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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중편] 노덜드라 관광 산업 제안 -1-

LibreSo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4.28 23: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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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돼, 안나. 아무리 네 부탁이라지만, 이 요청은 들어줄 수 없어.”


“자, 잠깐만 뭐라고?”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젓는 엘사의 태도에 안나의 얼굴은 삽시간에 당혹감으로 붉게 물들었다.


물론 자신도 회담이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을 거라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예민한 사항이니만큼 노덜드라인들의 반대도, 자연과 정령을 관리하는 언니의 반대도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제대로 논의하기도 전에 단칼에 거절당하니 섭섭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기다려봐, 언니. 내가 일단 자세히 설명해 볼-


“안 된다고 했지? 이미 아렌델은 ‘전례’가 있던 거 너도 알잖아? 미안하지만 이번만큼은 철회하도록 하렴.


“아니, 언니! 일단 세부적인 내용을 좀 들어본 후에 판단해 보라니까? 이건 아렌델뿐만 아니라 노덜드라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구?”


“벌써 세 번 째야, 안나. 분명히 말하는데, 난 이 사안에 대해서 지금 확.실.히 입장을 밝혔어.”


안나는 입을 꾹 다물고 돌로 만들어진 탁자 너머에 꼿꼿이 앉아 있는 다섯 번째 정령을 노려보았다. 볼 때마다 아름답고 사려 깊으며 자애로운 언니였지만 오늘만큼은 냉혹하게 날이 선 전설 속 눈의 여왕처럼 느껴졌다.


노려보는 시선에 엘사 또한 지지 않고 똑바로 동생의 에메랄드색 눈동자를 마주보았다. 언제나 사랑스럽고 강인하며 열정적인 동생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토할란에서 보았던 할아버지의 모습과 홀연히 겹쳐보였다.


삽시간에 싸늘해진 분위기에 회담장 안은 쥐죽은 듯 고요하기만 했다. 올라프 역시 상황의 심각성을 느꼈는지 크리스토프의 귀에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저...크리스토프? 어째 두 사람 분위기가 좀 이상해지는데 네가 가서 말려야 하는 거 아니야?”


“이건 내가 감히 끼어들 자리가 아니야 올라프. 그냥 조용히 있자...”


끼어들고 자시고를 떠나서 지금의 분위기는 크리스토프에게도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매 주마다 손수 또박또박 작성한 편지를 새 모양으로 예쁘장하게 접은 후 게일을 통해 보낼 때마다 한껏 설렌 모습을 보여주는 안나가 아니었던가? 또 서로 만날 때에는 어떻던가? 손을 맞잡고 시내 여기저기를 행복하게 거닐던 두 자매는 그 날만큼은 입이 귀에 닿을 정도로 미소를 지으며 좀처럼 떨어지는 법이 없었다. 그토록 꿀이 달달하게 떨어질 정도로 서로를 사랑하는 두 자매가 지금 눈앞에서 적국과 협상하는 것마냥 서로를 노려보고 있다면 누구라도 어안이 벙벙할 것이다. 물론 서로 의견이 맞지 않거나 토라질 때도 몇 번 있었고 엘사를 향해 불평불만을 내비치는 안나의 모습을 가끔씩 보기는 했다. 그러나 눈앞의 상황은 그와 비교하기에는 차원이 달랐다.


“우우웅-”


“그래, 스벤. 나도 지금은 좀 많이 위험하다고 생각해. 그런데 뭐 내가 어떻게 할 수도 없잖아. 내가 노덜드라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제 막 아렌델 상황을 잘 아는 것도 아니고....”


크리스토프는 분위기에 못 이겨 부르르 떨고 있는 스벤의 등을 쓰다듬으며 타일렀다.


왕가의 가족들만 아니라 동행한 아렌델의 병사들, 그리고 노덜드라인들도 지금의 아슬아슬한 상황에 한가득 긴장한 채로 불안한 눈빛을 굴리고 있었다.





* * *





“흐음....생각보다 우리나라 재정 상황이 썩 좋지가 않구나. 무역 강국이라는 말이 창피한 수준인데.”


글자들이 빼곡히 적혀있는 재정 보고서를 읽던 안나의 얼굴은 한가득 찌푸려져 있었다. 멋모르던 공주시절, 세상 모든 걸 누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여기저기 물건을 사고 먹고 했던 기억을 떠올리니 입가에서 절로 한숨이 터져 나왔다.


“카이, 그러고 보니 2분기 차 조세는 아직도 정산이 되지 않았나요?”


“그게 말입니다....흠흠!”


송구하다는 듯 헛기침을 두어 번 한 카이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방금 전, 조세를 다음 분기로 미뤄달라는 지방 관리들의 요청안이 도착했습니다.”


“아니, 또요?? 지난 1분기도 사정 고려해서 미뤄줬는데 또 미뤄달라니?”


“저도 괘씸하긴 합니다만 최근에 올라온 보고서를 대충 훑어보니 올 5월부터 흉작이 좀 있었고 그 전 1월부터 노덜드라 측에서 정식으로 모피와 목재를 판매하다 보니 그와 관련한 지방 무역이 축소되었다는군요. 마침 오늘 오후 국정회의의 핵심 주제이니 보다 상세하기 보고받으실 수 있겠습니다만, 일단 그저 무작정 회피하려는 심보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큰일이네....이러면 까딱 잘못하다간 대출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원래 대출은 불가피하거나 긴급한 상황에서 쓰라고 있는 것이지만 안나는 최근 흥미를 붙여 틈틈이 읽고 있는 『유럽 근세사』 를 통해 국가가 빚지는 대출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 후폭풍을 밀고 오는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 특히나 현재 유럽의 자본구조는 하필 ‘그레이트’ 수식어를 자처하는 능구렁이 위즐튼과 철천지원수와도 같은 서던 아일의 입김이 강하게 닿고 있는 터라 까딱 손을 잘못 벌렸다가는 맹독에 쏘일지도 모르는 판국이었다.


“아무래도 오늘 국정회의는 이 주제를 깊이 다뤄야겠네요. 카이, 준비해주세요.”


“명을 받들겠나이다, 폐하.”





* * *




“폐하, 저들의 딱한 사정은 이해가 갑니다만 이미 한 번 미룬 이상은 더 이상 기회를 주어서는 아니 됩니다. 중앙기구는 언제나 확고하고 철저하게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어쩌면 저들은 새로이 교체된 정권을 대충 눈대중하는 것일 수도 있지요.”


“거 말이 너무 심하시군요. 올해 산간 지역을 담당하는 지방 관리들이 얼마나 고초를 겪는 지 아십니까? 느닷없이 비가 내리지 않아 가뭄이 들고 그나마 주력상품이던 모피조차 수요도 공급도 줄었습니다. 그런데 감히 여왕 폐하를 시험한다니요? 재무대신께선 당장 그 망언을 정정하십시오!!”


“어허, 일개 지방 관리주제에 누구한테 큰소리인가! 그것은 너희의 책임이지 않은가? 관리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맡은 이상 당신들 문제는 당신들이 알아서 해결해야지 중앙 기구가 무슨 허구한 날 싹싹 빌기만 하면 다 들어주는 곳인 줄 아는가!!”


“애초에 뭐 들어준 적이나 있나, 그저 수금할 때만 관심 있는 척 하는 주제에-”


“저, 저 예의범절도 없는 놈이 감히-!!”


이미 예상했던 대로, 오늘의 국정회의는 평소보다 더욱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재정문제는 군주들의 자질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로써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건너는 모습과 다를 바가 없었다. 다른 여러 사안에서는 나름대로 견제와 합의의 균형을 잘 이루는 아렌델의 각료들이었지만 재정과 관련한 사안이 올라오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회의장은 곧장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화약고로 변모하곤 했다.


“그만! 다들 정숙하세요. 지금 문제를 논의하자고 했지 싸우러들 오셨나요? 여러분들은 아렌델 왕국과 왕실의 명예를 걸고 이 자리에 나온 분들이에요. 부디 그 위치를 자각하고 발언들을 하셨으면 좋겠네요. 내 말, 다들 동의하실까요?”


여왕의 호통에 소란스러웠던 분위기가 차츰 가라앉았다. 그러나 여전히 기나긴 탁자 너머로 소곤소곤 거리는 불평거리들은 이어지고 있었다.


왕실 측근들의 염려와는 달리 안나는 생각 이상으로 국왕다운 카리스마를 나름 잘 보여주었다. 평상시에는 여느 때처럼 밝고 쾌활한 모습으로 회의장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어갔으나 지금처럼 회의가 격양되거나 과열되는 상황이 닥칠 때마다 울려 퍼지는 근엄한 목소리는 이전 엘사 선왕이 가끔씩 보였던 냉정하고 날카로운 모습을 연상케 할 정도로 사뭇 대조적인 분위기를 보였다. 즉위한 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기간, 명량한 공주로서의 이미지가 아직은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기에 각료들로선 그와 같은 이질적인 분위기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지방 관리들의 재정 상황은 오늘 아침 받은 보고서를 통해 확인했으니 중앙에서 어느 정도 참작을 해야 함은 현실적인 측면과 군주로서의 책임감에서라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지방 관리들의 의석에서 안도의 한숨이 들린 반면, 건너편 중앙 관리들의 의석에서는 못마땅한 신음소리가 미약하게 흘렀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미룰 수는 없습니다.”


그 말에 회의장 안의 모든 시선이 여왕을 향해 집중되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지금 아렌델의 재정 상태는 생각보다 좋지 않아요. 각 지방마다 사정이 심각하다고는 하지만 왕실에서도 더 이상 세금을 전면으로 미룰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각 지방별 피해 상황에 따라 1분기 조세를 평소 납부액에서 최소 10%, 최대 30%까지는 일단 지불하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따라서 여왕으로서 이 사안을 지금 의회에 공식적으로 건의하는 바입니다. 2분기는 다음 회의에 따라 결정하기로 하지요.”


말을 마친 안나는 곧 닥쳐올 엄청난 폭풍에 마음을 굳게 먹었다. 과연 저들이 승인할까? 이도 저도 아닌 시책이려나? 중앙 각료들도, 지방 관리들도 모두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아닐까?


‘엘사...명석하고 냉철한 나의 언니라면 이 때 무슨 방안을 내놓았을까.’


안나는 요즘 마음속으로 엘사를 떠올릴 때가 많았다. 굳센 심지로 강력한 추진력을 보이는 안나라 해도 국정회의에서 느끼는 압박감은 좀처럼 견디기 힘들었던 것이리라.


“으음...뭐, 아예 미루는 것보다야 담보 비슷하게 받아 내는 게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최대 3할 정도라면 일단 큰 부담은 피할 수 있을 거 같군요. 저는 찬성합니다.”


“피해 상황 조사를 중앙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해당 지역 관리와 협동으로 진행한다면, 저도 동의합니다.”


“그렇다면, 그 피해 상황을 규정할 기준안이 필요하겠군요.”


“지금 바로 그 기준안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예상과 달리 긍정적인 회의장의 반응들에 안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당황한 나머지 잠시 멍해졌지만 이내 다시 정신을 차리고는 입을 열었다.


“좋아요. 대부분의 각료들께서 찬성하시는 거 같으니, 바로 추가 논의를 해도 될 것 같군요. 그럼 피해 상황을 어떻게- ”


“폐하. 말씀 중에 대단히 송구합니다만...”


60세를 훌쩍 넘긴 중후한 모습의 원로대신이 여왕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는 과거 아그나르 선왕 대부터 행정을 쭉 도맡아 오던 왕실의 최측근 인물 중 하나였다.


“혹시 또다른 질문 사항이 있으실까요?”


“조세 문제가 어느 정도 일단락 된 것은 기쁩니다만, 현재 재정 상태를 보아하니 아무래도 폐하께서 올해 하반기 진행하실 근대화 프로젝트는....아무래도 잠정적으로 연기해야 하심이 어떨까 합니다.”


‘아차, 그걸 잊고 있었네. 으휴, 정신머리 없는 안나야 일만 너무 벌렸잖아!’


한동안 잊고 있었던 자신의 원대한 계획이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큰 차질이 빚어진 셈이었다. 대책 없이 의욕만 앞섰던 자신에게 화가 난 나머지 안나는 저도 모르게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 * *





“음....그렇게나 아렌델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거예요?”


“솔직히 말하면, 좀 많이 안 좋아요. 예전에는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막상 여왕의 자리에 앉아서 여러 문서들을 보니까 많이 빠듯하더라구요.”


소파에 앉아있던 안나는 크리스토프의 어깨에 기댄 채 풀죽은 소리로 말했다. 모닥불이 은은히 타오르는 방 안은 따스한 온기와 그윽한 불빛으로 가득했다.


“혹시나 해서 과거 재정 보고서들도 다 뒤져봤는데 그 때도 심각한 경우가 많았어요. 특히나 언니가 북쪽 산으로 달아난 해 7월부터 11월까지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에요. 그런데도 언니는 나한테 힘들다는 기색 하나 내지 않고 꿋꿋이 해냈죠.”


말을 마친 안나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벽면에 걸친 선왕의 초상화로 향했다. 회한과 선망, 망설임과 애절함이 그녀의 눈동자에 짙게 서려 있었다.


“그렇게 최악의 상황에도 척척 다 해결하고 더 발전시킨 언니를 보면, 과연 나는 그 발자취를 조금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이에요. 가끔씩, 정말로 내가 여왕이 될 자격이 있나 생각도 해-”


“그런 말 하지 마요, 안나.”


말을 끊은 크리스토프는 안나를 품에 꼬옥 안아주었다.


“전에 내가 말했잖아요, 안나야 말로 이 나라의 왕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요. 얼어붙은 아렌델을 녹이고 바위거인들을 데려와 댐을 부수게 한 사람이 누군데요? 또 시내 빵집 아주머니랑 양복점 아저씨 이름에 구두장이집 아이 이름까지 하나하나 기억하는 국왕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어요? 아렌델을 이토록 사랑하고 또 두 번이나 위기에서 구한 사람은 아마 당신이 처음이 마지막일 거예요. 솔직히, 나야말로 안나의 곁에 있을 자격이 있나 싶다니까요.”


“정말...당신 없었으면 어떻게 버텼을까 싶다니까.”


거짓 하나 없이 든든하게 치켜세워주는 따스한 말에 상심에 잠겼던 안나의 표정이 조금이나마 부드럽게 풀렸다.



끼이익-



느닷없이 방의 문이 열렸지만 안나와 크리스토프는 전혀 놀라지 않고 방문객을 맞이했다.


지금 문고리가 열리는 소리는 두 사람에게 익숙한 소리였다.


“안나! 크리스토프! 둘 다 여기 있었구나.”


“그러고 보니 하루 종일 어디 가 있었던 거니, 올라프?”


“나야 뭐 요즘 왕궁 도서관에서 책에 푹 빠져 있지! 너무나 재밌는 것들 천지라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단 말이야.”


“말하는 눈사람에 이어 하루 종일 책 읽는 눈사람이라....새삼스레 신기하긴 하네요.”


“뭐 어때요. 어쩌면 올라프가 우리보다 기억력이 훨씬 더 좋을 수도 있을 걸요?”


“저기 말이야, 내가 아주 재밌는 신문을 하나 가져왔는데 한 번 읽어볼래?”


올라프는 쫄랑쫄랑 소파 위에 올라와 가져온 신문지를 좌르륵 펼쳤다.


“어디 보자. 흐음...그레이트 위즐튼에서 모두가 즐기는 ‘그랜드 투어’ 라? 분명 예전에 들어본 적이 있어. 아마 왕족이나 귀족의 자제들이 교육을 목적으로 떠난 여행을 말하는 거일 거야.”


“맞아! 그런데 요즘 위즐튼에서는 그런 거 딱히 상관없이 돈 많은 사람들이 배를 타고 세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견문을 넓히고 있데. 특히 고대 유물을 탐방하기 위해 이집트라던가 아라비아인가 그 모래로 뒤덮였다는 동네로 많이 간다 하더라구.”


여름으로 가득한 세상에 흥이 잔뜩 생겼는지 올라프의 눈망울이 더욱 또랑또랑해졌다.


“그레이트는 무슨...어 잠깐만 이집트? 그 미라가 묻혀있다는 그 곳인가?”


평소 책이라면 질색을 하는 크리스토프도 방금 올라프가 한 말에 귀가 솔깃했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다가왔다.


“응응, 바로 거기야.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 부자라서 그런지 귀중한 유물이면 그 자리에서 큰 돈 주고 사들이기도 하고 다른 기념품도 산데! 그리고 여러 가지 향신료나 과일, 먹을 것도 잔뜩 사서 그 지역 사람들도 장사가 잘 되니까 기뻐한다는 내용이야. 그러니까 안나! 크리스토프! 우리도 나중에 이 그랜드 투어인가 한 번 가보면 안 될까? 물론 스벤도 함께지! 거기선 낙타라고 해서 등에 혹이 난 동물을 타고 다닌다는데 우리는 스벤을 데리고 가서 썰매를 타면 되지 않을까?.”


나뭇가지 손을 활짝 펴면서 웃는 올라프의 모습은 그야말로 행복한 눈사람 그 자체였다.


“거긴 너무 더워서 스벤을 데리고 가면 쪄 죽고 말걸? 그나저나 생각해보면 우리도 꽤나 훌륭한 장소 가지고 있지 않아?”


“우리도?? 설마 크리스토프 너 얼음 캐는 그 곳 말하려는 건 아니지? 흐응- ”


올라프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크리스토프를 쏘아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2년 전에 크리스토프가 재밌는 곳에 데려다 주겠다며 올라프와 함께 스벤을 타고 도착한 장소가 기껏해야 얼음 캐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올라프는 크리스토프가 썰은 얼음을 실컷 썰매에 실어 나르면서 ‘노동’의 개념이 뭔지를 태어나서 처음으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는 크리스토프의 권유를 받지 않으리라 속으로 굳게 다짐했다.


“그 땐 미안했다니까...아무튼, 너도 잘 알거 아냐 올라프. 북쪽 산에 떡하니 세워진 얼음성! 그거야말로 인간이 만든 건축과 예술의 극치라구. 이 세상 최고의 예술품을 꼽으라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뽑을 거야.”


이제는 크리스토프가 올라프마냥 두 팔을 쩍하니 벌리면서 말했다.


“놉놉놉, 거긴 마시멜로랑 내 동생들 전용공간이라구? 아무나 올 수 있는 곳이 아니야. 안나, 너도 저 얼음에만 미친 남자에게 뭐라고 말 좀...안나?”


아까부터 말이 없던 안나는 홀로 무언가를 계속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랜드 투어....얼음성....관광?! 바로 그거야!!!


갑자기 손뼉을 딱 치며 안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깜짝이야! 뭐예요 안나, 갑자기?”


“관광이요 관광! 크리스토프, 어쩌면 아렌델 주머니를 좀 불릴 수 있을지도 몰라요!”


방금까지 드리웠던 근심 가득한 안나의 얼굴은 어느새 공주시절 재밌는 놀잇거리를 떠올리던 때의 표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크리스토프는 다시 활력을 찾은 연인의 모습에 안심하면서도 당최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네?? 갑자기 무슨 소리인지 전혀 이해가-”


“아무래도 오늘 밤은 좀 늦게 자야 할 것 같아요. 먼저 가서 자요 내 사랑. 내일 봐요!”


안나는 뭐라 대답하려는 크리스토프의 볼에 입을 맞추고는 곧바로 방문을 열고 허겁지겁 나갔다.


남겨진 금발사내와 눈사람은 그저 닫혀진 방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저기, 크리스토프. 방금 안나가 말한 아렌델 주머니 불린다는 게 뭔 말이야?”


“.....알면 내가 이러고 있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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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요약


1. 엘사랑 안나랑 말싸움함

2. 아렌델 재정 노답

3. 관광산업으로 국고 좀 채우려는 안나



그런데 조세 수취를 저런 방식으로 할 수 있나? 내가 썼다지만 너무 말이 안되는 거 같은데...

세잘알들 설명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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