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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파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3.12.08 17:52:35
조회 168 추천 2 댓글 0
														

여기 또 하나의 생명이 죽음의 문턱에서 구조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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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강이>라고 해요.

나이는 한 살이고 아주 건강한 수컷이구요. 중성화까지 마쳤습니다.

혼종이지만 체구도 아주 작고 사람을 잘 따라서 얼마나 귀여운지 모릅니다.

 

길거리를 떠돌다 사고로 죽거나 학대를 당할 수 있는 운명이었는데도

운 좋게 보호소로 왔지만 이 아이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열흘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팅커벨 프로젝트에서 이 아이를 긴급히 구조하였어요.

그래도 아직 또 하나의 힘겨운 과정이 기다리고 있네요.

 

입양.

타는 목마름처럼 간절한 이 두 글자

아무도 확신할 수 없는 이 희망을 위해 누군가는 또 글을 써야 합니다.

 

강이는 지금 예삐언니님 집에서 임보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도 이제 20일 밖에 남지 않았어요.

임보자께서 내년 초 공연 때문에 아이를 더 이상 돌볼 수 없기 때문이지요.

 

이 짧은 시간이 지나면 우리 강이는 또 어떻게 될까요.

11월 찬바람 속에 버려진 이 아이는 벌써 세 번이나 옮겨 다녔어요.

사람 말을 알아 듣기라도 한다면 더 좋은 곳을 향한 즐거운 여행이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이 아이는 한 번씩 옮겨갈 때마다 사람 품을 떠나지 않으려고 합니다.

 

강이도 알겠지요.

사람으로부터 떨어진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니 혼자라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많이 두렵겠지요.

그래서 더더욱 사람의 품속으로 파고드나 봅니다.

 

유기견이라는 낯선 시선과 혼종이라는 편견...

우리 강이는 사람이 만든 이 두 가지 멍에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저 너무나 천진난만하기에 사람만을 바라보고 사람품에 안기기만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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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한 해 버려지는 유기견은 약 10만 마리가 넘습니다.

이 중 원래 주인이 찾아가거나 좋은 가정으로 입양되는 비율은 20%가 채 안됩니다.

그리고 나머지 80%는 안락사를 당하거나 질병으로 생을 마감하게 되죠.

 

유기견 한 마리의 입양을 위해 100편의 글을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주위에선 괜한 헛수고라며 말리는데도

그는 오늘도 여전히 책상앞에 앉아 있습니다.

 

그의 창가엔 마른 꽃 하나가 걸려 있어요.

언제 걸어 놓았는지도 모를 그 꽃의 목마름처럼

그의 바램도 원고의 홍색 인쇄처럼 바래가고 있지만

그래도 그는 여전히 글을 씁니다.

 

20일이 지나면 우리 강이는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철장을 마주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안락사 없는 아이들의 쉼터라지만

 

한 사람으로부터 이름이 불려지고

한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존재가 아닌

숱한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또 혼자라는 사실을 견뎌내야 합니다.

 

부디 이 가엾은 생명을 위해 글을 써주십시오.

세상의 모든 기적은 아주 작은 우연에서부터 시작된다지만

그 우연은 사실 수 백, 수 천번의 노력의 결실이었다고들 말합니다.

 

끝으로 안락사 없는 세상을 위해

그리고 강이의 입양을 위해 고군분투하시는 분들에게

도종환님의 시를 마음으로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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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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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상담 : 뚱아저씨 010-****-0560

팅커벨 프로젝트 :  http://cafe.daum.net/T-PJ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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