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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워싱턴, 그녀의 침대엔 온기만이 있었다모바일에서 작성

치프스테프(172.56) 2019.03.22 02:43:57
조회 106 추천 0 댓글 0

여행의 1/3이상 숙소에서 보내는 만큼 숙소 선정이 가장 중요하다.
DC에서 Duo Housing이란 곳에 머물렀는데, 영국의 대학 후드를 입고다니는 학생과 일본인이 많았다.
위치는 백악관에서 걸어서 15분거리, 역세권이라 버스, 전철 모두 5분 이내에서 탈 수 있다.
로비, 루프탑, 식당은 사람들과 어울리기 쉽게 해놓았다. 아침으로 팬케이크와 커피를 주는데 이것도 굉장히 유명하다.
여행지 호스텔인만큼 작업을 거는 사람도 굉장히 많다. 누가봐도 ‘아름답다’고 생각되는 프랑스 여인이 있었다.
내가 앉아있는 동안은 영국인, 인도인, 독일놈, 양키를 포함해서 한 10명은 왔다간 것 같다.와인을 들고 오는 사람도 있고, 식상한... 질문으로 들어오는 애들도 있었다.
그 ‘아름다운’ 프랑스 여인은 새침하게 책을 읽었다.
나는 찐따라 옆에 쭈구려앉아 국립문서보관서(National Archives)에서 사온 미국헌법사책을 읽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French가 what are you reading?이라 물었다. It is.. um.. the Constitution of United States?라고 했다. 본인은 미국 로스쿨 학생이라고 소개했다.
나는 몽테스키외가 미국 헌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걸 아냐고 물었다(어디선가 프랑스 여자와 대화하는 방법이라고 읽었다).어떻게 그걸 아냐고 웃으면서 한국 헌법은 어떠냐라고 했다(나는 한국에서 왔다고 소개하진 않았다).
나는 식상한 질문으로 작업했던 독일인을 비유해 한국 헌법은 투박한 독일 바이마르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작은 혀를 내밀면서 웃었다.
나중에 안 사실은 그녀의 자리가 내 고개 맞은편 침대였다. 밤새 프랑스 철학과 미국 역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필라델피아가 여행지여서 미국사 공부를 많이 했었다.
어두워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이야기를 하는 모습과 듣는 모습, 웃은 모습이 아른 거렸다.
다음 날 아침에 커피 마시며 마저 이야기해야지하면서 즐겁게 잠들었다. 워싱턴 아침 빗소리가 고맙게 내 잠을 깼다. 나는 안경을 쓰고 맞은 편을 봤다.그녀의 침대에는 빈 배개와 하얀 매트릭스뿐이었다.
소나기라고 알려주는 애플워치옆에 반짝이는 고디바초콜릿 한 조각이 올려져 있었다.
마지막날인 오늘 워싱턴의 한 고급 호텔에서 호캉스를 계획했었다. 비오는 워싱턴을  보며 볼 영화는 <Before Sunse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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