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 나는 기구한 사람입니다.
밤마다 사념에 잠긴 채, 빈 껍데기뿐인 희망이라는 목표를 향해 끝없이 걸음을 옮기는 한 마리의 얼간이입니다.
멜랑꼴리적 감정에 심취해 죽음을 낭만 삼는 미련한 아해입니다.
매일 밤, 그 누구도 남아있지 않은 텅 빈 도시에 또다시 난 홀로 남겨지게 됩니다. 불쾌한 기시감이 전신을 덮쳐오는 겁의한 광경에 나는 무력하게 동이 트기만을 기다릴 뿐입니다.
그럴 때마다 주머니 속 찌그러진 초갑, 그 안에 들어있는 궐련 한 개비만이 나에게 잠시의 위안을 안겨 줍니다.
하나, 애석하게도 찰나의 안도는 오래 지속되지 못합니다.
다시 불안감에 떨어야만 하는 시간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나는 그 시간에 여러 생각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숫자 4에 관한 것입니다.
혹, 선생께서는 숫자 4를 좋아하십니까?
내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4는 죄다 싫다고 하더랍디다.
또 왜냐, 그 이유가 뭐냐. 되물으니, 죽을 사(死) ⸺라고 답하며 부정의 답변을 냅니다.
왜 4를 불길한 수로 치부하고 배척하십니까?
그에 대한 내 생각은 「아니오」입니다.
선생, 나는 숫자 4가 좋습니다.
일, 이, 삼, 그런 흔한 숫자들보다 사(四)가 훨씬 더 좋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그 감정을 삭일 수 없어집니다.
그러니 내게 4급을 주십시오 선생.
4급 보충역 판정만이 한 인간을 살릴 수 있습니다.
나는 반드시 보충역을 해야만 합니다.
4급보다 높은 등위를 부여하는 것은 내겐 사형선고나 다름없습니다.
선생, 부디 신중한 결정을 부탁드립니다.
제발 4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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