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신지요. 첫 글을 직접 찍은 사진이 아니라 얼굴이 발그레 해집니다. 생각해보니 라스베가스 까지 갈만한 돈도 없었군요. 그래도 다행히 KBS HBO 복싱에서 녹화 중계를 해줬다는 것에 만족해야 겠습니다. 헤비급에서의 빅매치가 성사되지 않고 있는 심심한 상황에서 웰터급의 쟁쟁한 라이벌전은 복싱의 재미를 느끼게 해줍니다. 특히 마요르가와 포레스트의 게임에서는 선과 악의 구도로 나뉘어질 만큼 극과 극의 삶을 살아온 복서들의 대결이라서 주목을 끌었습니다. 우선 포레스트의 경우 화려한 아마 전적과 프로에서도 엘리트 코스를 차례로 밟아온 최고의 엘리트 입니다. 사생활 면에서도 자선단체에서 활동 하기도 하고 아이들을 좋아해서 복지 사업 쪽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합니다. 복싱 스킬도 엘리트 답게 깔끔하고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 면은 지난 쉐인 모슬리(닉넴이 슈거라는 것이 조금 걸립니다. 레너드와 로빈슨과 견줄수가...) 경기에서 볼수가 있습니다. 반면에 마요르가는 니카라과의 출신으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카지노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길거리 싸움꾼 정도의 생활을 하다가(물론 복싱스킬을 어느정도 지닌 상태였겠습니다.) 프로모터 돈 킹의 눈에 포착되어 메이져 무대에 나서게된 케이스 입니다. 물건을 알아보는 돈 킹의 자질은 탁월하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어찌되었건 그의 닉넴 마타도르(투우사)에 걸맞는 저돌적인 인파이팅과 타고난 신체능력으로 기술 복서들을 하나 하나 무너 뜨리며 복싱계의  핵으로 부상 했습니다. 평상시에도 술과 시가를 즐길만큼 방탕하다면 그런 생활을 하고 있지만 링위에서의 모습은 마타도르 보다는 황소라는 표현이 걸맞는것 같습니다. 이날 시합은 이미 둘의 1차전에서 패배를 맛본 포레스트의 침착함 속에서 시작되어 그 침착함이 소극적인 경기 운영이 되지 않았나 할 정도로 일방적이었습니다. 특히 4라운드에서의 노가드 상태에서 포레스트의 원 투 를 맞아주고 쳐 봐라 이정도냐? 라는 식의 거만한 호기는 마요르가라는 사내에게 빠질수 밖에 없는 이유였습니다. 후반에는 포레스트 특유의 연타로 점수를 많이 잃었지만 마요르가란 황소의 등에 칼침을 꽂아 넣는 결과로는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16-112, 115-114, 114-114 로 마요르가가 판정승을 거두게 됩니다. 아쉽게도 베론 포레스트는 다시 일어서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정석적인 복서가 마구잡이 복서(물론 포레스트에 비해 그렇다는 것이지 마요르가의 기술을 하대할 수는 없을 겁니다.)에게 두번이나 당했다는 면에서 진정한 복싱의 기본은 무엇인지 재차 질문하게 되는 매치 였습니다. 사진의 출처는 월간 크로스카운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