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평생 집밖에 나가본게 손에꼽을정도로

집밖에서 돈써본적도 사치한적도 없는데

그렇다고 뭐 배달을 많이 시켜서 돈을 쓰는것도 아니고

심지어 에어컨을 틀더라도 10분도 채 안틀고 27도정도만 돼도 꺼버리곤 하는데

새로 이사온 집에서 욕조에 물받아서 몇번 쓴다고

수도요금 많이 나온다고 화를 내고 꾸지람을 하시네

가뜩이나 없는 짓에 사치한다고, 아껴쓰자고 하면서 말이야

이해는 되지만 너무 씁쓸하다 서글프고

약간 서럽다

전에는 내가 옷 몇만원 짜리 인터넷으로 둘러보기만 해도

한숨을 내쉬고 기분 나쁜 티를 풀풀 냈었는데

내가 또 까먹고 있었구나

이건 엄마, 아빠 집이지 내 집은 아니었네

내가 돈도 안 벌고 이렇게 찌그러져 있으니까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지

빨리 벗어나고 싶다

내 유일한 낙이 아파트로 들어오면 욕조에 물받아서 쉬는거였는데

그게 수도세 3만원 5만원 나올 수 있다고

그렇게 나오면 엄마가 대번에 수도 고장난거 아니냐고 물어볼 수 있다며 그러시네

아빠는 에어컨 막 틀고, 전기는 양껏 쓰지만 그건 아빠가 돈을 벌어서 내는 것이기에 그런거겠지

빌려사는 집에서 식충이처럼 얹혀있는 주제에 욕조까지 쓰려하다니

앞으론 전기 쓰는것도 가스도, 물도 조심해서 써야겠다

빨리 되도록 빨리 경제적 자립을 하고 싶다

이 빌어먹을 집에서도 탈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