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서울 도심 자택을 공개해 이른바 '유소유' 논란에 휩싸인 혜민 스님을 비판한 '푸른 눈의 수행자' 현각스님이 돌연 "그는 내 영원한 진리의 형제일 것이고 그의 순수한 마음을 존중한다"고 화해를 시사했다.

현각 스님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우님, 혜민과 대화를 나눴다. 70분 동안 사랑, 상호 존중, 감사의 마음을 나누며 통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각 스님은 "우리는 달마(불법)를 실천하는 공통의 업에 열정적으로 전념하고 있다"며 "나 역시 내 스스로 타락했던 일에 대한 실망감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적인 삶은 비행과 같다. 끊임없이 항로를 수정하고 조정해야 하며, 난기류를 만나기도 한다"며 "나 또한 비행 계획에서 여러 번 벗어났고 때로는 인간답게 계속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아침 대화를 통해 우리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연락하며 지내기로 했다"며 "내가 조계종에 속하든 그렇지 않든, 혜민 스님은 내 영원한 진리의 형제일 것이고 그의 순수한 마음을 존중한다"고 했다.

앞서 혜민 스님은 지난 7일 tvN '온앤오프'에 출연해 남산 N서울타워가 한눈에 보이는 자택을 공개해 논란이 됐다. 방송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평소 '무소유'를 강조했던 그의 언행과 배치된다며 비판 여론이 일었다.

현각 스님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혜민 스님에 대해 "석(속)지마, 연예인일 뿐이다. 일체 석가모니 가르침 전혀 모르는 도둑놈일 뿐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아먹는 지옥으로 가고 있는 기생충일 뿐"이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현각 스님은 또 다른 게시글에서도 혜민스님의 방송장면을 공유하며 "그는 단지 사업자/배우뿐이다. 진정한 참선하는 경험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혜민 스님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참회한다"며 "저는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