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왜때문에 아직 월요일 오전일 뿐이고... 복습하다보니 목마름만 커져갈 뿐이고...
자꾸 복습을 하다 보니, 복습할 때마다 드는 생각도 달라지더라고.
저번엔 리뷰인지 궁예인지 알 수 없는 헛소리를 지껄였지만, 이번엔 그냥 있는 그대로 화면이 보여준 그대로만 놓고,
민혁이 왜 고백을 하게 됐는지, 고백으로 무엇이 달라질지 생각해보게 됐어.
여담이지만, 개취로 민혁이가 가장 멋있어 보일 때는 아인소프트 대표 안민혁일 때... 이때는 개섹쉬함.
젊은 나이에 굴지의 게임회사 대표로 회사를 '잘' 이끌어가고 경영하는 건, 다만 머리로만 되는 건 아닌데,
민혁이는 사람을 다루는 데 있어서는, 봉순이를 다루는 것만 봐도 알지만, 굉장히 스마트하고 능력이 쩔더라고.
능력에 맞게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 사람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것 또한 대표의 가장 큰 능력 중 하나인데,
앞부분의 직원들과의 회의나 공비서 다루는 것, 오돌뼈 다루는 것, 봉순이를 인턴으로 발령낸 것을 보면
겉으로는 장난끼 많고 똘아이에 미친놈처럼 보이는 안댚이 대표로서는 굉장히 능력 있고 감이 좋다는 게 보여서 정말 좋음.
개인적으로, 봉순이를 기획팀도 아니고 자기 밑의 인턴으로 발령낸 건, 일타삼피였던 것 같음.
봉순이를 위해서가 하나, 옆에 끼고 보고 싶은 마음 충족 둘, 그리고 회사가 잘 굴러가게 경영하는 대표로서가 셋.
봉순이가 지금 이 상태로 기획개발팀에 입사하면 봉순이만 왕따 당하고 힘들게 아님.
게임회사 대표 앞에서 '현질'을 조장하지 않겠다는 말을 과감하게 하는 사람을 팀원으로 맞아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가며 키워야 하는 건(게다가 대표 낙하산) 같은 팀원들이나 팀장에게도 굉장한 스트레스라 일의 효율이 떨어짐.
그 역할을 민혁이가 직접 맡겠다는 것이고, 봉순이를 파이터로 키워냈던 만큼 훌륭한 기획자로 키울 거라 의심치 않음.
게임회사 대표 역으로 나오는 드라마 캐릭터들을 보면, 보통은 본인이 뛰어난 개발자인 경우가 많은데,
안댚 같은 경우 개발자로서의 감도 있지만 '경영'의 측면이 더 돋보여 신선하고 멋있었음.
그리고 이게 사랑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
무슨 말이냐면, 국두와 봉순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 익숙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사람은 원래 한 번 맺은 관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잖아. 그 관계가 습관처럼 고착화되는 거지.
국두와 봉순은 친구였고 친구이기 때문에 민혁이 말한 '중대한 한 걸음'이 없음 그 관계가 변할 수가 없어.
그런데 그건 안댚과 봉순에게도 마찬가지. 갑을이라기엔 때때로 갑이 을이 되는 것 같은 요상한 갑을 관계로 시작한 두 사람은,
민혁이 제 입으로 말한 '중대한 한 걸음'이 없으면 골때리는 사원과 또라이갑질 상사 사이를 벗어나기 어렵지.
남자와 여자로 서로를 보고 있긴 하지만, 한 번 습관이 되어 버린 관계는 그 틀이 점점 굳어져 버리거든.
민혁은 분명히 봉순을 좋아하고 있고, 그 사실을 본인이 명확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해.
그런데 지금 민혁의 포지션은, 봉순을 위해 대신 칼을 맞을 정도로 봉순을 좋아하면서도,
국두를 좋아하는 봉순을 지켜보고 있는 포지션이 습관처럼 굳어지고 있는 상태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궁예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공비서의 물음이 새삼 민혁에게 강한 임팩트가 되어 다가왔던 것 같아.
공비서는 완전한 남이고 제 3자인데, 공비서의 물음에는 '의아함'이 있었거든.
민혁은 공비서의 질문을 통해 비로소, 제 3자인 남들이 보기에도 자신의 마음이 예사로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 같아.
민혁은 연애에는 강해도 사랑은 봉순이가 처음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그래서 봉순만큼이나 '사랑을 한다는 것'에 무지하고 그 감정이 생소했던 것도 같아.
공비서의 질문을 곱씹어 보면 볼수록, 민혁은 자신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게 됐고,
자신의 마음의 깊이를 알아채게 됐던 게 아닐까 싶어.
옆에 두면 재밌고 귀엽고 키우는 맛도 있어서, 가 다가 아니고 여유롭게 기다릴 만큼도 아냐.
사실은 국두가 미치게 거슬리고 봉순이가 다른 데로 가 버려서 안 보일까봐 제 옆에 묶어 뒀다는 걸 알았지.
봉순이가 눈앞에 없으면 궁금하고 보고 싶고 사라질까봐 겁 난다는 것도 알았지.
충격 같은 깨달음.
내가 도봉순을,
사랑하고 있구나. 없으면 죽을 것 같이 아플 만큼.
이대로는 더는 안 되겠구나.
그 깨달음이 민혁이 곧장 그날 밤 봉순에게 달려가게 만든 힘이었던 것 같아.
민혁 스스로 '한 걸음' 더 다가가고 봉순을 제쪽으로 '한 걸음' 더 끌어들인 것.
사실 이런 고백에는 많은 리스크가 따르지. 만약 봉순이 자신을 남자로서 거절한다면 수습이 쉽지 않잖아.
봉순의 마음에 대한 어느 정도의 믿음은 있지만 국두에 대한 봉순의 마음이 완전히 사라졌는지 확신은 없는 위험한 상태.
그런 상태에서 민혁은, 그냥 지른 거야.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이대로 상사와 직원으로 굳어져서 자신조차 그 관계 안에 안주하기 전에,
봉순에게 엄청난 충격을 줘서라도 봉순에게도 익숙해져 가는 갑을관계에서 봉순을 빼내서,
자신을 남자로 볼 수밖에 없는 포지션에 강제 배치해 버린 민혁의 한 방.
그 한 방은 민혁 역시 뒤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들 것이고, 봉순은 이제 절대 대표님을 대표님으로만 볼 수 없게 하겠지.
그래서 금요일은 언제 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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