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4 - 팜플로냐 - 푸엔테 라 레이나

yk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4.20 07:20:01
조회 4223 추천 38 댓글 35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9e93ae18890dc6be4a0150eb87584c19c53978699e79968d0690b3861fa


7cef8368f5dc3f8650bbd58b36837569b02ee2


토비 상처사진 올렸다가 삭제당해서 다시 씀


2021/10/27 팜플로냐 - 푸엔테 라 레이나(26km)

전날 늦게까지 술을 마셨지만 어떻게 아침 일찍 일어나서 준비해서 나왔다.

가브리엘과 만나 팜플로냐 스탬프를 찍어주는 나바라 대학에 들렸다 출발했다.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9e93ae18890dc6be4a0150eb804de80d527c22a3d5c7d3d3c82dff2e30e0fe013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9e93ae18890dc6be4a0150eb804de83d5e4547e83adffc7c64036a390eea2fc44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9e93ae18890dc6be4a0150eb804de82d5f557a6ba0e2b3fedff92c32bd048a433


숙취 때문에 토할 것 같고 어지럽고, 또 무릎은 아프고, 날씨는 너무 춥고 안개도 엄청나고.. 총체적 난국이었다.

내가 왜 여기서 이 개고생을 하고 있지하는 생각이 자꾸 들고, 기분도 안좋고 우울하고 포기하고 싶었다.

토비도 상태가 안좋았는데, 아무말 않고 걷는 토비에게 미안해서라도 걸어야했다.

오늘 코스중에 명경치로 유명한 '용서의 언덕'이 있는데, 거기까지만 어떻게든 가보자, 라는 생각으로 걸었다.


이 날은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기도 했고, 또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이기도 하다.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9e93ae18890dc6be4a0150eb804de85d55d8dd912502d41f1ae850a7a22aec491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9e93ae18890dc6be4a0150eb804de84d53c215e5f3423a4e5e3098e62842417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9e93ae18890dc6be4a0150eb804de89d5458a30ee6d9ae22675606e93ff1ef2ab


용서의 언덕에 도착했다.

기대했던 만큼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정상에 올라 바람을 맞으며 밑을 내려다보니, 갑자기 뿌듯하고 우울했던 기분이 한번에 날아갔다.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생각을 한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이 뒤로는 걷는게 즐거워졌다.

내가 왜 걷기로 결정했는지, 아직도 모르고 저때도 몰랐지만, 무작정 가다보면 내 안의 무언가가 바뀔거라는 확신이 생긴 순간이었다.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9e93ae18890dc6be4a0150eb804df80d559732f641492938f3ef339863d6626c4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9e93ae18890dc6be4a0150eb804df82d57e62cbceeeda29a2affa77d5d9bc25b0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9e93ae18890dc6be4a0150eb804df85d5d5831fe6222c0a1ff40047725dfab581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9e93ae18890dc6be4a0150eb804df84d50a36999e92eb420ee185a6e7eda4f0f5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9e93ae18890dc6be4a0150eb804df86d50237ad747a127dbea1d60f7cce701fe8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9e93ae18890dc6be4a0150eb804df89d5d38ed0dcf84decb66ff2c4c1eecd1b76


독일 순례자 친구 중 하나인 스피디 곤잘레스가 진통제를 줬다.

스피디 곤잘레스는 작은 몸으로 빠르게 걷는다고해서 토비가 붙인 별명이다.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9e93ae18890dc6be4a0150eb804df88d5c27a83e3bb1d6d4c9df55330bc1c84bb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9e93ae18890dc6be4a0150eb804dc81d55e9ea88b67b07800f2c57dc852ba25c5


도착!

토비는 첫 날부터 뒤꿈치와 발가락 사이에 상처가 생겼는데,

걸을수록 상처가 안으로 파고들어가 점점 악화되어가고 있었다.

근처 약국에 들려 약품을 사서 간단하게 처치했다.

상처 사진을 올리고 싶지만 올리면 혐짤이라 짤리는 듯 하다.


걸으면서 몇 번 마주쳤던 덴마크에서 온 순례자 쇠렌과 같은 알베르게 같은 방이어서 저녁을 함께하기로했다.

쇠렌은 덴마크에서 아웃도어샵을 운영하는 프로 하이커로, 허졉한 토비와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쇠렌은 불과 몇 개월 전 척수에 큰 종양이 생겼는데, 다행히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고 재활치료까지 마치고 바로 여기에 왔다고 한다.

언젠가 순례길을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입원하는 도중에 다 낫고나면 꼭 순례길에 가겠다고 벼르고 있었다고 한다.

쇠렌은 이 날만나서 마지막 날까지 우리와 함께가게 된다. 순례길에서 만난 가장 고맙고 소중한 인연중 하나이다.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9e93ae18890dc6be4a0150eb804dc83d5f37f6cb9d089e431746f891cb3a219d3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9e93ae18890dc6be4a0150eb804dc82d5dfe4e2afb8cb736bd6204119003ee457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9e93ae18890dc6be4a0150eb804dc85d584b9c70d293a4d361984565440ec5507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9e93ae18890dc6de2a5150abb7584c19cc33b49eac4f6a5e8b40053af


힘들게 걷고 난 후 먹는 맛있는 저녁만큼 즐거운 시간이 없다.

기본적으로 토비와 둘이 저녁을 먹지만, 좋은 사람이 더 있으면 배로 즐겁다.

이날이 그런 날이었다. 쇠렌까지 셋이서 정말 즐거운 저녁을 보냈다.

근데 이 바이킹들은 술을 너무 좋아하고 잘 마신다.

순례길 전체에서 안마신 날이 거의 없을 것 같다. 아마 아예 없을지도..

-끝-



출처: 유루캠프 갤러리 [원본 보기]

추천 비추천

38

고정닉 13

1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게시물은 1만 개 단위로 검색됩니다.

갤러리 내부 검색
글쓴이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