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럽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 것 같다. 아니 보여준다고 해도 극구사양할 것을 말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난 오늘도 tv앞 쇼파에 누워 MBC에브리원 채널에서 방영해주는 무한도전을 보면서 손에는 오래되어 여기저기 기스가난 갤럭시s2 스마트폰을 들고 낄낄 거리며 겨울왕국 갤러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게 왠 일? 시계와 갤질용에 불과하였던 내 휴대폰이 '까똑까똑' 울리는 게 아닌가? 얼마전 한 갤러가 올려주어 받은 아카갓 테마를 므-훗이 바라보며 카톡내용을 확인했다.

' 형ㄱㄱ ㅈ땜 나 휴가나옴 ㄱㄱ 롤 ㄱㄱ '

나보다 먼저 군대에 입대한 후배놈 이였다. 마침 무한도전도 전날 보았던 특집이기에 겨울왕국을 접한이후 그만 두었던 롤이나 해볼겸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거기에는 이미 컴퓨터를 보며 낄낄 거리고 있던 동생이 있었다.

" 야 내 급한일 있다. 꺼져 봐라 컴퓨터좀 하게 "

" 어..? 아,, 아,, 잠시만 잠시만 이것만 보고 줄께 "

난 평소 컴퓨터를 자주 하지않고 휴대폰을 만지거나 tv를 본다. 당연히 동생이 하루종일 컴퓨터를 차지하였고, 그래서인지 내가 컴퓨터를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칼같이 비켜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고 고집을 부리며 모니터에 눈을 떼지 못한 체 같은 말만 반복 하는 것 이였다. 짜증이난 나는 그대로 책상하단 멀티탭의 전원스위치를 꺼버렸다.

" 아... 미쳤나!! 비켜 준다고 했잖아!! 왜 끄는데!! 또라이가! "

" 급한 일 이라 안켔나 미x 꺼져라, 내 해야한다 "

" 아 미x "

잔득 짜증을 내며 날 끝까지 째려보며 나가던 동생의 뒷통수를 강하게 후려칠까 잠시 생각했지만, 후일이 귀찮아 짐으로 생략하고 곧바로 다시 멀티탭의 전원을키고 컴퓨터를 부팅시켰다. 이내 컴퓨터의 강제종료복구메세지가 지나가고 익숙한 윈도우7의 글자가 보이며 컴퓨터의 부팅이 완료 되었다.

너무 오랜만에 게임을 하는 것 이기에 그간의 패치내용을 알 수 없어, 항상 완벽을 추구하던 나는 컴퓨터카카오톡으로 후배에게 조금 있다 들어가겠다는 메세지를 보낸 후 리그오브레전드 공식카페에 접속하여 새로운 패치내용을 확인하기위해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클릭하였다.

인터넷이 켜지자 강제종료가 되었기에 강제종료된 사이트에 다시 접속하겠냐는 메세지가 떴다. 궁금했다. 대체 뭐가 그리 재미있었기에 감히 나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을까. 이내 복구메세지를 눌렀고 친숙한 사이트 하나가 켜졌다.

' 디시인사이드 '

" ? 얘가 디씨를 했었나? 하긴,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만 하는데 커뮤니티사이트 정도는 할 수 있겠지 뭐,, 근대 무슨 ㄱ.. "

' 디시인사이드 설국열차 갤러리 '

... ??

' 디시인사이드 설국열차 갤러리 '

.... ???

' 디시인사이드 설국열차 갤러리 '

...............??? 씨x?

설국열차 갤러리?? 그 신성모독을 밥먹듯이 일삼는 마괴할멈 설줌마들과 설붕어들이 득실득실한 그 갤러리!? 아.. 혼란스럽다. 아니 내 동생이 프로즌을 좋아하는 것은 알고있었다. 나와같이 세번이나 봤고 그 이후 베이비돌도 구입하였기에 ' 아~ 겨울왕국 좋아하네.. ' 라 생각했다. 한때 ' 내 동생이 프갤러일까? ' 라고 생각했었던 적은 있었지만, 프갤러라면 가지고 있어야 할 각종 굿즈들이 없고, 내가 매번 가였던 대관때도 내 동생은 일절 외출한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그냥 좋아만 했구나' 라고 넘겼던 나였다. 근대 그런 동생이 설갤을 한다. 방금 전 키득키득 거리며 보고있었던 것은 필히 신성한 엘사나를 이렇게 저렇게 엮고 으쌰으쌰 하던 소설이리라.... 몹시 당황 스럽다.

잠시 생각을 하고 한가지 행동을 하기로 했다. 일단 동생의 닉부터 알아내리라. 이년이 무슨 짓을 하는지 밝혀내 내 직접 이단을 처치하고 프갤에 동생교화과정을 올리리라 결심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동생이 설갤을 하는 것도 우연격으로 알아내었는데 무슨 재주로 내가 동생의 닉을 알아내리랴? 게다가 이전에 설갤에 잠시 들렀을 때 그곳은 유동천국이였기에 더욱 더 불가능 하다.

침착하자. 무언가 이 녀석의 자취를 알아낼 만한 방도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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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일주일전 동생에게 프갤을 하던 것을 들킨게 생각났다. 동생이 설갤러라면 필히 셀털(셀프신상털이)에 만반의 조심을 가하였겠지만, 프갤럼들도 자신의 지인이 설갤럼이라면 발발뛰며 갤러리에 글을 싸지르는데, 설마 설갤럼이라고 그러지 않으랴! 그래서 조심히 검색창에 '프갤'을 검색하였다. 일주일 전에 들켰으므로 그날의 게싯글들로 올라가 글들을 뒤지기 시작하였고, 이내 홀깃한 게싯글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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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너네 가족이 프갤러라면 어떻할거냐? '

- 시x 지금 존x 당황스러워.. 일단 디씨따윌하냐고 극딜 쳐넣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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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프로다. 분명히 기억난다. 어떻게 할 게 없어서 디씨따위를 하냐고, 인생 그렇게 살지말라느니 뭐니 어이없는 소리를 하며 나를 극딜 하던 그 기억이 떠올랐다. 닉네임은 xxx... 후... 이왕이면 썰픽을 싸지르는 갤러가 아닌 일반갤러여라.... 하지만 곧 나의 작은바램은 바람 앞 촛불과 같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작성글검색을 누르니 나오는 금빛과 은빛의 찬란한 조화. 이 게싯글이며 저 게싯글이며 수많은 댓글과 개추가 박혀있다. 그리고 눈에 띄는 게싯글

' 설갤 엔피씨들의 성별을 알아보자 '

ooo - 남자

aaa - 여자

888 - 남자

'

'

'

xxx - 빼박여자

...얼마나 갤질을 쳐했으면... 얼마나 게싯글을 쌌으면.... 이런글에 닉언까지 되는 것인가... 후두부를 무엇인가 강타한 듯 눈앞이 흐려지며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끊어질 것 같은 정신줄을 부여잡은 체 생각했다. 크로스라인으로 부터 시작해 바디드롭으로 방바닥에 눕힌후 피니쉬샤프슈터로 이년을 끝장내 버리리다. 그리곤 개화시키리라.....

이내 난 내 여유분의 충전기를 제외한 집안의 모든 스마트폰 충전기의 선을 자르고 키보드의 선을 자른 후 아무일 없는 듯 유유히 지갑을 들고 모자를 눌러쓴 후 pc방으로 향했다. 프갤럼들에게 조언을 얻기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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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싸질러 봤는데 별로인 것 같다... 뭔가 올리면 안될것 같.. 

너희들은 가족이 저러면 어쩔거임?

그냥 트-루러브로 감싸줌? 아님 개극딜? 아님 교화시도? 아님 일코시전하면서 모른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