈해왕릉으로 모시고 있음. 헌강왕릉과 정강왕릉 또한 보리사의 동남쪽이라는 기록을 근거로 근거리에 두 기의 왕릉이 연접해 있다는 사실만으로 두 왕릉을 비정하였을 가능성이 상당함.

현재의 보리사는 20세기 초 새롭게 지어진 사찰로, 보리사의 사찰 명칭이 오히려 헌강왕릉과 정강왕릉의 서북쪽임을 근거로 역추정된 것일 가능성이 농후함. 두 왕릉이 9~10세기 최후기 왕릉일 것임에는 이견이 거의 없지만(성덕/경덕왕릉설도 있으나 설득력이 낮음) 공작지에 장사지냈다는 문성왕릉과 헌안왕릉일 가능성도 높아 두 설이 대립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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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강왕릉은 정강왕릉에 이어 갑석 복원공사가 진행중이었음. 이 능은 형태 면에서 정강왕릉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양식이라 몹시 좁은 시간차를 두고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음. 다만 정강왕릉은 둘레돌이 3단이라면 헌강왕릉은 4단이라 헌강왕릉을 정강왕릉보다 바로 앞서는 왕릉으로 추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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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가로 나와 남천 방향으로 걸어감. 가다보면 화랑교육원이란 곳이 나오는데 운동장 안쪽에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남산동석조감실이 있음. 문이 닫혀 있어 멀리서 줌땡겨서 찍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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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사 입구 도착. 사진으로 체감이 잘 안되는데 엄청난 급경사 도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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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옆의 경고문. 직설적이진 않지만 가장 위협적인 경고문이 아닐까 싶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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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사 주차장에서 좌측 산길로 꺾으면 보리사마애석불이 나옴. 가는 길을 찾기 어렵지 않으나 바위가 많아 전날 비로 약간 미끄러웠음. 하필이면 우측으로 빠지는 길을 놓치는 바람에 시간 날린 건 덤. 나중에 찾아보니 거기 있던 이정표가 유실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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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최고의 미남 불상인 미륵곡석조여래좌상. 석굴암 본존불 등 전성기 작품들에 비해서는 형식화된 면이 없지 않아 9세기 작품으로 추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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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배의 화불들도 화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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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상의 가장 독특한 점은 광배 뒷면의 마애불임. 만복사지 석조여래입상 등 극히 드물게 나타나는 조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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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경사가 있지만 그 덕에 경치는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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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앞에는 석탑이 있음. 신부재가 많지만 탑신부는 거의 온전함. 경주에는 이런 수준급 비지정문화재가 정말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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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곡마애조상군은 재작년 경주행에 방문하였기에 2016년 이후 처음 오는 불곡마애여래좌상을 보러 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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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을 모델로 하였다는 설이 있는 이 작품은 불교가 공인된 지 얼마 안 된 시기의 것으로, 남산의 모든 불상들 중 제작시기가 가장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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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남천가로 내려와 배반동 들판을 따라 걷다 보면 저 멀리 소나무숲이 보이는데, 바로 망덕사지임. 마땅한 진입로가 없어(...) 논두렁을 따라 걸어들어가야함.

7세기 중반, 신라의 통일전쟁으로 나당연합군이 백제와 고구려를 무찌른 뒤 당의 과욕으로 신라는 당나라와 다시 한 번 전쟁을 벌이게 되었음. 그러자 문무왕은 명랑법사로 하여금 낭산 남쪽 신유림에 사천왕사를 세워 당군을 막아내고자 하였음.

이 사천왕사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들은 당나라는 진상 파악을 위해 2부 천룡사지에서 언급된 사신 악붕귀를 파견하였음. 신라는 사천왕사가 당나라의 은혜를 갚고자 세운 사찰이라 변명했지만, 사신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덮기 위해 사천왕사 남쪽에 새로운 사찰을 짓고 악붕귀에게는 이것을 사천왕사라 속였음.

당연하게도, 이 계략은 악붕귀에게 통하지 않았음. 악붕귀는 이 새로 지은 사찰을 둘러보고 "이것은 사천왕사가 아닌 망덕요산(望德搖山)의 절"이라고 하였고, 이후 이 사찰은 망덕사라 불리게 되었음. 하지만 뇌물을 먹은 악붕귀는 당 조정에 가서 사천왕사가 당 고종의 수명을 축원하는 절이라 보고했고, 이후 신라와 당의 관계는 급격히 호전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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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덕사지 당간지주는 특이하게도 맨 위의 간구를 제외하면 간공이 하나도 없음. 어떻게 당간을 지지했는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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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탑 심초석)

망덕사는 쌍탑일금당 배치로, 좌우에 십삼층목탑이 서 있었다고 전해짐. 이 십삽층목탑은 안강의 정혜사지 십삼층석탑의 모델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됨. 두 탑은 변란이 있을 때마다 흔들렸다고 하는데, 대표적으로 경덕왕조인 755년 당나라에 안록산의 난이 일어나자 흔들렸다고 함. 798년과 804년, 816년에는 두 탑이 서로 부딪혔다고 하는데, 두 탑은 30m 이상 떨어져 있음. 물론 과장적 기록이겠지만, 두 탑이 부딪힐 정도로 흔들리면 그야말료 대참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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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덕사 동탑지. 심초석 외의 유구가 거의 다 유실된 서탑지보다는 보존상태가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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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덕사지에서 7번국도 방향으로 나오면 길 건너로 신문왕릉이 있음. 소나무숲이 호위하는 듯한 이 능은 규모도 상당해서 위압갑이 느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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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헌강왕릉과 정강왕릉을 소개하며 설명했듯 신라왕릉은 잘못 비정된 케이스가 정말 많은데, 신문왕릉 또한 같은 케이스임. 사서에서는 신문왕릉은 낭산의 동쪽에 장사지냈다고 기록하였는데, 현재의 신문왕릉은 명백하게 낭산의 남쪽임. 따라서 현재의 진평왕릉을 신문왕릉으로 추정하는 견해가 통상적임.

한편 이 능의 주인으로 확실시되는 인물이 있는데, 신문왕의 장남인 32대 효소왕임. 효소왕릉은 망덕사의 동쪽에 있다고 적혀 있는데, 현재의 신문왕릉은 망덕사 바로 동쪽에 붙어 있어 누가 봐도 효소왕릉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음.

능의 양식 또한 일치함. 33대 성덕왕릉은 여러 근거를 통해 현재 성덕왕릉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 맞을 가능성이 몹시 높음. 성덕왕릉은 신문왕릉에서 나타나는 호석(위 사진)이 더 발전된 형태로 나타나기에 신문왕릉은 성덕왕 이전 왕릉임.

한편 29대 태종무열왕릉은 앞에 비석이 남아있어 무열왕의 능이 확실한데, 왕릉 주변에 자연석으로 호석(둘레돌)만을 배치하여 신문왕릉 이전의 양식임. 30대 문무왕은 화장해 동해에 산골하였으므로 피장자 후보는 단 2명, 31대 신문왕과 32대 효소왕뿐임. 아마도 효소왕은 즉위한 지 1년만에 15세의 나이로 사망했으며, 신문왕과의 인지도 차이 때문에 이 정도 거대한 왕릉의 주인으로 적합하다는 의식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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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능의 정남쪽 호석에는 門자가 새겨져 있는데, 그 의미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 '나 도굴해가요'하고 입구를 알려준 것일 리도 만무하고, 그렇다고 도굴범의 소행이란 설도 설득력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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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왕릉에서 만난 후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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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왕사지로 이동해 왔음. 사천왕사지 당간지주는 신라시대 당간지주들 중 그 시기가 가장 이른 것 중 하나인데 문화재 지정이 되지 않은 점이 의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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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왕사지에는 2기의 귀부가 있음. 사역과 멀리 떨어진 곳에 도로를 바라보고 있어 위치가 생뚱맞아 보일 수도 있으나, 잘 살펴보면 두 귀부가 나란히 서 있으며, 그 중앙에서 절터를 바라보면 정중앙 금당지가 정면으로 보임. 실제로 두 귀부는 정문 좌우로 배치되어 있어 상당히 중요한 석물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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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귀부 중 하나에는 문무왕릉비가 세워져 있었을 것으로 추정됨. 682년 건립된 문무왕릉비는 문무왕의 업적과 죽음에 대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음. 1796년 부사 홍양호가 비편 둘을 발견하였으나, 하나는 실전되어 찾지 못했음. 그러던 중 2009년 동부동의 주택가에서 다시 발견되었는데, 해당 주택의 주민이 앞마당에 비편을 보관하고 있었기에 giregi들에 의해 비석이 빨래판으로 쓰이고 있었다는 낭설이 퍼지며 주민이 곤혹을 겪는 웃지 못할 사연도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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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굴조사로 한 번 뒤엎으며 정비한 곳이지만, 배수 공사가 엉망이라 물이 고여 썩은내가 진동함. 경주시는 뭐 새로 복원한답다고 난리칠 시간에 있는거나 관리를 잘했으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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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새로 복원한 기단. 목탑지로 추정되며, 녹유신장상들이 배치되었던 곳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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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된 녹유신장상 기단. 2000년대 중반 발굴조사로 녹유신장상들의 배치가 확인되었는데, 이 발굴조사가 다시 한 번 학자들을 멘붕에 빠뜨렸음. 조각 속 신장을 지금까지 사천왕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나, 3개가 한 세트였던지라 사천왕으로 보기 어려워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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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박물관에서 촬영한 녹유신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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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탑지. 서탑지만 기단을 복원하여 동탑지는 올라갈 수 있음. 심초석은 방형이며, 초석은 별다른 꾸밈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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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당지 남쪽 좌우에 쌍탑이 서 있었다면, 북쪽 강당과 금당 사이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유구지가 좌우로 있음. 경전을 보관하던 경루 터로 추정하기도 하고, 문두루비법을 행하던 제단 터로 추정하기도 함. 굴립주초석을 썼는데 석탑과 같이 모서리를 깔끔하게 다듬은 세련된 치석이 돋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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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왕사의 뒷산인 낭산으로 올라가면 정상에 거대한 능이 있음. 바로 선덕여왕릉임.

선덕여왕은 죽기 전 신하들에게 자신을 도리천(忉利天)에 장사지내라는 유언을 남겼음. 불교의 세계관에서 도리천은 욕계 6천의 2번째로 수미산 정상에 있는데, 제석천을 중심으로 4개 봉우리마다 8천씩 33천이 있음. 욕계6천 중 나머지 5개 천 중 넷은 수미산 위에 떠 있고 사왕천은 수미산 중턱에 있는데, 사왕천은 사천왕과 그 권속들이 사는 곳임.

신하들이 도리천에 장사지내라는 왕의 말을 못 알아먹고 서 있으니 선덕여왕은 도리천은 낭산의 정상이라고 알려줬음. 10년 뒤 문무왕이 당나라에 맞서기 위해 낭산 남쪽 신유림에 사천왕사를 짓자 사람들이 그제야 도리천에 장사지내라는 말을 이해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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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릉은 잡석들로 봉분을 둘러싼 모습인데, 이는 1949년 잘못 복원한 결과임. 잡석 중간중간에 보이는 큰 바위가 호석으로 봉분 주위에 기대어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던 당시에 호석까지 가져다가 써버렸음.

산 정상에 있는 능이지만 솔숲에 둘러싸여 있어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이 드는 곳임. 밝혀진 신라 왕릉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산 정상에 위치해 있는데,  이 점 또한 선덕여왕릉을 돋보이게 하는 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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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산 북쪽으로 이동하면 능지탑지가 나옴. 능지탑지는 문무왕의 화장터로 알려진 곳으로, 통일신라 초기 소조불편이 출토되었으며 지층이 검게 그을려 있었고, 주변에서 문무왕릉비편이 출토되었다는 점이 그 근거임.

한편 그을린 지층은 현재의 방형 탑 형태의 구조물 하부에서 발견되었기에 이후 추가로 세워진 구조물로 추정됨. 아마도 9~10세기 유적으로 추정되며, 원래는 5층이었을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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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지탑지 미상)

능지탑지에서 최근 가장 핫한 이슈는 십이지신상과 관련된 것임. 능지탑에는 한 면마다 3구씩 총 12구의 십이지신상 조각이 있었는데, 3구는 없어지고 9구가 남아 있음. 기존에는 이 십이지신상의 원위치가 이곳이 맞을 것으로 추정되어 왔으나, 최근 황복사지와 그 옆의 폐왕릉을 발굴한 결과 폐왕릉의 호석 크기와 십이지신상 크기가 일치함이 밝혀져 이 조각들의 원 출처가 산 너머 구황동폐왕릉이었음이 밝혀졌음.

한편 폐왕릉 바로 옆의 황복사지의 기단에도 십이지신상이 쓰였는데, 이것 또한 왕릉에서 옮겨온 것으로 생각해 왔음. 이번 발굴 결과 이전까지는 황복사지의 십이지신상이 폐왕릉에서 이동된 것으로 보았지만, 황복사지 기단에 쓰인 십이지신상은 폐왕릉과는 관련 없는 별개의 석물입이 드러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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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지탑지 오상)

능지탑지와 황복사지의 십이지신상은 서로 다른 양식을 보이고 있음. 능지탑 십이지신상은 원성왕릉, 경덕왕릉, 흥덕왕릉의 양식과 같이 무복의 곡면부조이며, 황복사지 십이지신상은 김유신묘, 헌덕왕릉과 같은 평복의 평면부조에 두향은 모두 우향임.

황복사지는 발굴 이후 모두 복토하였기에 조각을 확인할 수 없지만, 능지탑지에 쓰인 인상(아래 사진)이 황복사지 기단에 쓰인 것과 크기와 양식이 같아 다른 십이지신상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같이 옮겨진 것으로 보임.

「신라왕릉연구」에서는 평복 십이지신상을 전기, 무복 십이지신상을 후기의 양식으로 보고 있음. 따라서 십이지신상이 최초로 사용된 33대 성덕왕릉 직후인 35대 경덕왕의 능을 김유신묘로 비정하고 있음. 하지만 41대 헌덕왕릉에서 평복 십이지신상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명쾌한 해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음.

후기 무복 십이지신상의 시초는 38대 원성왕릉으로, 42대 흥덕왕릉과 함께 피장자가 확실함. 장지기록이 없는 39대 소성왕의 능을 경덕왕릉으로 비정하고 있음. 능지탑지의 십이지신상에 대해서는 43대 희강왕의 능에 사용된 것으로 추측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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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복사지에 사용된 십이지신상은 34대 효성왕릉에 사용하려 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임. 기단 축조 시기가 통일신라시대로 추정되는데 왕릉을 뜯어 절을 짓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기에 화장할 것을 유언으로 남긴 효성왕의 능이 제작 도중 중단되어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음.

폐왕릉에서 옮겨온 능지탑지의 십이지신상은 구정동방형분이나 진덕여왕릉보다는 이른 시기 양식임은 확실하지만 정확히 특정하긴 어려움. 완성된 능이 후대에 파괴된 것인지, 애초에 미완성 능이었는지부터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선행되어야겠지만, 원성왕계 인물의 능임은 확실해 보임.

더 상세한 내용은 예전에 올린 아래의 글을 참고하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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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복사지로 이동하는 길, 보문동 들판. 낭산 동쪽은 서쪽의 구황동 들판과는 다른 평온함이 깃들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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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복사지삼층석탑. 감은사탑, 고선사탑보다는 후기의 양식이지만 불국사삼층석탑보다는 선행하는 양식으로, 창림사탑, 나원리탑 등과 유사함. 내부에서 발견된 2기의 금제여래상이 유명한데, 중앙박물관 3층에 있으니 놓치지 말고 꼭 보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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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복사지에 있는 2기의 귀부. 최근 발굴하며 정비되었음. 황복사지의 정체 또한 학계의 뜨거운 감자임. 실제로 이곳이 황복사가 맞는가에 대한 의문부터 탑이 존재했는가, 가람배치가 남향에서 동향으로 바뀐 이유는 무엇인가 등 다양한 논란이 있는 곳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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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황동 폐왕릉. 3년만의 방문인데 그새 난장판이 되었음. 진입로는 풀이 무성해 길이 있었는지조차 모를 정도임. 최근 전국적으로 적극적인 발굴과 복원이 진행되고 있는데, 사후 관리대책까지 고려하면서 거시적으로 계획을 짤 필요가 있어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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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왕릉 안내판 너머로 진평왕릉이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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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복사지까지 다녀오니 2시가 되었음. 이때부터는 일행과 합류해 차량으로 이동했음. 팔우정 근처에서 밀면도 먹고, 경주빵도 사서 출발함. 경주빵은 별 특색은 없지만, 안 사가면 또 아쉬워서 올때마다 한 상자씩 사가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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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이동하여 먼저 방문한 곳은 열암곡사지임. 지난 2007년 거대한 마애불의 발견으로 시끌시끌했던 곳임. 지금은 정비되어 보호각이 마련되어 있음. 주차장에서 30여 분 산을 오르면 만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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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암곡석불좌상. 이 불상을 정비하다가 마애대불이 발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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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애불 머리 위를 받쳐서 더 밀리지 않도록 한 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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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가 앞의 바위와 부딪혀 다행히 코가 다치지 않았음. 그야말로 기적적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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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내려와서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용산서원임. 용산서원 앞의 최진립 신도비의 비신은 조선시대에 세워진 것이나 귀부는 신라시대의 양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신라시대 귀부만 갖다 쓴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음.


3부에서는 본 것에 비해 쓸게 많아 글이 좀 길어졌음. 4부는 마지막 날 경주를 벗어나 방문한 창녕과 합천에 대한 내용이 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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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동안 9만보 걸었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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