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집 근처 저의 10년 단골 포장마차에요.
일명 "동구청 포차" 
지금은 대구은행 주차장에서 은행 업무가 끝나는 저녁부터 영업을 하지만
처음에는 앞에 주유소 옆 귀퉁이에서 시작 했었죠.



우동국물, 깍두기가 기본으로 나오구요...
국물은 멸치, 다시마, 조선간장, 소금맛을 낸듯.
다소 투박한데다 닝닝하다고 생각되어 그 맛은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확 도는 조미료의 감칠맛이 없는 정직한 국물이라 저는 생각해요.

요즘은 대구오면 아버지와 그리고 고향후배, 친구등과 찾고 있지만
한때 혼자서 한잔 하던 곳.
고민많고 상처많던 시절, 혼자 술먹기를 처음 시작한곳이기도 해요.
요즘은 혼자 밥은 먹어도 술은 거의 안마시는 편인데...
10년전에는 이곳을 혼자서 자주 찾았어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소주 1병만 마셨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나의 주량은 소주 1병이라 굳게 믿고 있었죠...

포장마차 이모와는 꽤 오랜 친분을 유지하고 있구요. 제가 인천에 있지만
대구 방문이 뜸할때는 서로 안부 전화도 주고 받고 10년째 그렇게 친하게 지내요.




휴학, 아르바이트, 진로문제, 잘못된 만남 등등
고민 많던 그때 그 시절

그래도 그때는 따로 마련된 파란 플라스틱 테이블 보다는
그림에 보이는거 처럼 앞자리에 자리 잡고 앉아 이모랑 얘기도 하면서 한잔했었죠.

지금은 그때 분위기는 안나지만 그래도 내겐 좋은곳.



메뉴판에 양미리가 있길래 바로 주문했어요.
알이 실하게 들어차 있더군요.
저는 요 양미리 구이를 소금에 찍어 먹는거 보다



▲진골목 식당의 부침개 양념장

요런 양념장에 찍어 먹는걸 더 좋아해요.




출출할때는 우동 한그릇도 좋아요.
새벽에 대구 떨어졌을때 아버지께서 안자고 계시면 어머니 몰래 나와
한잔씩 하는 우리만의 아지트이기도 하지요.

10년간 다니면서 처음으로 똑딱이 들고 가서 사진 몇장 찍어 보네요.
개인적으로 이 집의 닭갈비를 좋아해서 18번 안주 되겠구요...
닭갈비는 한번 팬에 볶은뒤 석쇠로 가져가 연탄불에 마지막으로 구워 불맛을 내줘요.
맵기 정도는 주문전에 얘기하면 청량고추의 양을 조절해서 조리해요.
닭똥집은 따로 양념하지 않고  소금 후추간으로 볶고 구워서 내주구요.
구워서 양념발라 내주는 고갈비도 나름 괜찮아요.
오천냥부터 구천냥까지 안주가격이 저렴한 편이에요.

포장마차의 맛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포차 이모의 정겨운 마음과 술안주로서 적절한 맛을 내주는 안주들과
지난 추억이 있어서 제겐 참 좋은곳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