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아프리카.. 남미.. 그러면, 동아시아는? 유럽선수들의 파워와 높이, 아프리카 선수들의 유연함과 탄력, 중남미 선수들의 민첩함과 발재간 등을 보며 과연 어떻게 우리가 저런 선수들과 상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분은, 축구 자체가 동아시아 사람들과는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 유럽과 아프리카 선수들의 약점.. 잘 보면, 유럽선수들, 의외로 약점이 많습니다.. 민첩성이 확실히 떨어지죠.. 신체를 이용한 멋진 묘기를 보여주는 경우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다만, 볼처리와 볼터치, 킥 등의 기초기술과 전술적 운용이 안정되어 있을 뿐입니다.. 아프리카선수들도 훌륭한 듯 하지만, 그들의 움직임에는 일정한 박자가 있습니다.좋은 탄력과 유연한 선굵은 동작은 상대를 두렵게 하지만, 의외로 피로회복 속도가 늦습니다.. '슬로우슬로우 퀵퀵'의 박자가 잘 유지되면 도저히 뚫릴 것 같지 않은 선수들이지만, '퀵퀵'이 길게 유지되거나 엇박자 리듬이 반복되면 의외로 한동안 걸어다니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한국선수들이 유럽, 아프리카, 또는 남미 팀과 직접 붙어보면 그렇게 일방적으로 밀리는 것만은 아닙니다..(상대가 아주 뛰어난 유럽팀이나 브라질, 아르헨티나 같은 팀이 아닌 다음에는..) 의외로, 한국선수들의 민첩함이나 스피드가 유럽선수들을 상당히 곤혹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프리카 선수들 역시, 비교적 큰 보폭으로 멋지고 탄력좋게 움직이는 선수들이지만, 잘게 뛰는 발발이 스타일의 부지런한 압박을 계속 가하면 갑자기 힘들어하며 자기들의 리듬을 잃고는 어이없는 실수를 반복하기도 합니다.. (비록, 뛰어난 개인기를 가진 선수들의 노련한 볼 키핑을 통해 경기 템포와 리듬을 되찾아오는 면에서 아프리카 팀이 능숙하기는 하지만, 그 과정에는 시간이 좀 걸립니다..) @ 동아시아 선수들, 특히 한국선수들의 신체적 능력은?.. 잘보면, 동아시아의 선수들에게서 나타나는, 축구와 관련된 신체적 능력들은 유럽이나 아프리카, 남미의 경우와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 꾸준한 활발함, 민첩함, 빠른 피로회복력, 지구력, 바디밸런스 등이라고 할까요?.. 동아시아에서, 그 쪽 선수들이 갖고 있는 신체적 장점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은 한국선수들인 것 같습니다..(한국>북한>중국>일본, 순전히 신체적 측면에서..) 한국 선수들의 축구와 관련된 몇 가지 특수 능력들은 사실 그 자체로도 상당히 훌륭해보입니다.. 민첩성 ('동작의 빠른 initiation과 빠른 closing'), 근지구력 및 전신지구력, 모험적 플레이 (오히려 어려운 골을 잘 넣죠..),근성, 바디밸런스 등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디밸런스 측면에서 의아해하실 분이 있으실 수도 있겠지만, 실은 이 측면에서동아시아인들은 매우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동양인들이 무예에 재능이 있는 것과도 관계가 있을 듯 싶구요.. (힘과 탄력은 부족하지만, 세기와 밸런스로 극복을 잘 하죠..) 그런데.. 한국 선수들의 바디 밸런스는 의외로 공을 다룰 때는 그다지 썩 좋아보이지 않아 보일 때가 많습니다.. 오히려, 공과 직접 상관없는 움직임에서의 바디 밸런스가 좋아 보일때가 많습니다..(넘어지며 뒹굴때 다치는 빈도는 서양 선수들보다 훨씬 적은 듯하더군요).. 공 다룰 때의 바디밸런스의 문제는,바디 밸런스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섬세한 볼 터치등의 볼 콘트롤 기술과 관련이 깊어 보입니다... @ 한국선수들의 신체적 능력을 덮어버리고 있는, 기본기술의 불안정.. 한국 선수들에 있어 아쉬운 것은 기본기술 측면에서의 아쉬움입니다.. (의외로 한국 선수들은 훌륭한 고급 기술을 곧 잘 성공시키곤 합니다..) 특별히 대단한 기술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국제 수준의 통상적인 선수라면 '개나 소나 다 갖고 있는' 기본적인 기술에서 의외의 미숙함을 보인다는 아쉬움이죠.. 이것은 패스를 열 번하면 7번 정확히 가느냐, 9번 정확히 가느냐의 문제이기도 하고, 긴 패스가 올라왔을 때 정확히 발밑에 떨구는 경우가 5번이냐 7번이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기본 기술이 얼만큼 확실히 몸에 배어있느냐의 문제인 것이죠.. 유소년 축구 코치의 말인데, 7-8세에 축구기본기술을 제대로 익혀놓으면 그 다음부터는 공을 차면 찰수록 기술이 부쩍부쩍 향상된다고 합니다..우리 선수들의 통상적인 축구입문시기인 5학년 경에 축구기술을 익히기 시작하면, 섬세하고 심도있게 기술을 몸에 배게 할 기회와 여지가 그만큼 줄어든다고 하더군요...사실 우리선수들은 축구를 대부분 늦게들 시작했고, 그나마도 경직된 분위기에서 축구를 익혀온 셈이죠..(이제는 전과는 많이 달라지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그런 부분이 해결된다면 한국 선수들이 갖고 있는 장점들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텐데... 한국선수들을 지도한 바 있는 외국 코치들이 지적하는 한국 선수들의 구별되는 능력중의 하나가 영리함과 빠른 학습능력입니다..대체로 외국코치들의 일관된 의견이죠.. 습득능력이 뛰어나고 성실성이 좋아 교육 효과가 높다고 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체 향상되지 않는 부분은,세밀한 기본기 부분이라고 합니다.. 비유하자면, 농구로 쳤을 때, 자유투 성공률이 75% 까지는 끌어올려지는데 90% 까지는 끌어올려지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그런식이니, 한국선수들이 나름대로 새로운 부분전술을 잘 배워 훌륭하게 구사해내기는 하는데, 뭔가 안정성이 떨어지고, 경기 외적인 요인의 악영향에도 취약성을 보이곤 하는 것입니다.. 잘하다가도, 긴장하거나 위기상황에 몰리면 어이없는 실수들을 반복하고, 실수가 반복되다보면 위축되서 애써 익힌 세밀한 전술들을 (특히 수비와 미들간의 협력전술..) 아예 포기하곤 하는 것이죠.. .. 한국 선수들이 위기상황을 타개하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은'고급 기술'이나 모험적인 플레이를 통해서 입니다..정작 쉬운 플레이에서는 실수가 많으면서 말이죠.. (그런 점에서 한국선수들은 참 특이합니다..) 아무튼..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는 어떤 경우는 놀랍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심히 안타깝습니다.. @ 신체능력 자체의 문제가 심각하다면 모르겠으되... 이번 월드컵에서 포르투갈 데코 선수의 플레이를 유심히 살펴본 적이 있습니다.. .. 그 선수가 어떤 신체적 특성을 타고난 선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경기에서 드러난 그의 움직임은, 결코 유럽형 선수의 움직임도 아니었고, 아프리카 선수의 움직임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브라질 출신이지만 전형적인 남미 선수들의 움직임과도 달랐죠.. 탄력과 힘은 없었지만, 잰 걸음과 민첩함은 오히려 동아시아계 선수의 움직임을 닮아 있었죠.. (얼굴은 마치 아시아 사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다만, 볼터치와 킥이 매우 정확한 것이, 기본기가 몸에 밴 선수라는 느낌을 갖게 했습니다.. 축구 경기에서 나타나는 한국 선수들의 문제를 한국 선수들의 신체적 특징에 기인하는 것으로 봐서는 곤란할 것 같습니다.. 한국 선수들에게 지적되는 문제는 늘 쉬운 플레이, 기본적인 플레이의 미숙인 것 같습니다.. .. 별다른 묘기가 필요한 기술이 아닌, 일반적인 기술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이죠.. 그저 보다 정확하고 섬세하게 패스를 하고 킥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헤딩시에도 보다 더 좋은 위치를 찾고 보다 더 섬세하게 헤딩을 하는 능력이 부족했던 것이죠.. 그런데, 그런 나라에서 기네스북에 오른 볼 컨트롤의 일인자가 나왔다는 사실은 참 아이러니컬 합니다.. 그런걸 보면, 한국선수들이 순도높고 정확한 패스, 킥, 볼터치등을 아예 못할 무딘 감각을 타고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 쪽의 훈련을 소홀히 한 것 뿐이죠... @ 기대를 해보게 됩니다.. 이번 월드컵을 포함, 그간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경기 등을 보다보면, 참 좋은 압박과 경기운영을 보여주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특유의 압박과 팀 플레이로 상대방을 상당히 곤혹스럽게 만든 경우도 많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세밀함이 부족해 골을 못 얻거나 어이없는 실수로 경기를 망치는 경우등이 참 많았습니다.. 또 그러다가 정말 멋진 '파인 플레이'로 경기를 반전시킨 경우도 있었죠.. 한국 선수들이 지금껏 보여준 경기력을 종합해보면, 한국 선수들의 모습에서는 '장미빛 희망'과 '숙제'가 언제나 함께 나타났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그런 모습들을 주로 '절망'으로만 해석하지 않았었나 싶습니다.. (요즘은 많이 달라진 것 같지만..^^) ..앞으로는 숙제는 숙제로, 그리고 희망은 희망으로 봐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애정을 가지고 팬으로서 옳은 쓴 소리들도 하고 희망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면서 한국 선수들의 발전을 지켜보는 것.. 충분히 재미있는 일일 것 같습니다... 맞는말인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