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에서 부탄가스 500여개를 한꺼번에 터뜨려 건물을 폭파하려 한 범인이 경찰에 체포됐다.

20일 JTBC는 지난 15일 30대 남성 A씨가 경기 의정부의 한 오피스텔에 부탄가스 560여개에 불을 지른 사건을 보도했다.

A씨가 폭파에 시도한 부탄가스 560개 중 일부다. [사진=JTBC '캡처']

이 남성은 부탄가스에 불을 붙인 후 흉기를 들고 복도를 서성이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돼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사람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던 '안인득 사건'과 유사성이 의심되고 있다.

A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방에 부탄가스 560여개를 쌓아두고 인화성 액체인 차량용 연료 첨가제 수십 병을 들이부은 뒤 불을 붙였다.

A씨 방 한가득 부탄가스 560여개가 쌓여있다. [사진=JTBC 캡처]

다행히 스프링클러가 곧바로 작동해 불이 크게 번지지는 않았다. 15층 규모의 해당 오피스텔에는 원룸 70여개와 학원 등이 입주해있어 부탄가스 560개가 폭발했을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던 아찔한 순간을 면한 것이다.

경찰이 건물 CCTV를 확인한 결과 A씨가 손에 흉기를 든 채 오피스텔 복도를 서성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누군가가 나오기를 기다리듯 문 앞을 계속 돌아다녔고 겉옷에 흉기를 감추는 모습도 보였다.

A씨는 불을 지른 뒤 도망쳤다가 이튿날 부모 자택 앞에서 긴급 체포됐다.

그는 경찰에 불을 지른 이유에 대해 "건물을 폭파하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부탄가스에 불을 붙인 후 흉기를 들고 복도를 서성였다. [사진=JTBC 캡처]

경찰은 A씨를 방화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그가 흉기를 숨기고 복도를 서성인 점 등에 대한 조사를 보강해 사람들을 해칠 목적이 있었는지도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안인득은 지난 2019년 경남 진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당시 그의 범행으로 주민 5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