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멕시코 음식이 먹고 싶어서 적당히 찾기 쉬운 도스 타코스 지점에 와봤어.

사전에 조사를 조금 해봤을땐 어... 이거 가격에 비해 양이 적은거 같은데... 라는 느낌이 들더만 아뿔싸, 직접 가보니 진짜더라. OTL

소고기 치미창가, 미니 사이즈는 무려 9,000원. 같이 시킨 왼쪽의 칠리 빈은 1,000원.

멕시코 요리는 기본적으로 친근한 서민적 음식인데 경쟁이 적어서 그런가, 여긴 가격이 너무 세.

자리를 박차고 나올까 하다가 오늘 날이 추운것도 있고 귀차니즘이 덮쳐와서 그냥 주문했어.

접시가 나오자 치미창가 하나를 한손으로 들어서 사워크림을 슥슥 바르고 한 입 베어물었을땐 소고기, 리프라이드 빈, 밥, 치즈가 어우러진 향과 맛이 적당히 나오더라.

조금 아쉬웠던건 썰어놓은 할라피뇨를 집어먹어서도 전반적으로 맛이 매우 삼삼했어.

미국서 먹었을때에 비해 투입된 향신료와 조미료가 너무 적었다. 각종 멕시코 요리의 소스들을 활용하는것도 적고...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릴려는 시도일까? 아니면 원가 절감?

테이블마다 비치된 소스를 넣어서 먹어봐도 이건 이 체인점에서 취급하는 그 어느 요리에도 어울리지 않는 소스였어.

사실 치미창가는 저렇게 재료를 채워넣고 마지막에 튀기거나 구워야하는데 여긴 사기를 쳐서 그냥 또띠야로 감싸놓고 내놓더라. 찝찝했지만 한 방 먹었구나 하고 조용히 먹었어.

같이 딸려나온 샐러드는 사진상으로 보이는것보다 막상 먹기 시작하면 양이 되게 적어. 다양한 재료를 넣은건 좋지만 부족하다.

따로 주문한 칠리 빈은 그러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봐줄거리도 없이 최악이었다.

본래 칠리는 적당한 종류의 재료를 넣고 오랜기간 천천히 끓여야 제 맛이 나는건데 이건 그냥 통조림에서 퍼내고 뎁힌 맛이었어.

여기서도 심심한 맛의 마수가 뻗쳐서 더 괴로웠다.

총평!

접근이 쉬운 멕시코 요리 취급점이긴 하나, 제대로 된 멕시코 요리를 먹고자 하면 울며 겨자먹기로 드문드문 있는 더 근사한 곳으로 가거나 이태원 등지에 있을법한 숨겨진 맛집을 찾아라.

이 가격이면 차라리 한국서 쓸 데 없이 높은 가격의 정책을 밀고 있는 타코 벨이 훨씬 더 나을 수 도 있다.

뭔가 이틀 연속으로 점심에 폭탄을 밟은 기분이어서 다음 기회엔 확실히 검증된 곳으로 가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