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택 주니어가 주니어를 이름에서 뗀다는 소식이 들린 이후 Jr.이 붙은 병이 구형이 되면서 시세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에서 28~30만원에 판매되는 상품이 몇 배의 가격에 팔리고 있다.
버번러로서 이러한 상황을 보면 정말로 버번을 좋아하고 ‘마시는’ 사람들의 소비로 인해서 가격이 상승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그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다.
1. 버번의 역사는 짧다.
스카치 위스키의 경우 7-80년대 빈티지 위스키가 온라인 샵에서도 자주 보인다.
하지만 버번은 사실상 2000년에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8-90년대 침체기는 심각했다.
그리고 지금 하입되고 있는 BTAC이나 패피 같은 버번들은 전부 2000년대에 등장한 버번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스택주니어는 2013년에 출시한, 10년도 안된 버번이다.
스카치가 보면 우스울 정도로 짧은 시기에 엄청난 상승곡선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버번은 구형을 따지기엔 역사가 너무 짧다.
2. 한국에 더스티 버번은 존재하지 않는다.
혹은 이미 다 털렸다.
라벨이 변경되기 전이 훨씬 맛있다고 말할 수 있는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
간혹 구형 버번을 이야기하면서 8-90년대의 와일드터키나 올드테일러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러한 버번은 이미 미국에서도 더스티 헌팅으로 털려 나갔고 한국에서 수입을 했을지 미지수다.
그리고 저런 더스티 버번은 지금과 매시빌, 통입도수 혹은 생산자가 다른 경우가 많다.
버번의 구형이 의미 있는 이유는 현재 생산되는 것과 생산 방식이 달라서 맛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숙성 MGP 라이나 버번 등을 블렌딩해서 출시했었던 윌렛, 하이웨스트, 스무드엠블러 같은 NDP(비증류 생산자)는 논외다.
지금 따지고 있는 라벨만 바꾸고 구형이라 말하는 버번과는 구분해야 한다.
3. 버번에는 통빨이 없다.
스카치 위스키는 확실하게 구형과 신형의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당연히 캐스크 때문이다.
수출용 셰리 캐스크나 팍사레트처럼 셰리 위스키의 맛은 변화될 요소가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버번은 챠링된 뉴오크만을 사용하기에 스카치처럼 맛에 영향을 줄 캐스크 안의 내용물이 없다.
버번의 캐스크 수급에 문제가 생긴건 곧 목재가공산업 전반의 문제이므로 버번 생산이 중단되는 것이지 맛이 변화하지 않는다.
구형과 신형의 맛 차이는 같은 조건에선 배치 차이를 제외하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간혹 브랜드가 다른 회사에 인수되거나 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
즉 기러기 한 마리를 떠나보내면서 문제가 발생한 글렌고인 21년 신형과 같은 사태(?)가 버번에는 없다.
4. 버번은 라벨 변경이 잦다.
1년 사이에 라벨과 병 디자인이 변경된 버번은 정말 많다.
와일드터키, 올드포레스터, 메이커스마크46, 스무드엠블러, 하이웨스트, 템플턴 등등 너무 많아서 다 언급할 수도 없다.
병 수급의 불안정성, 인수합병으로 인한 정체성 변경, 마케팅을 위한 디자인 리뉴얼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일단 병과 라벨이 바뀐 것이다.
이렇게 최근 버번의 인기로 인해서 시장과 환경의 변화로 인해 라벨 변경된 경우가 많은데 이런 걸 전부 구형과 신형으로 따지면 매년 구형 버번이 생겨나고 있다.
스택 주니어도 10년도 채 되지 않고 라벨 변경이 이루어진거다.
5. 버번은 구형보다 배치가 중요하다.
정리하자면 버번은 생산 방식이 달라지지 않는 한 맛의 드라마틱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배치 차이는 존재한다.
스몰 배치 버번은 20~300개의 배럴을 블렌딩하고, 싱글배럴은 배럴에 나온 그대로를 판매한다.
(배럴 프루프가 아니면 희석은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배럴의 퀄리티에 따라서 맛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배럴 프루프인 ECBP나 스택 주니어가 배치마다 도수가 각기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배치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지기도 한다.
스택 주니어가 더 스택이 되고 batch 18을 발표했는데 이 버번이 다른 배치를 누르고 역대급이라면?
과연 이래도 스택 주니어가 더 귀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미국의 경우 이러한 배치에 따라서 같은 브랜드도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데 한국은 특이하게도 이런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버번의 가격 형성이 맛과 퀄리티에 따른 것이 아니라 그저 수요와 공급 혹은 시세 조작에 따른 것임을 증명한다고 생각한다.
버번러로서 이런 상황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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