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씨 예의상 음슴체로 하겠슴.

아침에 청소도중 안쓰는 관물대에서 짬돼있는 전투식량을 발견함. 분명 작년 훈련때 먹어야 될 걸 먹기싫어서 초코바로 대충 때운뒤에

관물대에 짱박아둔게 이제 나온거라고 예상됨. 유통기한은 작년 8월 15일까지였고 지금은 5월 31일이니까 대략 9개월하고 보름쯤 지난 전투식량임

전투식량 자체가 가열살균 처리된 레토르트식품이기도 하고 보관상태도 상당히 양호해서 먹을만 하다고 판단되었음.

이거먹고 탈없으면 그만큼 국군전투식량이 우수하다는거 아니겠음? 국방부 높으신분들도 좋아하겠지.

(구) 즉각취식형은 포장지가 상자였는데 신형은 포장지가 비닐봉지같은걸로 바뀜. 아무래도 군장물품이다 보니 상자보단 지금 포장이 훨씬 좋음.

내용물은 이렇슴. 

저 하얀색이 발열팩인데 기본적으로 저기 안에 밥이 들어가있고 나머지 음식들이 저 발열팩을 중심으로 2개씩 배치돼있음.

2형은 햄볶음밥, 쇠고기콩가미, 양념소시지2, 볶음김치, 아몬드케이크가 들었슴.

초코볼, 스푼, 밥그릇은 3개가 세트로 포장돼있고 저건 식량 복원시에 빼야댐 ㅎㅎ

발열팩은 머가리를 열어 준 뒤 저 손잡이를 뜯길때까지 잡아당기면 됨. 뜯고 난 뒤 10~15초 후에 부글부글 끓어오르니까 그 전에 빨리 머가리 닫고

포장지 머가리도 함께 닫아줌. 안닫는걸로 알고있는 예비역들이 꽤 있을텐데 포장지에 잘 보면 닫으라고 돼 있다. 조센식 말고 설명서대로 하자 ㅎㅎ

닫으면 알아서 숨구멍이 터지고 김이 모락모락 새어나옴. 저 김은 수증기+수소반응가스라는데 문과충이라 뭘로만들어진지는 모르겠고 쨌든 안좋다고 함.

밀폐된 공간에서 하면 안되고 환기를 잘 시키라고 주의사항이 적혀 있다.

동절기가 아니기때메 8분만 복원시켰슴. 사실 하절기에는 5분만 복원시켜도 됨. 

동절기엔 세워서 8분 눕혀서8분 해서 16분 풀로 복원시키는거 추천. 훈련때 제대로 복원안시키면 얼어붙은 소시지를 먹을수도 있다.

밥그릇은 잘 펴주고 날개를 안쪽으로 접든 바깥으로 접든 상관없는데 난 바깥으로 접는 편임.

그리고 발열팩에서 밥을 뺀 뒤에 아몬드케이크를 다시 넣어주는걸 잊지 말자. 개취지만 난 따땃한 케이크가 취향에 잘 맞았슴.

복원이 끝난 밥을 밥그릇에 잘 펴 담고 나머지 식량들도 꺼내줌.

다른 그릇은 없기때메 밥그릇에 같이 넣어서 먹어야 함. 좌상단에 졸맛나는 쇠고기콩가미 우상단에 요상한 맛나는 양념소시지

하단에 볶음김치를 올려줬슴. 이렇게 담아놓으니까 꽤 맛있어보임.

물론 따로먹는건 없고 이렇게 스까먹는게 맛있다. 두 번 스까먹어라.

다먹었슴. 졸맛 ㅎㅎ

유통기한 8개월 지났어도 전투식량이라 크게 걱정하진 않았슴. 오히려 걱정됐던건 발열팩이 제대로 작동하나 였는데 아주 잘 작동했음.

전투식량이 맛이 없단 사람이 있는데 솔직히 난 맛있더라. 군생활 9년째 하고있지만 옛날에 먹었던 1식단(... 두부조림, 팥밥, 꽁치 든거.. 읔)이나

1식단보다 더 미친것같았던 2식단..(잡채밥, 김치볶음밥 등등등 건조동결밥에 물부어 먹는거) 먹다가 이거 먹으니 거의 호텔밥 느낌임.

심지어 1,2식단은 훈련동안 따뜻하게 먹은적이 없었슴. 여름에도 미지근하고 겨울엔 찬거 먹을때가 부지기수. 날씨도 추운데 먹을것도 차가워서 욕이 절로나옴.

원래라면 유통기한 지난 전투식량은 폐기하는게 맞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메뉴기도 하고 어제 당직서고 아침에 배고파서 밥먹으러 갔는데

아침밥 메뉴가 똥국에 고등어조림 이었슴. 밥경찰이 따로 없었다 정말. 내가 군대밥이 잘 맞아서 군생활 하고있지만 아침메뉴로 생선조림류나 똥국은 정말

특전식량도 맛나게 먹는 나라도 거르게 되는 메뉴였슴. 게맛살샐러드나 게맛살야채볶음도 아침 단골 밥경찰 메뉴임. ㄹㅇ....

먹고나서 바로 쓰는거지만 나중에 배탈나면 장청소 했다 생각하겠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