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유키노: 들어와.
???: 후후훗, 오랜만이다. 히키가야 하치만.
하치만: 엉? 누구……?
유키노: 히키가야군의 아는 사람 아니니?
하치만: 아니, 나도 지금 처음 봤다만……
???: 뭐야!? 하치만! 잠시 만나지 못한 사이에 벌써 나를 잊은 것이냐!
유이: 어!? 잠깐, 거짓말이지!?
하치만: ……이 쓸데없이 멋진 목소리와 기분 나쁜 언행은…… 서, 설마……
자이모쿠자: 그렇다! 그대의 영원한 친구이자 주군인 자이모쿠자 요시테루다!
하치만: ……
유이: 지, 진짜로 중2였어……
유키노: 놀랐어…… 살이 빠지니까 마치 딴 사람 같구나.
자이모쿠자: 음, 그런 소리 많이 들었다.
유이: 살만 빠진 게 아니라 지저분한 꽁지머리도 잘랐고. 1년 내내 입고 다니던 코트도 안 입었고.
하치만: 뭐, 중2병의 상징인 손등 장갑은 여전히 끼고 있지만.
자이모쿠자: ……코트는 너무 커서 안 맞고, 머리는 살이 빠진 내 모습을 본 사촌 누나가 강제로 미용실로 끌고 가서 잘려버렸다.
유키노: 뭐, 이 정도로 달라져 버리면 그 사촌 누나라는 사람도 친척으로서 도와주고 싶어질 만도 하겠네. 사람답게 만들어준 사촌 누나에게 감사하렴. 자이……츠군.
자이모쿠자: 끄으응…… 여전히 가차 없군……
하치만: 자이모쿠자, 요즘 한참 안 보인다 싶더니만 너 설마 학교도 빼먹고 단식원이라도 다녀온 거냐?
자이모쿠자: 훗, 이 검호장군 자이모쿠자 요시테루가 단식원 따위의 힘을 빌릴 리가 없잖는가. 살이 빠진 건 어디까지나 나 스스로 노력한 덕분이다.
유이: 진짜!? 중2 대단하다! 무슨 다이어트를 했길래 단기간에 그렇게 많이 뺀 거야!? 응!? 응!?
자이모쿠자: 흐, 으음!? 너, 너무 가깝다만……
하치만: 야야, 진정하라고. 궁금해하는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너무 흥분했잖아.
유이: 미, 미안……
하치만: 애초에 넌 더 뺄 것도 없으니까 그렇게 열 낼 필요도 없잖아.
유이: 어? 그, 그런가? 아하하…… 화끈
유키노: ……
하치만: 그래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네 뒤룩뒤룩하던 살이 이렇게 쏙 빠져버린 거냐?
자이모쿠자: 후후, 그렇게까지 궁금하다면 가르쳐주지 못할 것도 없지. 하치만이여, 그대가 이전에 나에게 말했었다. 성우와 결혼하고 싶다면 우선 살부터 빼라고 말이야.
하치만: 어― 그러고 보니 그런 얘기도 했었지. 너 성우랑 결혼하고 싶어서 라노베 쓰는 거라고 했었던가?
자이모쿠자: 그 말대로다! 글을 쓰는 건 좋아하지만, 글을 쓰는 목적은 어디까지나 내 라노베를 애니화 시켜, 인기성우와 결혼하기 위해서지!
유키노: 하아…… 그런 저속한 이유로 글을 쓰는 거였을 줄이야……
유이: 중2 진짜 역겨워……
자이모쿠자: 크, 크흠. 허나 그대의 말대로 애니화에 성공해서 여성 성우와의 접점을 가지게 된다 한들 안여돼 같은 외모여선 결혼은 무리가 있을 것이다.
유키노: 그러네. 언행도 불쾌한대 뚱뚱하기까지 하다면 아무리 성공한 작가라도 생리적으로 무리라고 생각해. 결혼은커녕 친해지고 싶지도 않아.
유이: 외모가 나아진 지금도 말투 때문에 여전히 기분 나쁘고.
자이모쿠자: 끄윽…… 가슴 아프지만, 그것이 현실이겠지. 내가 예쁜 여자를 원하는 것처럼 여자들 또한 잘생긴 남자를 원하는 거겠지.
하치만: 드디어 그 사실을 깨달은 거냐. 뭐,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돼서 다행이네. 잘됐구나. 이걸로 너도 3차원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자이모쿠자: 흥, 3D 따윈 필요 없다. 내 수비범위는 어디까지나 2D에서 2.5D까지니까 말이지……!
하치만: 2.5D라는 건 설마 성우를 말하는 거냐? 중2병에 라노베 작가 지망생에 성우덕이라니, 너 진짜 키모오타 완전체구나?
자이모쿠자: 일요일 아침에 프리큐어나 보는 너에게는 듣고 싶지 않다.
하치만: 프리큐어 보는 게 뭐 어때서? 프리큐어는 유치원생들도 볼 정도로 유행의 최첨단이라고. 보고 있으면 두근두근하잖아? 해피니스해지잖아?
유이: 중2랑 힛키 진짜 기분 나빠……
유키노: 쓸데없는 서론은 됐으니까 빨리 본론으로 넘어갔으면 좋겠는데.
자이모쿠자: 크, 크흠. 그리하여 나는 살을 빼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단기간에 살을 빼는 방법을 찾아 인터넷 이곳저곳을 뒤지던 중, 고민하고 있는 내게 토츠카가 한 마도서를 건네주었던 것이다.
유이: 어? 사이가?
자이모쿠자: 그 마도서에는 소유자가 바라는 것을 이루어주는 힘이 깃들어 있었다. 강하게 바라면 바랄수록 현실로 이루어지게 만드는 믿음의 힘!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이 담긴 그 마도서 덕분에 나는 이렇게 다시 태어날 수 있었던 거다!
하치만: 잠깐, 마도서라는 건 설마……
자이모쿠자: 그렇다! 그 마도서의 이름은 바로 비밀의 시크릿! 믿음을 현실로 구현해주는 기적의 마도서인 것이다!!
유키노: 시크릿……
하치만: 또…… 또 시크릿이냐……
유이: 주, 중2의 살을 빠진 것도 시크릿 덕분이었구나……
하치만: 시크릿이랑 네 살이 빠진 게 무슨 상관인데? 너도 시크릿 읽고 살이 빠진 자신을 열심히 망상하기라도 한 거냐?
자이모쿠자: 그렇다. 시크릿을 읽은 나는 늘씬한 훈남이 돼서 여성 성우와 결혼한 자신을 끊임없이 상상했던 것이다.
하치만: 아니, 너 살 빠져도 훈남 아니거든? 그냥 평균대에 올라선 것뿐이거든?
자미오쿠자: 끄응…… 아무튼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 씩 살이 빠져 훈남이 된 자신을 상상하고 또 상상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유이: 결과……! 꿀꺽
자이모쿠자: ……식중독에 걸려 보름 가까이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20kg 가까이 살이 빠져 이렇게 날씬한 몸매가 되었던 것이다.
유키노: ……
하치만: ……
유이: ……어? 운동 같은 걸 해서 뺀 게 아니었어!?
자이모쿠자: 아마도 살은 빼고 싶지만, 운동은 하고 싶지 않다는 내 바람이 식중독이라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것이겠지. 고통의 시간이었지만 바라던 대로 이렇게 단기간에 날씬해졌으니, 이것도 다 시크릿 덕분이다.
하치만: 아니, 시크릿이랑 관계없잖아.
유키노: ……
하치만: 그보다 자이모쿠자, 너 뭐하러 온 건데? 설마 살 빠진 걸 자랑하러 온 건 아니겠지?
자이모쿠자: 으음, 정작 중요한 걸 잊고 있었군. 이번에도 소설을 읽고 감상을 들려줬으면 해서 왔다. 스윽
하치만: 식중독에 걸려서 입원해있었다는 놈이 잘도 소설을 썼구나.
자이모쿠자: 병원생활은 심심했으니까 말이지.
하치만: 알았다. 감상을 내일 들려줄 테니까 그만 가봐라.
자이모쿠자: 후후훗, 참고로 그 소설도 라노베 작가가 된다는 믿음으로 쓴 소설이다. 다시 태어난 내가 시크릿의 힘을 담아 쓴 비장의 작품을 똑똑히 맛보도록! 드르륵
하치만: 또 그놈의 시크릿이냐……
자이모쿠자: 그럼 다음에 또 보자 하치만이여―! 타악
하치만 (후우, 그나저나 저 자이모쿠자가 저렇게 정변을 하다니 실제로 봤는데도 믿어지지가 않는군. 이제 중2병만 고치면 NEW 자이모쿠자+라고 불러도 좋을 레벨.)
유이: ……굉장해.
유키노: 그러네. 솔직히 놀랐어.
유이: 굉장해 시크릿! 나 힛키랑 유키농의 말을 듣고 역시 우연인 걸까 하고 반신반의했었지만, 역시 시크릿은 틀리지 않았어! 시크릿은 진짜였어!
하치만: 놀랐다는 게 그쪽이었냐…… 자이모쿠자의 살이 빠진 거랑 시크릿이랑 관계없잖아. 그냥 우연이라고.
유이: 그치만 사이만이 아니라 중2까지 저렇게 외모가 확 변했고! 다른 애들도 그렇고! 우연이라고 하기엔 효과를 본 사람이 너무 많다고.
하치만: 유이가하마, 네가 믿고 싶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기막힌 우연일 뿐이라고. 안 그러냐? 유키노시타.
유키노: ……그러네. 나도 어디까지나 우연이라고 생각해. 시크릿 때문에 식중독에 걸린다는 건 말이 안 되잖니.
유이: 아니야. 우연일 리가 없어. 유키농, 최근 사이를 본 적 없지?
유키노: 토츠카군이라면 최근엔 본 적 없지만……
유이: 역시. 변한 사이의 모습을 봤다면 도저히 그런 소리 못했을 거라고.
하치만 (확실히 토츠카의 변한 모습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제2부가 시작된 건 아닌가 싶을 정도지만……)
유이: 저번에 찍어놓은 사이 사진 보여줄게. 잠깐만.
하치만: 뭣!? 사진이라니, 유이가하마 너 설마 토츠카를 좋아했던 거냐? 난 그런 거 인정 못 해!
유이: 어!? 아, 아냐! 별로 사이를 좋아해서 찍은 게 아니라……! 도리도리
하치만: 토츠카는 내 거니까 너에겐 못 넘겨준다. 그리고 그 사진 나한테도 보내줘라.
하치만 (모습은 변했어도 토츠카는 나의 천사니까…… 크흑……)
유이: ……힛키는 역시 힛키구나……
유키노: 게이가야군, 너 토츠카군을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니? 슬슬 토츠카군의 정조가 걱정되기 시작하는데.
하치만: 걱정 마라. 난 어디까지나 토츠카의 내면을 좋아하는 거니까. 몸에는 조금도 흥미 없어.
유키노: 그렇게 말하니까 오히려 더 변태적으로 느껴지는데……
유이: 걱정 마 유키농. 사이 예전이랑 달리 남자다워져서 요즘은 힛키도 사이에게 기분 나쁘게 헐떡거리지 않거든.
하치만: 야, 내가 언제 토츠카에게 기분 나쁘게 헐떡거렸다는 거야. 그냥 조금 과도하게 좋아한 것뿐이거든?
유이: 그게 그거고! 아 찾았다. 자, 이 사진 봐봐.
유키노: 이건……
유이: 내 말이 맞지? 사이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변했다고.
유키노: 이건 히키……
유이: 우와아아앗―!? 이, 이게 아니라! 이, 이거야! 화끈
유키노: …… 지그시
유키노: ……어? 이게 정말 토츠카군?
유이: 응, 사이 맞아! 사진으로는 알기 힘들겠지만, 키도 힛키보다 더 커졌어.
하치만: 야야, 왜 나랑 비교하는 건데……
유키노: 자이……츠군도 놀라웠지만, 토츠카군이 변한 모습도 정말 놀랍네…… 이거라면 유이가하마양이 그렇게 말하는 것도 이해가 가.
유이: 그치? 내가 괜히 그런 말을 한 게 아니래도~
유키노: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크릿의 내용을 믿는 건 아니야. 두 사람의 변화는 놀랍지만, 역시 단순한 우연이라고 생각해.
유이: 우으……
하치만 (역시 유키노시타다. 그래, 너만은 그런 사이비 종료 같은 내용을 믿지 않을 거라고 나 믿고 있었으니까……!)
하치만: 뭐, 시크릿에 대한 얘기는 그쯤하고 자이모쿠자가 가져온 소설이나 읽어보자고.
유키노: 그러네. 언제나처럼 시시하고 조잡한 소설이겠지만 의뢰는 의뢰니까.
유이: 우음― 중2 아까 이 소설 시크릿 방식으로 썼다고 했지? 그럼 이번엔 나도 한번 읽어볼까.
하치만 (시크릿을 대체 얼마나 좋아하는 거야…… 이거 이미 신자 레벨인데……)
<30분 후>
하치만: 뭐……라고……?
유키노: ……
유이: 어…… 나 중2가 쓴 소설 제대로 읽어본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거 괜찮지 않아?
하치만: 어, 어어…… 그렇지……
유키노: 그래, 나쁘지 않았어. 문장도 많이 담백해졌고, 주제도 어느 잡혀있고, 예전처럼 쓸데없이 들어간 야한 장면도 없었어. 대단한 발전이라고 생각해. 이해가 잘 안 가는 농담이 많긴 했지만.
하치만: 그거라면 인터넷 드립일 거다. 뭐, 조금 과하게 들어간 감이 없잖아 있지만, 라노베 주요 독자층을 생각하면 나쁘진 않다고 본다.
유이: 이 소설, 제목도 재미있지 않아?
하치만: 어. 미래에서 친딸이 찾아온다는 소재 자체는 특별할 것도 없지만, 제목은 확실히 인상적이야.
유키노: 그러네. 만화 같은 제목이긴 하지만 제법 인상적이라고 생각해.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같은 경우도 있었으니까.
하치만: 결론을 말하마. 그럭저럭 재미있다.
유이: 응, 그러네.
유키노: 그래.
하치만: ……문제는 바로 그거지.
하치만 (대체…… 대체 자이모쿠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자이모쿠자의 소설이 재미있다니…… 세계가 멸망할 징조인가……)
유키노: 그러네. 자이츠군의 소설이 재미있다니 확실히 이상한 일이야.
유이: 우음― 중2가 소설을 가져오기 시작한 지 벌써 꽤 시간이 지났으니까, 그동안 실력이 늘어서 그런 게 아닐까?
유키노: 그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해.
유이: 어? 어째서?
하치만: 읽지 않았던 너는 모르겠지만, 이거 바로 전작까지만 해도 쓰레기 같은 소설이었다고. 그런 글만 쓰던 놈이 이런 단기간에 괜찮은 글을 쓸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시험에서 늘 낙제점만 받던 놈이 갑자기 80점을 넘긴 거나 다름없다고. 이거 혹시 표절 아냐?
하치만 (아니면 정신과 시간의 방에라도 들어갔다 나왔던가. 정신과 시간의 방 같은 건 없지만.)
유키노: 난 라노베? 라는 장르는 잘 모르니까.
하치만: 이 자식 대체 뭘 베낀 거냐…… 구글링하면 나오려나……
유이: 저기 말이야, 혹시 시크릿 덕분이 아닐까?
하치만: 뭐?
유이: 아까 중2가 말했잖아? 시크릿 방식으로 생각해서 썼다고.
유키노: ……
하치만: 야야, 확실히 말은 그렇게 했지만 상식적으로 그럴 리가 없잖아.
유이: 아냐, 틀림없어! 분명 시크릿 효과라고! 달리 중2의 소설이 재미있어진 이유도 없잖아?
유키노: ……그러네.
하치만: 어디서 표절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유이: 그런 식으로 의심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고! 소설뿐만이 아니라 중2는 실제로 살이 쏙 빠지기도 했잖아?
하치만: 그건…… 그렇다만……
유이: 거봐, 역시 시크릿 덕분이라고. 유키농, 이래도 못믿겠어?
유키노: ……
유이: 한두 가지였으면 정말 우연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이렇게까지 우연이 겹칠 리가 없잖아?
유키노: 하지만 믿고 바라는 것만으로 현실로 이루어질 리가……
유이: 유키농, 유키농이 예전에 나한테 말했었잖아. 노력해보기도 전에 포기하지 말라고.
유키농: ……
하치만: 야야, 유키노시타. 너 뭘 설득당하는 거야? 시크릿 때문일 리가 없잖아.
유이: 유키농은 이루고 싶은 일이라든가, 바라는 일 같은 거 없어?
유키농: 나는…… 하지만……
유이: 아주 작은 일이라도 좋으니까, 우선은 시험해본다는 생각으로 같이 시크릿을 믿어보자~ 유키농도 분명 후회하지 않을 거야.
유키노: ……
하치만 (뭐야 이거. 마치 종교 권유의 한 장면 같습니다만……)
유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일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이루어져 가는 과정을, 이루어진 모습을, 몇 번이고 상상하는 거야. 이루어질 거로 의심하지 않는 거야.
유키노: 이루어졌으면 하는 일……
하치만: 잠깐, 유키노시타 너 설마 진짜로 믿으려는 건 아니지? 바보냐? 그딴 게 진짜일 리가 없잖아.
똑똑
시즈카: 방해 좀 한다. 드르륵
유키노: 히라츠카 선생님, 노크를……
시즈카: 응? 노크하고 들어왔다만?
유키노: 네? 아…… 거, 거짓말…… 머엉
유이: 어? 왜 그래 유키농?
유키노: 나 조금 전에 히라츠카 선생님이 노크하고 들어오셨으면 좋겠다고 바랬었어……
하치만: 에엑……
유이: 그 말은……
시즈카: 뭐야, 내가 노크 안 하고 들어왔던 게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던 거냐?
유키노: ……
유이: ……그거 봐! 역시 시크릿은 진짜래도!
하치만: 아니아니, 우연……이라고 하기엔 확실히 많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럴 리가 없잖아!
유키노: …………시험해볼 가치는 있는 것 같네.
하치만: 켁…… 진짜냐……
시즈카: 응? 대체 무슨 얘기들을 하고 있던 거냐?
유이: 시크릿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었어요. 히라츠카 선생님도 아시죠?
시즈카: 시크릿이라면 자기개발서 말이냐? 읽어본 적은 없지만 알고는 있지. 워낙에 유명했으니.
하치만: 유이가하마가 그 시크릿의 내용이 사실이라고 유키노시타에게 전도하고 있던 참이었어요.
시즈카: 으음, 자기개발서를 맹목적으로 신용하는 건 좋지 않은데. 자기개발서에 적혀 있는 건 지식이나 노하우 같은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마음가짐이니까 말이다. 게다가 그 마음가짐이라는 것도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할 수 없다 보니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지.
유이: 다른 자기개발서는 그럴지 몰라도 시크릿은 달라요. 시크릿을 읽고 실천한 후로 바라던 일을 이룬 애들이 벌써 몇 명이나 있는 걸요. 사이나 중2만 해도 엄청나게 달라졌고.
시즈카: 음? 토츠카랑 자이모쿠자가 그렇게 말했냐? 확실히 놀라울 정도로 달라지긴 했다만, 그냥 우연이겠지. 자기개발서를 읽은 정도로 달라질 녀석은 자기개발서 같은 걸 읽지 않아도 달라진다.
하치만 (오오, 역시 히라츠카 선생님! 교사는 다르군!)
유이: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선생님이 시크릿을 읽어보시지 않아서 그런 거예요. 시크릿 방식으로 바라던 걸 이룬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가령 결혼하고 싶은데 계속 좋은 남자와 만나지 못했던 어떤 여자는 시크릿 방식을 실천한 후로 좋은 사람과 만나서……
시즈카: 겨, 결혼!? 그런 내용도 나오냐?
하치만: ……
유이: 네? 아, 네. 사례로 나와요.
시즈카: 크음. 그, 그렇구나…… 하긴, 읽어보지도 않고 단정하는 것도 좋지는 않군. 자기개발서를 믿는 건 좋지않다는 생각에 변함은 없지만, 재미삼아 읽어보는 정도는 나쁘지 않겠지.
하치만 (이건 글렀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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