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스타일] 내가 <가십 걸>을 본다는 걸 남에게 알리지 마라

쿨페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11.20 12:09:42
조회 898 추천 0 댓글 4


K0000033_style_1120.jpg

<하우스>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내 목소리는 좀 커진다. 미국 드라마에 관심도 없는, 미국 드라마뿐 아니라 드라마가 자기와는 다른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앞에서도 닥터 하우스가 최근 어떤 환자의, 어떤 미스터리한 병을 해결해냈는지에 대해 떠들어댄다. 내가 이토록 수준 높은 드라마의 열렬한 팬이라는 것을 사방팔방 알리고 싶은 것이다. 수준 높은 드라마의 기준? 무슨 뜻인지 알아 듣기 힘든 말이 잔뜩 나오고, 장면도 팍팍 바뀌고, 한 마디로 몰입해서 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든 것.


반면, 요즘 <가십 걸>에 푹 빠져 있는 건 아주 친한 사람들에게만 공개하는 ‘B급 기밀’이다. 스토리가 장 클로드 반담 영화보다 더 단순한 까닭에 보고 나면 머리 속에 남는 거라곤 ‘나도 인터넷에서 연예인 가십이나 좀 검색해볼까’ 하는 생각이 전부인 이 드라마는, 그런 까닭에 몰래 숨어서 본다. 옹호하자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십 걸>이 일고의 가치도 없는 드라마는 아니다. 일단, 재미있잖아. 보고 있으면 시간 슉슉 간다. 걸려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릴 때, 처치하고 싶은 누군가가 있지만 ‘덱스터’ 처럼은 할 수 없어 가슴을 쥐어 뜯으며 분을 삭일 때 이 드라마는 그야말로 ‘딱’이다. 그뿐인가. 교훈도 있다. 가령 이런 것들.

<H3>단일 브랜드에 대한 집착은 화를 부를 것이니</H3>
K0000008_K0000006_Untitled-16.jpg
프릴 스커트, 프릴 블라우스... 블레어의 엄마는 진정 딸의 안티란 말인가.

첫째, 한 사람을 향한 집착만큼이나 한 브랜드에 대한 집착은 비극적인 결말을 낳는다.블레어의 엄마는 디자이너다. 그래서 블레어는 엄마가 만든 옷만 입는다. 블레어 엄마가 스텔라 매카트니나 미우치아 프라다쯤 된다면 또 모를까 ‘헨리 벤델 백화점에서 관심을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기뻐 어쩔 줄을 모르는 디자이너의 옷을 1년 365일 입어야 한다는 건 스타일 면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블레어 엄마는 이런 걸 좋아한다. 커다랗고 빨간 꽃무늬, 잔잔한 꽃무늬, 블라우스 네크라인에 리본 장식 달기, 소매 끝에 프릴 달기, 치마 허리선에 프릴 달기, 치마 밑단에도 프릴 달기…. 비록 당신께서는 ‘현대적이면서도 귀족적인 기품이 있는 옷’이라고 주장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옷들은 딱 변두리 양장점 수준. ‘2007년의 쇼윈도에 진열된 1987년도 옷’이라는 면에서 현대와 과거(귀족)가 블레어 엄마의 옷 속에서 사이좋게 만나고 있긴 하지만.


게다가 엄마의 ‘감각 결핍증’을 물려받은 블레어는 그나마 있는 예쁜 옷-어느 파티를 앞두고 입어봤던 푸른 색 튜브 드레스를 포함-은 다른 애들 다 줘버리고, 게 중에서도 촌스러운 옷만 골라 입는다. 그러니 빈티지 풍 드레스부터 스팽글로 뒤덮인 에디 세즈윅 풍 미니 드레스, 랑방 스타일의 볼륨감 있는 드레스 사이를 넘나드는 세레나를 당해낼 재간이 없지. 엄마 옷을 외면하는 냉정한 멋쟁이보다는 착한 딸에게 박수를 보내겠다고? “(<가십 걸> 나레이션 풍으로)착한 딸? 옷 못 입는 딸이 착한 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누구 맘대로! 여기는 어퍼 이스트 사이드. 어퍼 이스트 사이더에겐 스타일이 곧 윤리라구!”

<H3>단일 액세서리에 대한 집착 또한 너를 망칠 것이니</H3>
K0000011_K0000007_Untitled-24.jpg
세리나의 부츠 집착은 때와 장소를 잘 맞추지만, 블레어(사진 왼쪽)의 헤어밴드 집착은 상상초월.

둘째. 액세서리를 향한 집착 역시 화를 부른다.블레어는 헤어밴드에 집착하고, 세리나는 부츠에 집착한다. 블레어의 헤어밴드는 세리나의 털털하면서도 씩씩함과는 다른 매력, 즉 여성스러움과 새침함을 발현할 수 있게 해주지만 한편으로는 ‘엄마가 만든 옷’과 더불어 블레어의 변신을 방해하는 기제가 되기도 한다. 늘 비슷한 스타일의 헤어밴드로 머리를 장식한 블레어는 이제 겨우 시즌 1의 7편을 보고 있는 내게도 40년은 같이 산 잔소리쟁이 마누라처럼 느껴진다. 그에 비하면 세리나의 집착은 양호한 편이다. ‘다리에 심각한 상처가 있는 거 아냐?’ 싶을 정도로 부츠에 집착하긴 하지만 파티에 갈 땐 부츠 대신 미셸 페리의 날렵한 하이힐을 신고, 교복을 입을 땐 무릎을 덮어 버리는 하이니 부츠, 데님 팬츠를 입을 땐 프린지가 달린 히피 스타일의 부츠, 교복이 아닌 미니스커트를 입을 땐 발목에 착 감기는 앵클 부츠 하는 식으로 부츠를 신을 때도 변화를 주니까.

여기서 잠깐.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가십 걸> S와 B, 스타일로 맞붙다’를 주제로 다음 주에 한번 더 해야겠다. 아직 교훈이 여남은 개쯤은 더 남았는데 지면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 드라마가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서 그런 건 절대 아니니 오해 마시길. (여기서부턴 귓속말)옐로 저널리즘의 팬인 분들, 인터넷 창 띄우면 연예 가십 뉴스부터 검색하는 분들, <섹스 앤 더 시티> 이후 ‘옷 구경’ 못해 몸이 근질근질한 분들 <가십 걸> 꼭 보세요. 한마디로 ‘킹왕짱’ 입니다!

E20041498.gif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논란보다 더 욕 많이 먹어서 억울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9/23 - -
140020 노앨하트 뭐야. 퇴갤한대 놓고. .. [1] theoc(203.223) 07.12.23 109 0
140019 떡밥 뿌리다가 자폭한 드라마... [21] 빌게이츠(124.111) 07.12.23 1283 0
140018 빌게이츠// 뭐 내가 프랜즈를 처음 접한건.. [5] theoc(203.223) 07.12.23 290 0
140017 ㅎㅎ 안녕하세요 미드 추천좀 해주실분잇나요? [4] 우주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3 218 0
140016 나는 전설이다 [21] 쿨페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3 871 0
140015 [오피스]드와이트SNL오프닝&질문 [6] Rachel(218.101) 07.12.23 362 0
140014 폭스채널 몽크, svu 5시즌 2008년 1월 방송시작 [3] J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3 296 0
140013 체이서 워 시즌2 1편 [2] 공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3 147 0
140012 어익후 재밌어라 ㅋㅋㅋ [2] theoc(203.223) 07.12.23 314 0
140010 필언맑을 받고 있어연 [10] peace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3 294 0
140009 AD횽아 [7] 달빛상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3 219 0
140008 카니발 1시즌 다 봤는데, (덧글스포?) [5] 밀카(221.142) 07.12.23 216 0
140007 여기 프랜즈 한번보기에 아까워서 복습하는/했던 횽들 있나?? [7] theoc(203.223) 07.12.23 281 0
140006 데드우드에서 나온 여자 [5] 와구(210.98) 07.12.23 312 0
140005 AD횽아 [1] 달빛상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3 111 0
140004 하이..!! 요새 왜 이리 조용해? [9] Ey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3 306 0
140003 SGH횽 wire 폰트는 [3] J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3 227 0
139999 웹하드 좋은 곳 어디있어?? [4] 문방풀맛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2 312 0
139998 [오피스] 국내에서 정식으로 방송되네? [10] 아유키딩미(61.101) 07.12.22 592 0
139995 푸싱데이지스, 브라더스앤시스터즈, 스킨스, 30롹 뭘 달릴까? [4] 광독(221.149) 07.12.22 473 0
139988 소프라노스, 덱스터, 하우스 셋다 본 횽들. 3개중에 1등은 뭥미?? [24] 번즈사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2 1165 0
139987 (스포) 데드우드 2x12 안타까움..... [4] J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2 168 0
139986 훃들 가십걸 12화 언제나와 [4] 블레어킹왕짱(221.144) 07.12.22 578 0
139985 횽들 덱스터를 끝냈어.,... [2] 김구라베센(211.210) 07.12.22 287 0
139983 the office 영국꺼 [1] 슈르틇(221.156) 07.12.22 281 0
139982 식스 핏 언더 데이빗이랑 덱스터랑... [3] 1(59.15) 07.12.22 338 0
139981 가십걸 같은 미드 추천 부탁해~ [4] SSang(221.141) 07.12.22 1278 0
139979 데드우드 스크린세이버 / 앙투라지 스크린세이버 [7] J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2 240 0
139978 무법도시 데드우드에도 크리스마스는 올까? [18] 달빛상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2 477 0
139977 안투라지 사운드트랙 [1] 컬러재킷훤(211.201) 07.12.22 125 0
139975 [한글자막] 스크럽스(scrubs) s3 ep12 [13] 보리죽(222.232) 07.12.22 686 0
139974 형들 미드 작가 파업 끝났어? [2] 1111(222.105) 07.12.22 680 0
139973 AD횽 curb 자막 없다..... J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2 632 0
139971 횽들 슈뇌 3x1 질문좀 할께 [1] 도트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2 175 0
139970 Weeds 랑 kitchen confidential 본 훃 중에 [2] Stardus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2 309 0
139969 이번주 Project runway 방송 안했어? [3] 1234(58.122) 07.12.22 264 0
139968 '매드 멘' 좀 보자구, [3] 길로틴(121.189) 07.12.22 337 0
139966 오늘 달빛 결방이야? [1] (61.76) 07.12.22 132 0
139964 오피스 3x17 갈수록 귀여워지는 앤젤라 [1] 복숭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2 288 0
139963 올해최고미드는 ff(221.149) 07.12.22 388 0
139962 가십걸의 척 닮았다 [9] peace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2 862 0
139961 와인을 마시고 있는데..... [6] 아나로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2 368 0
139959 훃들, 푸싱 데이지스 말이야.. [1] 닥한(211.177) 07.12.22 268 0
139958 횽들 메리 크리스마스 [12] 뿔난토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2 206 0
139956 디시에도 남자 기자가 있네 ㅋㅋ [7] 브마(124.80) 07.12.22 482 0
139954 데드우드 음악 좋나요????????? [8] J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2 207 0
139953 저번에 누가올린 슈뇌악마사진...에이은..2탄.. [1] 니껀크드만(121.149) 07.12.22 383 0
139950 데드우드OST [3] 달빛상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22 142 0
139949 토렌트관련 질문 [3] asdf(121.130) 07.12.22 189 0
139947 도와주세요, Felicity 108~112 찾습니다... [1] 빅팬(210.115) 07.12.22 112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