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내가 웃고 있다.

유쾌한 웃음은 아니다. 뭔가 쥐어짜는 듯한, 기괴한 웃음이다.

그는 의자에 앉아 모니터를 응시한다.

화면에는 그를 원망하는 글이 간간히 보이지만 그마저도 금방 휩쓸려간다.

빠르게 타자를 칠수록, 그의 마음속 응어리가 풀어지는 느낌이다.

웃음도 커져만 간다.

키보드의 소리와 그의 웃음이 미묘한 리듬을 이룬다.

그는 도배러다.

그는 김희철이다.



얼마전 까지만해도 프갤은 그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한 부분이었다.

매일같이 눈팅을 하며 프뽕을 유지해왔다.

공인의 특성상 함부로 행동할수 없는지라 영화관에서도 몇번 보지못했다.

프갤은 그에게 있어 프로즌이란 세상을 볼수있는 조그마한 창문과 같았다.

그 조그만 창틈으로 보는 세상은 아름다웠고, 날이 갈수록 프로즌에 대한 집착은 심해져 갔다.

한동안은 굿즈들로 버틸수 있었다.

허나 그것도 한계가 있었고 집착은 서서히 증오로 변모했다.

즐겁게 갤질하는 갤러들을 보면, 속이 뒤집혔고 자신의 처지와 비교하면서 그들의 행복은 부당하다 여겼다.

이따금씩 자신이 헛소리를 한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증오가 그 생각을 압도했다.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는 거금을 들여 디씨를 테러할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했다.

직접 해커의 손에 맡기는 대신에, 스스로 프갤을 공격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에는 죄책감에 흔들렸지만 이젠 그마저도 사라지고 없었다.

그는 집요하게, 지속적으로 프갤을 도배했다.




"아오... 존나 지우네...."

얼마전까지만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디씨의 알바들은 이제 파훼법을 찾은듯 했다.

하지만 단순한 재미를 위한 도배가 아니었다.

그의 증오심은 그를 더욱 집요하게 만들었다.

그의 타자는 빨라졌고, 지워지는 속도도 그에 못지않게 빨라졌다.

쾅!

신경질적으로 책상을 쳤다.

일이 안풀리는 모양이다.

"내가 포기할것 같아? 택도 없는 소리!"

도배를 잠시 멈추었다.

잠시후 갤이 다시 돌아왔을즈음, 그는 다시 도배를 시작했다.

빠르게 글들이 떠밀려갔다.

그의 귓전에 원망의 소리가 들러오는듯하다.

하지만 그는 웃고 있었다.







좀 스릴러처럼 써보려고 했는데 잘안되네.

시점도 뒤죽박죽이고ㅠ

그냥 재미로 읽어줘ㅠ

도배러 오지마ㅠ




약간은 이전것과 비슷한점도 있어서 같이 읽어봐.



https://m.dcinside.com/view.php?id=frozen&no=1766368&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