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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바라는 것1모바일에서 작성

소설 엘-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3.30 23: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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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소리 없는 적막함이 주위를 지배하는 넓은 홀의 가운데 한 소녀가 흐린 빛을 발하는 왕좌에 앉아있었다. 붉은 머리의 소녀는 눈을 감고 느리게 왕좌의 손잡이를 만지작거렸다. 소녀가 눈을 뜨자 눈에서 푸른 빛이 일렁이며 새어나왔다. 아무도 없는 홀이 소녀의 눈에는 사람으로 웅성이며 즐거이 담소를 나누는 장소로 보였다. 따듯한 공기와 달콤한 향기. 소녀의 눈이 가늘어졌다.

하아...

소녀는 두 주먹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자신이 언제나 상상하는 그 풍경. 사람들의 온기와 생기를 느낄 수 있는 미래. 그 미래를 위해서 자신은...

미안해 언니.

소녀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번졌다. 소녀는 왕좌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밖에는 금발의 젊은 집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안나 공주님.

안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집사는 말없이 안나의 몸에 그녀의ㅐ 망토를 둘러주었다. 밖의 공기는 싸늘했다. 둘의 입김이 검은 공기속으로 흩어져나갔다. 집사는 안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안나가 밤마다 나와 저 왕좌에 앉아있다가 돌아오는 행동이 벌써 세 달째였다. 처음에는 단순한 산책이라고 생각했지만...

크리스토프. 쓸데없는 생각하지마.

안나의 목소리가 상념에 빠진 크리스토프를 깨웠다. 안나는 어느새 돌아서서 크리스토프를 바라보고 있었다. 흔들리는 붉은 머리가 차가운 밤 공기와 대비되어 타오르는 불꽃처럼 느껴졌다. 크리스토프는 씁쓸히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자신은 그런 불꽃이 쏟아내는 화려한 아름다움에 반해 설사 그 앞에 죽음이 있다해도 뒤따르는 불나방에 불과했다. 안나는 그런 크리스토프를 살짝 흔들리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다시 걷기 시작한 둘은 안나의 방에 도착했다. 안나가 문을 열고 방에 들어가려는 순간 크리스토프의 입이 열렸다.

공주님. 내일이 바로 대관식입니다.

안나의 고개가 휙 돌아가며 크리스토프를 바라보았다. 푸른 물빛의 눈동자가 내보이는 강렬한 기운에 크리스토프는 압도되어 시선을 피했다.

걱정마. 준비는 모두 되어있으니까.

언니를 몰락시킬 그 비밀을 까발릴 준비가. 안나는 목 아래로 뒷 말을 삼켰다. 크리스토프는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는 돌아서 자신이 머무르는 곳으로 향했다. 안나는 방문을 닫고 잠갔다. 철컥 하는 소리가 어지러운 안나의 마음을 약간 가라앉혀 주었다. 안나는 창가로 다가갔다. 여름밤임에도 공기가 싸늘했다. 안나는 그 이유를 잘 알고있었다. 자신의 언니인 엘사. 그녀가 조절하지 못하는 냉기가 아렌델을 휘감고 있었다. 나의 사랑하는 언니... 안나의 눈이 천천히 감겼다. 그녀의 검게 변한 시야에 밝게 웃는 엘사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곧 그 모습은 사라지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안나를 바라보는 엘사가 생겨났다. 고개를 휘저어 그 모습을 흩어버린 안나는 침대에 누워 한참동안이나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스르륵 눈꺼풀이 내려왔다. 똑똑똑. 안나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밝은 햇빛이 비쳐드는 아침이었다.

공주님. 준비하실 시간입니다. 곧 성문이 열릴 시간입니다.

크리스토프의 목소리에 안나는 방 구석에 걸린 자신의 드레스를 바라보았다. 드디어 그 날이로구나. 안나는 비쭉 입꼬리를 올렸다.

기다려. 곧 나갈테니.

잠시 후 안나가 방문을 열자 크리스토프가 안나에게 인사했다. 안나는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시간은 얼마나 남았지?

두 시간 정도입니다. 그런데...

크리스토프가 말 끝을 흐리자 안나는 코 끝을 찡그렸다. 또? 그들을 만나는 것은 매우 불쾌한 시간이었다. 엘사를 끌어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대신 자신들이 아렌델의 부를 거머쥐려는 탐욕스러운 버러지들. 그러나 자신에겐 그들이 필요했다.

안내해.

예. 크리스토프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고 어딘가로 걷기 시작했다. 안나는 그 뒤를 따라 걸어갔다. 왕궁 한 구석의 조그마한 문. 하인들이 식료품을 들여오는 통로였다. 크리스토프와 안나는 그 문을 통해 왕궁 바깥으로 나왔다. 그곳에는 아렌델의 신하들이 모여 있었다.

안나 공주님을 뵈옵니다.

그 중 한 명이 걸어나와 인사했다. 안나는오만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왜 나를 만나자고 한 거지?

안나의 물음에 신하는 두 손을 비비며
씨익 웃었다.

약속하신 바를 지키시겠다는 것을 확언받으려고 합니다.

신하의 말에 안나의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며 안나는 위협적으로 말했다.

감히 나를 의심하는 건가? 아렌델의 왕이 될 나를?

신하는 한걸음 뒤로 물러났지만 그의 능글맞은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물론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혹시라는 것이 있기에...

안나는 그의 말을 끊으며 답했다.

좋다. 내가 왕위에 오른다면 너희에게 아렌델의 상권의 절반을 주마. 되었나?

안나의 날카로운 말투에도 불구하고 신하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다시 인사를 한 신하는 다른 이들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안나의 얼굴은 여전히 차갑게 변해있었다. 크리스토프는 그런 안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개자식들. 안나는 나직하게 욕설을 내뱉었다. 저들의 탐욕에 찌들은 눈빛은 정말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역겨웠다.

가자 크리스토프. 성문을 열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계획을 확인해보자.


엘사는 방에 걸린 아버지의 그림을 보았다. 대관식을 하는 모습이 그려진 그림이었다. 엘사는 자신 앞에 놓인 그릇과 촛대를 보며 장갑을  벗었다. 엘사는 그릇과 촛대를 집어들고 앞을 보았다. 아버지... 그러나 두 물건은 그녀의 기대를 배신하고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엘사는 탁자에 던지듯이 내려놓았다. 아렌델의 여왕 엘사. 엘사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과연 내가 이 짐을 감당할 수 있을까? 이런 위험한 힘을 가진 내가? 엘사의 마음 속 한구석에서 의문이 솟아올랐다. 그와 함께 장갑에 서리가 끼며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내었다. 엘사는 눈을 질끈 감았다. 감춰. 느끼지 마. 냉기가 스러지고 엘사는 다시 눈을 떠 창 밖을 바라보았다. 엘사의 손은 무의식 중에 떨리고 있었다. 엘사는 뒤돌아 방의 문을 열었다.

경비병들에게 성문을 열라 하라.

시녀들은 고개를 숙이고 총총 걸어 사라졌다. 엘사는 그들의 뒷모습을 착잡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차라리 안나가 왕이 된다면 나았을까? 내가 가진 이 힘은...

폐하.

뚱뚱한 체격의 집사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엘사는 카이를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카이는 살짝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폐하. 괜찮으십니까?

물론이야. 왜?

카이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폐하의 표정이... 카이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엘사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 비친 엘사는 마치 상처받기를 두려워하는 작은 아기고양이 같았다. 공격적이지만 여리디여린.

가자.

엘사는 짧게 말하고 대관식장으로 향했다. 카이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그 뒤를 따랐다.
댕그렁. 댕그렁. 대관식의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엘사는 대관식장에 입장했다. 하객들은 그녀의 미모와 기품에 모두 감탄하며 탄성을 질렀다. 안나조차 엘사의 모습에 놀란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엘사에겐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것은 어서 대관식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설갤에서는 안뜨더라

여기서도 그럴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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