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기녀석을 만났는데 걘 남자고 난 여자거든. 근데 걔나 나나 지금 시험준비 한다고 공부(를 빙자한 신선놀음)을 하고 있는 상태야. 다른 애들은 전공 안살리고 다른데 취업한 애들도 많고, 이미 그 셤에 철커덕 붙은 애들도 있고 해서 셤과 관련된 얘기들은 잘 안하게 되더라고. 그나마 비슷한 처지인 얘랑 수다나 떨고 스트레스 풀다 와야지 하고 나갔던 건데 공연히 스트레스 더 받고 들어왔네.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우리가 벌써 2*살이다. 다른애들은 벌써 일년차 사회인이고 그런데 우린 이게 뭐냐 되게 한심하다. 이게 미래나 있냐. 때려치고 취직이나 하자 등등 뭐 그런-) 걔가 그러는 거야. 그래도 넌 여자니까 시집 잘가면 땡이라 좋겠다고. 그냥 웃으면서 지랄한다고 해줬지만 괜시리 찝찝한 맘이 드는 거 있지. 나 정말 시집만 잘가면 땡일까? 얘 뿐이 아니라 요즘 공공연히 이런 얘기들을 왜케 많이 듣게 되는 건지.. 그렇다고 거기다 대고 발끈해서 다다다다 해버리는 것도 우스운 것 같고- 주위에 결혼 안하고 혼자 사는 언니들에 대해 남자들이 하는 얘길 들어보면 못생겻다 아니면 주제에 고르고 앉아있어서 그런다 아니면 꼴패미다 셋 중 하나던데 나 그런소리 듣고 살아가게 되는 걸까? ㄷㄷㄷ (이대로라면 그럴 가능성 농후해. 결혼 꼭 해야겠단 생각도 안들고 뭔일 일어날 기미도 없고 ) 그냥 여자가 자기일 하면서(뭐 셤 성공해서 잘 풀리건, 아님 이번에도 죽쒀서 한달에 돈백 받는 사무직을 하게 되든)  자기가 쓰고 싶은데 돈 쓰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그렇게 살면 섹스앤더시티와 스타벅스에 오염된 워너비 뉴요커로 보여지게 되는걸까? 솔직히 난  남자들한테 의존하는 편도, 글타고 정색하며 난 남자랑 똑같이 다할 거야! 하는 편도 아니라고 생각했었거든. 정색하고 여성보호, 인권신장(우리나라식의)을 외치는 게 오히려 평등사상에 더 어긋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했고, 남동생이 있어선지 그들이 군대나 미래의 책임감에 대해 갖는 억울함, 두려움 같은 거 막연히나마 알 것도 같았고.. 사실 그런 저런 것들에 대해 꽤 자유롭게 살았다고 하는게 맞을거야. 평상시엔 별 생각 없었으니까.. 근데 일케 막상 내 일이 잘 안풀리고 이런 얘기까지 듣고 그러니까 좀 쓸데없는 생각을 하게 되네. 남자랑 여자. 다를 수 밖에 없겠지만 이런식으로? 에휴- (미드 보고 여기 기웃거릴 시간에 공부나 쳐 해라! 라고 내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