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연은 불펜에서 공 10개도 던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운드 위에서도 몸 풀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상대 타격감이 워낙 좋았지만, 물러서지 않고 자기 공을 던졌다. 김택연은 “김민식 선배님 타격 타이밍이 좋은 건 당연히 알고 있었고, 앞선 타석들 타구 질도 워낙 좋았다”면서도 “그런 걸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냥 제가 던질 수 있는 최고의 공을 던지려고 했고 운이 좋아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웃었다.

이승엽 감독이 ‘위기에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투수’라 부를 만큼 최근의 김택연은 연일 상한가다. 이날도 포털 사이트에 김택연의 구위를 칭찬하는 기사가 여러 개가 내걸렸다. 김택연은 “기사를 읽으면서 기분도 좋지만, 또 한편으로는 위기 때마다 그렇게 믿고 올려주시는데 그것에 맞게 결과를 내고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항상 책임감 있게 던지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까지 김택연의 득점권 상황 기록은 25타수 3피안타, 피안타율 0.120. 이날 경기 김민식까지 막아내면서 김택연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0.115로 더 낮아졌다. 특별한 비결이 있느냐고 물었다. 김택연은 “득점권이라고 크게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아무래도 상하 로케이션이나 코너워크를 좀 더 신경 쓰니까 그런 것 같다. 주자가 없을 때는 아무래도 스트라이크 존을 좀 더 크게 쓰다 보니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때 결과가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