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에서 타향살이하고 있는 게이인데 이번에 사는 동네에서 프로레슬링 이벤트가 열려서 다녀옴. 대도시 아니고 중소도시에서 진짜 말 그대로 찐 인디 단체라 덥덥이나 애우랑은 전혀 다른 느낌이라 뭔가 이런 것도 있다고 보여주고 싶었음. 인디에서도 레알 찐 인디 흥행이니까 그냥 밑바닥이라고 보면 됨.
일단 이번 이벤트는 원래 하던 장소에서 축소되고 기존에 발표됐던 로스터에서 축소되어서 진행됐음. 심지어 한 명이 당일에 건강 문제로 불참. 아마 표가 안 팔린 듯? 몰루 나는 저기에서 Effy라고 GCW 가끔 나오는 얘 빼고는 아예 모름 근데 애우 Dark 같은 데에서 지역 자비로 나온 사람들이 좀 있었음. 그곳에서는 30초짜리 지역 자버이지만 이곳에서는 메인 이벤터임. 사실 나는 제일 걱정했던 게 장소 바뀌면서 갑자기 no ring, hardcore 이렇게 바뀌어서 형광등 날아다니고 피자 커터로 이마 조지고 이럴까 걱정이었음 (같이 가는 사람이 그런 거 못 봄). 근데 그것은 내가 인디 단체를 너무 과대평가 한 거였고요. 전혀 하드코어 하지 않았음.
공연장 대관해서 하는 이벤트라 뭔가 프로레슬링 할 것 같지 않았음. 아무튼 밖에서는 레슬러들이 자기 머천 팔고 안에 테이프로 바닥에 경계선 그어놓고 경기했음. 사람은 한 60~70명 왔음.
1 경기 - 대충 4명 나와서 서로 싸움.
이곳에도 스테이블이 있음. 대충 다 같이 나와서 으쌰 으쌰 해줌. 입장이 구린 건 별수 없음 음악 빼고 뭐 있는 것도 아니니까.
뭔가 기믹 매치 같았는데 그냥 너무 허접해서 뭐라 적을게 없음. 기술은 단순하고 아무도 접수할 줄 모르는 것 같고 경기는 늘어짐. 경기는 애우나 덥덥이에서 가끔 지역 자버로 나오는 CPA가 승리. 그나마 얘가 접수도 잘해주고 셀링도 하더라 나머지는 참…
2경기 – 대충 거구 2명 싸움
오 이번 경기는 좀 다른가?
그런 거 없고 엄청 재미없는 전일본 스타일로 싸우다 쇠사슬로 서브미션 승.
3경기 – 여성부 경기
솔직히 이쯤 됐을 때 집에 갈까 엄청 고민함. 진짜 어이가 없을 정도로 앞에 경기들이 재미가 없었음. 가기 전에 프갤올릴 사진이나 찍어야지 싶어서 좀 앞으로 갔는데 다행히 이 경기부터 좀 괜찮더라.
마지막 테이블 좀 이상하게 들어갔지만 전체적으로 앞의 2경기보단 2억 배 좋았음.
쉬는 시간 – 밴드 공연
뜬금없이 하드코어 밴드가 나와서 공연함. 얘기 들어보니 여기 레슬링 단체 사장 친구들인 듯. 뭐여
4경기 – 슈.퍼.스.타. 등장
드디어 Effy 경기. 역시 네임드라 환호성도 크고 경기도 재밌었음. 일단 경기하는 2명 모두 약간 변태 끼 있는 동성애자 기믹 (실제로 커밍아웃 한걸로 알고 있음)이라 그런 걸 살리는 게 재밌었음.
나, 강림.
시작하자마자 기미 더 마이크로폰 ㅇㅈㄹ
머천 파는 곳까지 가서 싸우는데 재밌더라 ㅋㅋㅋ 경기는 effy가 롤 업으로 승리. 좋았다.
5경기 – 메인이벤트의 품격.
처음부터 끝까지 몸 던지는 경기. 링이고 자시고 여기저기서 막 싸우다가 아예 건물밖으로 나감.
경기 퀄리티 이런 건 모르겠고 일단 엄청 재밌었음 ㅋㅋㅋㅋㅋㅋ
경기는 기존 챔피언이 롤업으로 승리.
이렇게 끝났고 대충 느낀 점 적어보면
좋았던 점 1 저렴한 가격으로 실제 레슬링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티켓 2만 원 정도). 2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관람 가능. 3 레슬러들과 소소하게 얘기 나누고 사진 찍는 것 가능.
별로인 점 1 당연히 경기 퀄은 별로다 다들 아마추어들이니까 2 프갤 평균 1 – 술 먹고 소리치는 것 까지는 그렇다 치는데 자기들끼리 시시덕 거리며 자기들만 아는 챈트 외쳐서 레슬러들 당황시키는 찐따들이 꽤 많았음. 3 프갤 평균 2 – 관객들끼리 농담하는 건 그렇다 하는데 꽤 선 넘는(성적인 의미로) 농담 외치며 키득거리는 찐따들이 많았음. 얘들 데려온 관객들도 좀 있었는데 흠.
결론은 레슬링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면 가볼만하다. 하지만 웬만하면 그냥 애우나 덥덥이를 보러 가자. 한국에 프로레슬링 아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프갤이 찐따 취급받지 않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빠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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