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르포]"미세한 마약류 냄새도 한 번에" 마약탐지견 훈련센터[마약중독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5 13:30:51
조회 5336 추천 4 댓글 7
관세청 산하 관세인재개발원 탐지견훈련센터

지난달 29일 방문한 관세청 산하 관세인재개발원 마약탐지견훈련센터에서 탐지견 로리가 마약탐지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29일. 래브라도 리트리버 한 마리가 일렬로 늘어선 수하물을 이리 저리 돌아다녔다. 수하물 주변에는 사람 모습을 한 마네킨들이 배치돼 있다. 리트리버는 갈색 수하물 앞에서 한참 코를 킁킁 거리더니 자세를 잡고 앉았다. 다른 곳으로 가자고 목줄을 아무리 담겨도 움직이지 않았다. 이 개는 생후 11개월 된 마약탐지 훈련견 '로리'다. 로리가 찾아낸 캐리어를 열어보니 밀봉된 필로폰 100g이 숨겨져 있었다. 훈련사가 흰색 수건 뭉치를 떨어뜨리며 "휘~~~호~~~" 하는 환호성을 낸다. 수건 뭉치와 훈련사의 외침은 마약을 찾아낸 로리에게 주는 즐거운 보상이다.

놀이로 인식해 후각 예민하게 키워
기자는 인천광역시 중구 관세인재개발원에 있는 마약탐지견 훈련센터를 찾았다. 훈련센터 내부는 공항 수하물 회수구역과 비슷하게 꾸며져 있다. 컨베이어벨트 모양으로 그려진 바닥엔 여러가지 색깔과 재질로 된 여행용 가방들을 배치했다. 훈련할 때 이곳 어딘가에 실제 마약이 들어 있다. 주변에 늘어선 마네킨들은 수하물을 찾는 사람들을 연출했다. 이 마네킨의 허리와 바지춤 등에도 교관들이 마약을 숨겨 놓는다.

박종수 관세청 탐지견훈련센터 교관과 훈련견 로리. 사진=박범준 기자
이날 훈련센터에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견종의 훈련견 7마리가 차례로 마약 찾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공항 입국장에서 여객 수화물(케리어)와 여객 당사자의 냄새를 맡아 숨겨진 마약류를 찾는 훈련이다. 마약류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 위치한 갈색 케이러에 필로폰 100g이, 컨베이어 벨트 오른쪽에 위치한 마네킹의 바지 주머니에 코카인 62.6g이 숨겨져 있었다. 이들 7마리 모두 정확하게 마약류가 숨겨진 곳을 찾았다.

실제 이날 만난 탐기견들은 숨겨진 마약류를 찾을 때 꼬리를 좌우로 흔들어대며 연신 냄새를 맡았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있어 즐겁다는 몸짓이었다. 훈련교관들은 훈련견들이 마약류를 탐지하면, 수건 여러 겹을 원기둥 모양으로 말아놓은 물건인 '더미'를 내어주며 짧게는 1분, 길게는 2분 동안 훈련견들과 놀아준다. 일반 가정에서 키우는 반려견이 '손'이라는 말을 듣고 사람에게 앞발을 건네면 이에 대한 보상으로 간식을 얻어먹듯 탐지견에겐 더미 놀이가 보상인 셈이다.

더미는 훈련견 교육에서 단순히 놀이 도구로써 사용될 뿐만 아니라 마약류와 친숙해지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훈련견이 처음 훈련을 받을 때 대마 코카인 헤로인 엑스터시(MDMA) 아편 헤시시 총 마약류 6종과 친숙해지는 훈련(마약냄새 기억훈련)을 하는데, 이때 더미를 사용하는 것. 마약류가 희석된 액체에 더미를 담가 마약류가 잘 스며들게 한 다음 더미를 가지고 놀게 해 마약류의 '은은한' 냄새가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박 훈련교관은 "탐지할 때 마약류는 밀봉된 상태에 있으므로 그것의 냄새가 100%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미세하게 발현되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미세한 냄새도 맡을 수 있고, 마약류 냄새와 친숙함을 느낄 수 있도록 훈련과정에서 더미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훈련을 총괄 지휘한 박종수 훈련교관(50)은 훈련견들에게 숨겨진 마약류를 찾는 훈련이 일종의 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훈련견은 탐지 활동이 자기 주도적으로 나서는 놀이의 일종이라 생각한다"이라며 "마약을 찾을 때마다 즐거움을 줘 인간보다 좋은 후각이 더 예민하게 반응토록 유도한다"고 말했다.

생후 약 1년 6개월간 맹훈련
여러 견종중에 리트리버가 마약을 탐지하는데 적합하다고 한다. 사람 몸에 지닌 밀수 마약을 탐지하려면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는게 탐지견의 필수 덕목이다. 친화력이 좋은 리트리버가 마약탐지견으로 쓰이는 이유다.

탐지견 훈련 대상이 된 리트리버는 생후 약 4개월까지 '자견(子犬)훈련'을 한다. 체력과 소유욕, 집중력을 기른다. 이후 8개월이 지나면 양성 훈련을 한다. 복종, 마약 냄새 기억, 수화물 탐지 등을 배운다. 이 과정을 모두 마친 성견(成犬)은 탐지견으로서 16주간 집중 교육을 받는다. 이 기간 동안 친화 및 복종훈련, 마약냄새 기억훈련, 여행자 수화물 탐지훈련, 여행자 신변 및 휴대품 탐지 훈련, 수출입 화물 및 우편 탐지 훈련을 반복적으로 수행한다. 이렇게 16주의 훈련이 끝나면 마약탐지견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을 치루는데, 훈련견 중 40~50%만이 이 시험에 통과한다고 한다. 탐지견에서 탈락한 개는 사회화 교육을 거친 뒤 일반 가정에 입양된다.


더미를 이용해 자견훈련을 하고 있는 자견들. 사진=박범준 기자
"신종마약류에도 빠르게 대응할 것"
마약탐지견은 '마약과 전쟁' 최전선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용사'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관세청이 적발한 밀수 마약류의 건수는 704건인데, 이중 마약탐지견이 적발한 밀수 마약류 건수가 전체의 11.9%에 해당하는 84건이다.

한국의 마약탐지견의 역사는 1987년 12월에 시작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미국 관세청에서 폭발물탐지견 6마리를 무상 기증받아 김포국제공항에 처음 투입했다. 1995년 2월 김포국제공항에 마약견센터를 준공하고 2001년 9월에는 인천 영종도에 훈련센터를 세웠다. 2021년에는 훈련센터가 세계관세기구(WCO)의 지정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탐지견 훈련기구’(RDTC)로 지정돼 마약류 탐지 역량을 발전시키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해 4월 세계 78개국 관세 당국 대표가 모인 'KCW 2023'을 서울에서 개최했다. 이 자리에선 훈련센터가 길러낸 탐지견 2마리를 태국에 기증했다. 이들 탐지견은 영종도 훈련센터에서 태국 측 탐지조사요원 2명과 팀을 이뤄 양성훈련을 받고 있다. 오는 7월부터는 태국에서 활동한다.

아울러 늘어나는 신종 마약류에 대한 현장의 탐지수요에 부응하고자 훈련센터는 훈련견들을 대상으로 케타민 등 신종 마약류를 대상으로 한 훈련도 진행할 예정이다. 박 훈련교관은 "최근 케타민 등 신종 마약류에 대한 위험도가 높아지다 보니 훈련 대상을 신종마약류까지 넓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자퇴·동거→16세 임신' 女 "남편 직장 동료가 얼굴 보더니.."▶ '선우은숙 전 남편' 이영하, 재혼 생각 묻자 "여자는 없는데.."▶ 김호중, 뺑소니에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매니저가.."▶ "내년 결혼" 에일리 3살 연하♥남친, '팔로워 85만' 유명인▶ '항거불능' 韓 여성 2명 성폭행→긴급체포 일본인, 알고 보니



추천 비추천

4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예인 안됐으면 어쩔 뻔, 누가 봐도 천상 연예인은? 운영자 24/06/17 - -
11613 '따릉이' 성북천 투척 남성, 경찰 조사..."난 범죄자 아냐"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83 0
11612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의소리 기자, 경찰 소환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68 0
11611 '무자본 갭투자'...113억 전세사기 일당 무더기 기소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86 0
11610 "천원만 달라"...지하철 승객 대상 구걸·위협한 남성 검거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113 0
11609 대법관 후보, 조한창·박영재·노경필 등 9명 압축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78 0
11608 [속보] 대법관 후보 9명 압축…조한창·박영재·노경필 등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71 0
11607 "계 들어오면 2~3배 돌려주겠다" 농아인 172명 등친 농아인 구속 [1]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132 0
11606 '서편제' 출연 김명곤 전 문화부 장관 강제추행 1심 징역형 집유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66 0
11605 4년간 동거인 딸 성추행...이상은 휴스템코리아 회장 징역형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90 0
11604 SM, 첸백시에 계약이행 소송…"매출 10% 지급하라"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77 0
11603 "영감 필요한가" 대학가 신종대마 공급책 불구속 기소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62 0
11602 잇따르는 음주운전 처벌 회피 꼼수…"처벌 강화해야"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61 0
11601 밀양 성폭력 사건 피해자 "제 일 같이 분노해줘 감사" [41]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7519 17
11600 국가유산 일본으로 반출 시도...60대男 집행유예 [22]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1470 14
11599 "만장일치로 유죄 나왔지만 아쉬워"…'그림자배심' 해보니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89 0
11598 '롤스로이스 가해자' 마약 처방한 의사 1심 징역 17년 중형 선고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134 0
11597 갭투자로 52억 꿀꺽… 전세사기 일당에 징역 5∼9년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73 0
11596 [속보]'롤스로이스 가해자' 마약 처방한 의사 1심 징역 17년 [1]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122 0
11595 공수처, 2기 인사위 첫 회의 개최...부장검사·평검사 임용 논의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58 0
11594 횡단보도 건너던 50대 여성, 신호위반 버스에 치여 사망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138 0
11593 한강 뛰어들어 시민 구하고 흉기 폭력범 체포…경찰청장과 오찬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82 0
11592 '김건희 명품 가방 의혹' 최재영 목사, 경찰 소환 [1]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99 0
11591 '마약류 투약' 오재원, 필로폰 수수 혐의도 인정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73 0
11590 집중호우 대비 경찰 재난안전교육…다음달 19일까지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54 0
11589 "제정신입니까"…판사 비난한 의협회장 고발당해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82 0
11588 반성문 수십차례... '또래 살인' 정유정 무기징역 확정(종합) [5]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475 2
11587 '과외 앱으로 접근해 또래 살인' 정유정 무기징역 확정[상보]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64 0
11586 [속보]대법, '또래 살인' 정유정 무기징역 확정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67 0
11585 전 여자친구 이별 통보에 둔기 휘두른 20대 재판행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70 0
11584 가짜 비아그라 만들어 판매한 형제, 재판행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60 0
11583 '금융산업분야의 디지털금융 규제 이슈 학술대회' 대한변협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48 0
11582 조국당, 검찰 술자리 회유 방지 명목 '진술조작 방지법' 발의..실효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65 0
11581 인천-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직항노선 4년만에 재개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74 0
11580 '새해 첫날 흉기 난동' 40대 재미교포, 1심서 징역 3년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74 0
11579 '빌라 500채 세모녀 전세사기' 母 1심 징역 15년...최고형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82 0
11578 '총장 면담 요구' 세종대 진입하려던 세종호텔 해고자 체포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60 0
11577 "노조 탄압 중단하라"…국회앞 금속노조 1만명 집결 [18]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948 0
11576 '중고 그랜저' 1100만원 바가지 씌운 중고차 딜러[최우석 기자의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65 0
11575 이화영 1심 판결문 보니...김성태-이재명 수차례 통화 "신빙성 있어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60 0
11574 마약 줄이기 위한 대안은? "공급자는 처벌 강화, 수요자는 재활 강화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51 0
11573 '신림 등산로 살인' 최윤종 2심도 무기징역…”최소한 죄책감 있는지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55 0
11572 '옷무덤'에서 '보물'찾는 동묘벼룩시장, 쫓겨날까 불안한 노점 상인들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60 0
11571 군인권센터 "훈련병 사망 중대장, 가혹행위 축소 진술 의혹"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58 0
11570 [fn이사람] 부동산 투자,트렌드 선점해야…'부동산 에이스' 김예림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47 0
11569 가수 영탁, 상표권 분쟁 최종 승소...'영탁 막걸리' 못 쓴다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72 0
11568 검찰, '쌍방울 대북송금' 이재명 기소...제3자뇌물 혐의[종합]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47 0
11567 경찰, 시민단체 압색…김순호 '밀정 의혹' 자료 유출 관련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51 0
11566 [속보]검찰 "이재명, 쌍방울그룹에 방북 의전비용 300만달러 대납"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46 0
11565 [속보]검찰 "이재명, 쌍방울그룹에 대북사업 경기도 지원·보증 약속"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47 0
11564 [속보]검찰, 이재명·이화영 공모해 쌍방울그룹에 500만달러 北대납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47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