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엔 캠핑 생각보단 브롬톤을 샀을 뿐이었다
브롬톤 산 뒤로 이걸로 뭘 더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보니
예전에 다녀왔던 자캠이 떠올랐음
첫 자캠 때는 전기그래블에 쉘터텐트+야침 세팅
쉘터로 간 제일 큰 이유는 자전거가 고가다 보니 밖에 묶어두긴 영 불안해서
자전거를 안에 넣고도 남을 정도의 공간이었어.
전실 큰 텐트들도 있는데 사이즈에 감이 없어서 안전빵으로 쉘터를 선택했던 거 같아.
무게로나 부피로나 자캠에는 썩 좋지 않은 구성이라는 걸 알게 됨..
사실 앞 뒤 패니어 달 수 있는 알루 바이크였으면 크게 무리 없고도 남는 구성이었는데
자전거가 카본이라, 샵에서는 패니어 다는걸 적극 비추하더라고
아이러니하게도 고가인 카본이 오히려 내구성 면에서 불안할 줄이야..
뭐가 됐든 그래블이면 투어링 각까지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게 오산이었음
암튼 다녀오긴 잘 다녀왔지만
아래 이유들 때문에 자캠 각을 안보게 되더라
- 패니어 없이 프론트랙하고 새들백 정도에 의존하다 보니 패킹 용량 챙기기가 쉽지 않음
- 구성이 부피가 있는데, 백이 좁다 보니 준비나 철수나 패킹 자체에 난이도가 있었음
- 그리고 새들백을 좀 독특한 걸 썼는데, 내가 세팅을 잘 못 해서인지 라이딩 중에 좀 불안정하거나 뒷바퀴에 쓸림
- 거기다 용량 부족한 만큼 백팩까지 묵직하게 매어야 하니 라이딩에는 좋지 않았다.
암튼 그 뒤로 시간 한참 지나고
브롬톤 사려고 할 때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브롬핑이라는 걸 알게 됨
패니어 없는 사이클 보다 미벨이 짐 싣기도 좋고
대중교통 점프도 상대적으로 쉬워 보여서 범용성으론 이게 낫겠다 싶었고
세팅해보기로 맘 먹었다.
출발 2~3주 전부터 장비를 사 모으기 시작했음.
덜 갖춰져 있어도 일단 다녀와 보고, 불편한 거나 필요한 걸 찾는 게 좋다고들 하던데,
내가 좀 인자약인데다가, 자캠은 기본이 고생길이라는 걸 1회차 때 경험해 봤기 때문에 가급적 준비를 잘해두고 시작하고 싶었어.
그리고 물건 한번 사면 중고거래 같은 거 잘 안하고 걍 끌어안고 죽는 편이라 중복 지출 피하기 위해 처음부터 괜찮은 라인으로 사는 성향임 ㅋㅋㅋ
결과적으로 다행히 기대했던 만큼의 느낌과 구성이 나와줘서 잘 다녀왔다.
이번 자캠에 사용한 물건 리스트 적어봤어
가성비 구성이라고는 할 수 없는데, 이 구성이면 이 정도 느낌이 된다 정도로 봐주면 될 듯
브롬핑 계획 중인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면 좋겠다.
날씨: 흐림, 1일차 저녁부터 2일차 오전까지 비
장소: 김녕 해수욕장 야영장
이동거리: 편도 약 20km
- 약한 낙타등 코스가 좀 있지만, 인자약도 큰 어려움 없이 다녀오는 무게감.
- 날이 칙칙했지만, 해가 안 뜨니 땀도 별로 안난 건 장점.
- 비가 너무 일찍 와서 텐트에만 박혀있던 건 아쉽지만, 우중 감성은 장점.
- 해 뜰 즈음 비도 그쳤고. 텐트 말리고 출발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음.
이동수단: 브롬톤
- 브롬핑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물건
- 니악 전실이랑 궁합이 좋았다.
- 근데 바람 많이 부는데 전실에 대충 세워 놨더니, 다음날 접이 부분에 마찰이 되면서 닳아지는 게 눈에 보임 ㄷㄷ
- 텐트 재질이 경량 쪽이라 그런지 바람에 펄럭이며 닿는 부분 고려해서 놔야겠더라
텐트: 힐레베르그 니악(풋프 포함)
- 찾아보니 비싸고 중고 매물도 잘 없는데 사람들이 많이 찾는 걸 보면 이유가 있을 것 같았음
- 일단 1인이 쓰기에 좋은 공간감이랑 전실 사이즈나 출입 각이 브롬톤을 놓아두는 데에 최적화 된 거 같았다
- 바닷가에서 비바람 계속 불었는데 꽤 안정적이고 딱히 불편한 것도 없고 결로도 없고, 전실 아래 뚫려있고 이너는 매쉬망인데 생각보다 바람도 잘 안 들이치고, 설치 철수 나름 간편하고 괜찮았음.. 다른 텐트 안 써봐서 제대로 비교는 어렵다
테이블: 헬리녹스 택티컬 테이블 m
- 솔캠 가도 딱히 요리할 생각은 없어서 텐트 안이나 밖에서 노트북 하려고 삼.
- 밖에서는 원래 갖고 있던 그라운드 체어랑, 안에서는 바닥에 테이블 펴고 나는 매트 위에 앉으면 딱 노트북 하기 좋은 높이가 나오더라
- 대신에 테이블 구조 상 앉을 때 다리를 잘 우겨 넣어야 됨 ㅋㅋ 개인적으론 크게 불편하지 않은 정도
체어: 헬리녹스 그라운드 체어
- 보통 체어원 많이 쓰던데 나는 오히려 체어원은 없고 이것만 있어
- 캠핑 테이블 높이로는 궁합이 별로일 수 있는데, 나처럼 야외에서 노트북 하고 싶은 사람한테는 상당히 적절한 높이 궁합이 된다.
가방: 프론트. 브롬톤 버로우 올탑 L / 리어. 브롬톤 리어랙 백 / 사이클링 백팩
- 브롬톤 정품은 가심비라고 하지만, 그만큼 최적화 되어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도 있어서 샀어
- 프론트 백 (침낭, 테이블, 텐트, 체어, 노트북, 보밧 등) - 용량이나 너비가 좋아서 니악 패킹이 가로로 딱 맞게 수납 됨.
- 리어랙 백 (식품류, 잡동사니, 바로쿡, 스피커 등) 양옆으로 좀 만 치우치게 달아 놔도, 페달링 할 때 뒤꿈치 간섭 있더라. 정품 랙이 아니라 그런 건지는 모르겠음.
- 백팩 (매트, 여벌옷 등) 예전에 사둔 라이딩용 백팩. 가볍지만 은근 부피 있어서 패킹 어려운 것들을 넣음
매트: 니모 조르 미디엄 머미
- 자캠은 구성은 백패킹이랑 차이가 거의 없는 거 같아서 그 쪽 위주 정보를 찾아보니 많이들 쓰는 게 니모 조르 시리즈 같더라고
- UL패커들은 조르 숏을 많이 쓰는 거 같은데, 패킹 차이도 크게 없고 자전거니까 이쪽에는 조금 더 할당하려고 미디엄으로 갔고, 만족
- 근데 매트가 문제인지 텐트 안에서 구부정하게 앉아 있었어서 인지, 다음날 허리가 좀 아팠음
침낭: 랩 미틱 울트라 360
- 가끔 스텔스 차박하는데, 차에서도 이거 하나면 끝이라 줄곧 잘 쓰고 있다.
- 기능은 물론 만족스럽고, 사실 지금 날씨에는 오버스펙이긴 한데, 오픈해서 덮고 자니까 딱 좋았음
보밧: 로모스 60000
- 밤낮으로 노트북이나 폰을 할 예정이라, 원래 갖고있던 20000짜리로는 부족할 거 같았음
- 노트북 같은 거 할 거 아니면 20000으로도 충분한데, 60000이 있으니 하루 정도는 차고 넘쳐서 좋고, 심리적으로 일단 든든함.
- 근데 자캠이니까 챙겼지, 백패킹이면 무게가 좀 오바인 듯
세정: 씨투써밋 에어라이트 초소형 타월, 무버타월, 일반 소형 물티슈, 리스테린 가글
- 아직 씨투써밋 타월은 쓸 일이 없었음.. 작고 가벼워 부담없긴 한데, 앞으로도 잘 쓸진 모르겠다.
- 박지 도착해서는 예전에 사놨던 일회용 무버타월로 몸 한번 싹 닦고 나니 크게 불편한 느낌은 없었음. 1박하고 바로 오는거라 세안도 이걸로 대충함
- 양치는 리스테린 가글 작은 걸로
식사: 바로쿡 850, 라면1봉
- 점저를 이동 중에 해결했고, 다음날 아침용으로 바로쿡이랑 라면 챙김
- 내부를 비워 놓는 게 좀 공간낭비 같아서 출발 전에 바로쿡 용기에다가 끓인 물 가득 담아서 출발함. 물 새거나 하지 않고 안정적이더라
- 모르고 발열팩 껍데기 세로로 찢었는데, 외부 용기에도 물 표시선 있길래, 내부 용기에 담아둔 물을 적당히 표시선 맞게 부어줌
- 내부용기에 너무 물이 많이 남아서 텐트 밖에 살짝 버려줌. 혹시 너무 많이 버릴 수 있으니 날진 물통에도 식수 담아왔었음.
- 10~15분 걸려서 라면 끓이면 면이 불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면이 좀 불긴 하더라. 근데 불쾌한 식감이 아니고, 약간 쫀쫀하게 불어서 진순 먹는데 너구리 먹는 느낌으로 잘 먹었음
-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도 한데, 뚝배기는 뚝배기 깰 정도로 보온력이 좋다.
- 나는 국물을 사발 채 들고 먹는 편인데, 용기가 계속 뜨겁게 보온이 되다 보니 입을 대고 국물 마시기가 힘듬 ㅋㅋ 그리고 기울이면 내부,외부 용기 사이에 뜨거운 물이 새어 나오기도 하고, 면발 다 먹을 쯤에야 용기가 좀 식어서 국물을 마실 수 있게 됨
간식: 먹태깡, 우도땅콩 1봉, 편의점 커피, 벨락 더블월 소주잔, 연태고량주
- 벨락 소주잔은 언뜻 보기에 가격 적당하고 가벼워 보여서 샀는데, 보기보다 딱히 가볍지도 않고, 스텐 재질이랑 고량주랑 궁합이 안 맞는 건가 좀 향이 이상한 거 같아서 다음에는 걍 유리잔을 싸올 거 같음
-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 갈아 마시는 낭만이 있던데, 일부러 비화식으로 간 것도 있고, 장비 좀 줄이고 싶어서 걍 편의점에서 파는 컵 커피로 때움.
물통: 날진 500, 1000
- 다들 쓴다는 그 물통
-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은 아니라 이번에는 500짜리 담아온 거 입도 안 댐
- 사실 포카리 스웨트 500미리도 가져와서 그거 마심
랜턴: 크레모아 울트라 미니, 캡온, 골제로
- 솔캠이라 그런가 내 성향이 그런가, 랜턴 쓸 일이 정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됨
- 뭐 물건 찾을 때도 폰전등 키면 되고, 노트북이나 폰만 하니까 굳이 불을 잘 안 키게 됨.. 박지가 24시간 가로등 불이 은은하게 있어서 더욱 필요가 없었어
- 그리고 저녁부터 아침까지 계속 비가 와서 텐트 안에만 있었음
- 아마 날이 좋고 내가 타프를 챙겨갔다면 쓸 일이 있었을 거 같긴 하다.
- 그래도 없으면 뭔가 불안하니까 다음에도 들고 다닐 듯
- 골제로 사실 어딨는지 까먹고 못 찾아서 못 가져감.. 아마 찾았다면 크레모아 울트라 안 가져갔을 것
타프: 안 삼
- 없어도 될 거라 생각했음
- 날씨 만만할 때는 테이블, 체어만 놓고 있다가 뭐할 때는 안으로 들어와 있는 걸로 충분할 거 같았다
- 근데 타프가 없으니까 박지에서 할 수 있는 거나 개방감에 제약이 있긴 한 거 같다.
- 텐트 안에만 있으니 모기랑 부대끼지 않아도 되는 건 좋긴 한데, 좀 본격적인 캠핑이 아니게 되는 느낌이더라
- 그래서 지금 기준으로 굳이 장비 하나만 더 맞춘다면 타프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 외: 발뮤다 블투 스피커, 쓰봉 등
- 뭔가 공간, 무게 여유가 남길래 일부러 쓸데없는 거 챙겨본 건데 의외로 만족도가 높았다
- 덕분에 내 캠 성향은 은은한 감성 조명이 필요하단 걸 알게 됨.
- 저거는 부피가 크고 노래는 이어폰으로 들으니까 다음엔 안 가져가고, 대신 감성 조명 작고 가벼운 거 하나 챙겨갈 거 같다
- 쓰레기 봉다리 챙겨와서 담아감
텐트 내부에서 노트북 오래 하니까 등받이가 없는 게 좀 불편하더라.
이번에는 일부러 브롬톤 랙백 써봤는데, 다음에는 큰 백팩을 뒤에 거치하는 쪽으로 세팅해 볼 예정
생각보다 더 아늑하고 적당히 감성도 챙기는 힐링 자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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