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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의 미드나잇] 영원히 풀리지 않는 남녀관계에 대한 콜라주

쿨페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12.12 10:32:00
조회 338 추천 0 댓글 0


<H2>이집트 벽화부터 현대 팝아트까지, 온갖 미술작품을 패러디해서 눈길 끄는 <위기의 주부들> 오프닝</H2>

지난 10월 말, 미국에서 방영 중인 <위기의 주부들>의 한 에피소드에서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문제가 되었다는 뉴스가 국내 통신사를 통해 전파되었다. 주인공 수잔(테리 해처)이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백인 남자 의사에게 “필리핀에서 의대 나온 게 아닌지 확인하려는데, 학위증명서 좀 보여주실래요?”라고 말한 것이 필리핀인을 격분하게 만들었다는 것. 그런데 재미있게도 해당 뉴스는 미국의 주류 매체에서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다. 하와이를 비롯한 몇몇 지방 뉴스채널과 필리핀 언론에서 기사화된 것이 국내 통신사에 의해 픽업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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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유명한 미술작품을 패러디한 <위기의 주부들>의 오프닝 장면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이 미국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엄청난 관심의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명백한 인종차별적 발언이 미국 내에서는 그다지 이슈가 안 됐다는 사실이다. 해당 장면이 캡처된 영상이 유튜브에만 수십개가 올라왔고 일부는 수십만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과 비교해볼 때 주류 미국사회에서는 해당 대사를 그저 가벼운 농담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은 모양이다. 비록 <ABC>에서 비공식적으로 사과를 하긴 했지만, 그 역시 요식적인 차원을 넘지 못했다는 것이 필리핀인들의 입장이다.


각설하고 매회 전세계에서 평균 1억명이 넘는 시청자를 확보하면서 2004년 이후 최고의 미국 드라마로 군림하고 있는 <위기의 주부들>은 그 첫 에피소드에서 선보인 오프닝 장면부터 팬들과 네티즌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할리우드에 있는 ‘yU+co’라는 독특한 이름의 그래픽 업체가 만들어낸 오프닝은, 서구사회에서 여성의 전통적인 역할이 변해가는 모습을 과거 미술작품을 변형한 콜라주를 통해 역동적으로 그려냈다. 총 8개의 미술작품이 등장하는 오프닝의 시작은 루카스 크라나흐가 그린 <아담과 이브>로, 선악과를 들고 있는 이브 옆에 있던 아담에게 엄청나게 큰 사과가 떨어져 아담이 깔리는 모습과 함께 큰 사과에 적혀 있는 ‘Desperate Housewives’라는 제목이 클로즈업된다.


두 번째는 고대 이집트 벽화에 등장하는 람세스의 부인 나페타리 여왕의 모습이다. 아이들이 하나둘씩 빠르게 늘어나면서 손사래를 치며 사라지는 모습이 당시 여성의 성 역할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그 다음에 등장하는 작품이 얀 반 아이크의 유명한 <아르놀피니 부부의 결혼식>을 코믹하게 해석한 것이다. 남자가 먹고 남긴 바나나를 껍질째 버리자 임신한 신부가 빗자루로 치우는 모습이 원작에서와 똑같은 그림 형식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그 다음은 자신과 자신의 누이를 모델로 삼아 청교도적인 분위기의 미국 농촌 부부 모습을 그려낸 그랜트 우드의 <아메리칸 고딕>이다. 엄숙한 얼굴을 한 남편의 턱을 젊은 핀업 걸이 나타나 만져주자 웃는 얼굴로 변하고, 부인은 사각 양철 통조림 통 속에 갇히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렇게 1930년대로 온 오프닝은 통조림 통의 이미지를 이어받아 2차대전 당시 공전의 히트를 친 <자랑스러워요>(Am I proud!)라는 작자 미상의 포스터로 이어진다.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원작에서는 주부가 여러 개의 병조림을 들고 있는데 반해 오프닝에서는 그중 하나가 앤디 워홀의 작품으로 유명한 캠벨 수프 통으로 바뀌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것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으로 종종 잘못 알려지기도 하는 팝아티스트 로버트 데일의 <싸우는 커플>과 <로맨틱 커플> 속의 남녀다. 그림 속 여자가 남자를 주먹으로 때리자 남자의 눈 주위에 검은색 멍이 드는 장면이 나오는데, 현대 여성의 지위를 적절하고 코믹하게 그려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과거 미술작품들을 등장시켜 독특한 극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독창적인 오프닝을 기획한 것은 제작자 마크 체리였다. 작품마다 1년을 넘기지 못하면서 스튜디오로부터 배척당하던 그가, 어느 날 5명의 자녀들을 죽인 죄로 기소된 안드레아 예이츠의 뉴스를 보던 중에 코믹 여성드라마판 <아메리칸 뷰티>의 이야기와 함께 오프닝 장면의 아이디어도 떠올렸던 것이다. 다소 황당한 드라마 기획안은 대부분의 스튜디오에서 거절당했지만, 다행히 <ABC>에 픽업되면서 사라질 뻔한 희대의 오프닝 장면도 시청자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글 : 이철민 (인터넷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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