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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dcinside│디씨. 폐쇄와 공유, 양면의 얼굴

쿨페이스(58.143) 2007.03.08 22:56:24
조회 636 추천 0 댓글 6

<H2>디시인사이드, 한국 엔터테인먼트와 공존하다</H2>

10여 년 전, 드라마 팬들은 가까운 친구들과의 수다로 자신이 지지하는 드라마를 드러냈다. 상점 문을 일찍 닫게 만들고 거리를 텅 비게 만들 정도로 인기가 높은 드라마라면 다음날 아침 신문 기사나 주말 코미디 프로그램에 인용되는 정도로 그 인기도를 확인할 수 있기도 했다. 지금은? 인터넷에서 드라마 제목을 검색해보면 된다. 인터넷이 대중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1990년대 중후반부터 간간이 등장한 사이버스페이스에 대한 담론들은 주로 권력의 분산과 정보의 평등한 공유에 집중되었을 정도로 사이버스페이스는 지식인들에게 혁명적인 공간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2000년을 기점으로 컴퓨터를 비롯한 디지털 카메라, MP3플레이어 등 디지털 기기의 가격이 내려가고 초고속 인터넷망이 보편화되면서 사이버스페이스는 정치적인 담론만큼 문화적인 담론들을 생산해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있어 인터넷은 최근 몇 년 간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있다.

<H3>디시인사이드라는 이계(異界)</H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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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죽이와 개벽이, \'디씨\'의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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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씨\'는 차라리 다른 세계다

디시인사이드, 소위 ‘디씨’는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되었으면서도 가장 기이한 형태의 커뮤니티다. 현재 포털사이트인 파란닷컴을 운영하는 KTH(주)의 전신인 하이텔(주)에 콘텐츠를 제공하던 디지털인사이드(주)는 1999년에 디지털 카메라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디씨’)를 만들었다.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정보 공유 커뮤니티로 출발한 ‘디씨’는 그러나 얼마 안가 갤러리를 중심으로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커뮤니티로 발전(혹은 변화)하게 된다. 갤러리란 디시인사이드 내부에 있는 게시판의 명칭으로 운영자가 생성하는 공간이다. 이 갤러리, 소위 ‘갤’이라는 공간은 이후 디시인사이드를 정의하는 공간으로까지 확장되었다.

디시인사이드의 갤러리들이 주목받은 것은 2001년 디지털카메라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디카 사용자들이 급속히 늘어나면서부터다. 여기에 비회원제의 게시판 중심으로 운영되는 커뮤니티의 특성과 공동구매, 노트북인사이드의 오픈 등이 한꺼번에 진행되어 2002년에 디시인사이드는 가장 거대한 온라인 커뮤니티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런데 동시에 디시인사이드는 카메라 동호회보다 소위 ‘폐인’들이 활동하는 공간으로 더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2002년에 등장한 ‘개벽이’ 패러디를 기점으로 ‘아햏햏’, ‘햏자’, ‘방법하다’ 등의 단어들과 하오체의 유행은 인터넷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쳤고 중독성 강한 언어유희는 즉각적으로 각종 패러디로 발전했다. 정치, 사회, 문화 등 각종 분야를 막론하고 확산된 패러디는 다시 역으로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이즈음 디시인사이드의 김유식 대표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90년대 텍스트 중심으로 활동하던 PC통신 세대들 중 대다수는 딴지일보로, 나머지가 디시인사이드로 결집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 말 그대로 디시인사이드라는 공간은 텍스트보다 이미지에 친숙한 세대들의 놀이터였다.

<H3>햏자, 폐인, 혹은 트랜드세터</H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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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갤의 성격을 알 수 있도록 만든 ‘고정닉 리스트’

놀이터로서의 기능이 디시 갤러리의 주요한 기능이었다면 그 자체로 이미 갤러리는 엔터테인먼트의 한 분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생산과 재생산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웹 환경에서 디시 갤러리를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이미지와 패러디 이미지들은 한국에서 엔터테인먼트가 소비되는 한 경향을 상징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스스로를 ‘디씨폐인’이라 칭하던 이들은 웹 환경에서 일종의 트랜드세터로 자리 잡으며 ‘폐인’이라는 용어를 디시인사이드를 넘어 사회전반에 걸쳐 유행시켰다.

2003년 MBC 드라마 <다모>로 인해 ‘다모폐인’이라는 말이 대중적으로 확산되었고 2004년에는 문근영 갤러리를 시작으로 특정 연예인도 갤러리로 승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2005년부터는 각 방송사의 드라마 갤러리들도 개설되었으며 이것은 이후 각 방송사들이 자사의 드라마 홈페이지를 개설할 때 필수적으로 구성하는 ‘패러디’ 코너에 영향을 미쳤다. 뿐만 아니라 디시 갤러리는 해외 드라마들까지도 수용하며 p2p와 결합해 자막 생산자라는 지위도 탄생시켰다. 사용자들은 미국과 일본 드라마들과 그 자막들을 생산하고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드라마에 대한 눈높이를 상승시킬 수 있었고, 그런 환경적 변화는 감독이나 작가, 방송사나 제작사에 이르는 드라마 생산자들의 변화마저 유발시켰다. 이른바 웰메이드 드라마의 시대가 열리게 된 배경에는 디시 갤러리가 있다고 해도 과장된 말이 아니다.

<H3>‘디씨’가 너희를 이롭게 하리라</H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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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씨\' 갤러리는 현재 한국의 웹 커뮤니티와 엔터테인먼트 컨텐츠가 만나는 과정이 드러나는 공간이다

철저히 사용자 중심의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있는 디시인사이드에서 자신의, 혹은 드라마의 갤러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이곳의 사용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서가 아니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콘텐츠들이 다른 사이트로, 혹은 미디어로 무한히 확장되기 때문이다. 디시 갤러리에서 만들어지고 유포되는 이미지/콘텐츠들은 쓰나미처럼 디시인사이드의 외부에서 점점 거대해졌고 그 여파에 따라 특정 인물이나 작품에 대한 찬양과 저주로도 기능했다. 사이버 인권이라는 영역에 디시인사이드라는 커뮤니티가 생산하고 유포시킨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들이 이제는 저작물에 대한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이 논란은 월드와이드웹이 제기한 가능성, 순수하게 평등하고 정치적으로 해방된 공간으로서의 사이버스페이스라는 개념을 다시금 환기시키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이에 대한 사법적인 제재와 제도적인 장치들을 논외로 하자면 디시인사이드, 혹은 디시 갤러리라는 공간은 한국의 웹 환경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가장 능동적인 공간이다. 특히 대중문화,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분야 뿐 아니라 사안에 따라 정치, 사회, 경제, 과학 분야로 관심이 이동하는 사용자들의 취향은 21세기적 사고와 행동양식을 설명하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그들(혹은 우리)은 이미 인터넷을 통해 여론을 형성하고 그것을 관철시키며 권력과 부딪치거나 권력을 희롱하는 법을 배웠다. 디시인사이드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이런 과정이 바로 자발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이런 자발성이야말로 엔터테인먼트를 향유하고 소비하는 사람들을 산업의 주체로 만드는 핵심적인 가치다.

<H3>보라! 이 스펙터클한 수용과정을</H3>

디시인사이드의 구성원들은 커뮤니티의 구성원이면서 동시에 운영자이기도 하고, 생산자이면서 소비자다. 디시인사이드는 수용자들이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을, 혹은 엔터테인먼트 전반의 콘텐츠들을 수용하고 의미화하며 재생산하는 과정의 단면을 극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거침없이 하이킥>이나 <무한도전>, <외과의사 봉달희>와 <달자의 봄>에 대해 이렇게 스펙터클한 수용과정을 보여주는 곳이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러므로 디시인사이드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수용자들 뿐 아니라 생산자들에게도 중요한 경험적 자산이며 그들 모두가 한바탕 놀면서 산업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기이하면서도 놀라운 공간이다.

(글) 차우진 lazicat@magaz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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