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정말 오랜만에 왔다.

어제 급하게 수원에서 음반 공수하는 바람에 6명 다 준비할 수가 없었어. 아쉽지만 아쉬운 대로 일단 생소한 음악들이라서

카페에 앉아서 1시간 넘게 각 음반 조금씩 다 감상하면서 감상평이랑 소개 편지 하나하나 다 적었어.

그거 챙겨 넣고 팬싸 행.

그런데 여기서 일이 생기기 시작했어. 찍덕 분이 나와 자리를 바꾸자고 해서 바꿨는데

옆에 여성 분이 여자친구가 등장하자마자 엉엉 우시는 거야.

당황해서 울지 말라고 힘내라고 눈물 말리려고 옆에서 열심히 손 부채질 했어.

이후 물어보니 도쿄에서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오신 분이더라고. 엄지 팬에. 한국말은 많이 서투르시고

이거저거 대화하면서 서툰 일본말로 몇 마디 응원하는데

엄지가 아라레 레전드를 시전하자

다시 우시기 시작 ㅠㅠ

다시 보듬어 드리고 몇 마디 더 나누다가 차례가 되어서 나가는데

그 기다리는 와중에도 우셔서 옆에서 간바레! 파이팅! 외치고 달래드렸어.

그리고 팬싸가 시작되었지.

으나 : (나 따라하며) 파이팅!

나 : 안녕하세요!

으나 : 안녕하세요!

나 : (어보버버버버버)

으나 : (싸인하는 중)

나 : 아 이거 선물이에요. 많이 낯선 음반인데 제가 그래서 설명 담은 편지를 썼어요

으나 : 오 고마워요

(앞에 비눗방울 나오는 기계를 받았는데 그거 써 보다 그게 음반에 묻음)

으나 : 어머 이름이 안 써졌다!! 미아내요 ㅠㅠ

나 : 아이~ 괜찮아요~~~ㅋㅋ

으나 : 아 그런데 저 여성 분이랑 무슨 사이에요?

나 : 아 우시길래 다독여 드렸어요. 오늘 처음 봤어요.

으나 : 으으응?

나 : 아 그리고 그 으나는 본인이 귀엽다고 생각해요? 섹시하다고 생각해요?

으나 : (으으음…) 둘 다? 둘 다요.

나 : 아… 난제군요…

(이후 하이파이브 두 번)

으나 : 아 이거 챙겨가요~~ (이름표 전해줌)

(으나는 내게 나이도 묻지 않고 오빠라 적었다. 이게 큰 그림으로…)


나 : 안녕하세요!

엄지 : 안녕하세요!

나 : 어우 떨려~ 아 엄지 양 미안해요. 내가 음반을 다 준비 못 했어요 ㅠㅠ

엄지 : 아아…

나 : 엄지 양은 어떤 음악 좋아해요?

엄지 : 애니메이션 음악 좋아해요! 그리고 악기 하나로 곡울 이끌어 가는 곡이 좋더라고요.

나 : 아~ 그런 곡 (아까 으나 준) 저 음반에 있는데…

엄지 : 그거 뽑아 들으면 되죠~ ㅋ

나 : 아… ㅎㅎ......

(이후 하이파이브 후 빠이빠이)

전에

엄지 : 아 이거 챙겨가요 (또 이름표 생략할 뻔)


(인사 생략)

나 : 아 신비 양 그그그 쇼챔 1등 할 때 기억나요?

신비 : 으으음?

나 : 그때 신비 양이 1등 했다고 펄쩍펄쩍 신나했잖아요~

신비 : 네

나 : 그때 저 그거 보고 같이 응원하다 슬로건이 거슬려서 접고서 펄쩍펄쩍 했는데 그게 카메라에 잡혔어
요.


신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거 보고 친구 녀석이 전화해서 잘 살고 있다고 하더군요

신비 : 에이~ 아 뭐 그럴 수 이찌~ 그럴 수 있어요~ 히히히히

둘 다 히히히히

나 : 그래도 그렇게 신~난 게 좋아요! ㅋㅋㅋ

신비 : 그쵸~ (하이파이브 후) 잘 가요~



(지금까지 그 누구도 내 나이 안 묻고 오빠라 했다.)


나 : 우리 믿기지 않지만 동갑이에요.

예린 : 에에… (묘한 표정)

나 : ㅎ..... 아 그 음악 선물이에요~ 이거 노랑색이지만~ 음반이에요 ㅎ.....

예린 : 아아~

[이 말 하지 말았어야 했다. 노랑색이랑 상관 없이 구매한 건데… 예린이 노랑색에 피곤함을 느끼는 것 같았어. 갤러들 선물 살 일 있으면 고려해볼 것.]

나 : 이거 퍼렐 윌리암스 음악인데 누군지 알아요~?

예린 : 아~ 몰라요…

나 : 괜찮아요 ㅎ 이거 댄스 음악이니까 즐겁게 들으면 되요.

예린 : 아 그래도 제가 댄스??라서 댄스 음악 웬만하면 알아요 ㅎ (단어를 못 들음)

나 : 헤헤 그 펑키함이 댄스는 좋죠 ㅎ

예린 : 그쵸~


(이제 큰 그림이 다 터진다.)

소정이에게 갔는데 소정이랑 인사하고

옆에 일본인 분이 또 울먹이길랴

유주랑 같이 달래줌.

소정 : (궁금한 표정으로) 아는 사이에요????

나 : 아뇨. 오늘 처음 봤는데 우셔서 계속 달래드렸어요 ㅎ

소정 : 우와… (아무래도 대기할 때 달래는 모습부터 본 듯?)

(싸인 중)

소정 : ㅇㅇ 오빠죠?

나 : (덤덤) 저 예린이랑 동갑이에요.

소정 : (놀람) 에에에에애???

나 : 괜찮아요. 후배들도 제 나이 답을 못 하고 머뭇거렸어요 ㅎㅎ (덤덤)

소정 : (갑자기 마이크를 쥐고) 제가 웬만하면 젊게 말씀드리는데… (당황한 듯 말 빠르게) blahblah

나 : 헤헤헤힣헤 (소정이가 그저 좋음)

나 : 이거 선물이에요. 낯선 음악이라 편지로 설명도 했어요. 그런데 '이상은' 알아요?

소정 : 아뇨 몰라요 ㅎ

나 : 괜찮아요 ㅎ 즐겁게 들으면 그만이에요 ㅋ

(하이파이브 후 안녕~)



(ㄸㅏ스한 유주 ㅠㅠ)

유주 : 아 나이가 몇 살이세요?

나 : 21요.

유주 : 아아~ 그렇군요. 오빠 인디 가수 같아요 ㅎㅎ

나 : 저 같은 사람 홍대에 가면 많죠 ㅎㅎㅎ

유주 : 헤헤

나 : 아 이거 제가 유주 양이 카펜터스 음악 부른 거 듣고서 이런 올드 음악을 어떨까 생각이 나서 챙겼어요. 1971년 음악인데

(유주 음반 유심히 관찰)

제가 낯설까봐 편지도 넣고 좋은 트랙도 몇 개 골랐어요.

유주 : 어머 정말 고마워요. 사실 이렇게 음악을 찾아 듣기가 쉽지 않아요. 이렇게 선물해줘서 고마워요. 좋은 음악 알려줘서 고마워요 ㅎㅎㅎ

나 : 뭘요~ ㅎ

유주 : 아 오빠 이름이 뭐에요?

나 : ㅇㅇㅇ이요.

유주 : ㅇㅇ 오빠 ㅎㅎ. 내가 다음 번에 보면 꼭 기억할게요 :)

(슬슬 일어남)

유주 : 잘 가요 오빠~~

나 : ㅎㅎ 팔 얼른 나아요~ 건강이 최고에요 ㅋ

유주 : 알았어요~ 다음에 또 봐요 :)







말 많은 성격과 나름 친화력 좋은 게 더해져서

첫 팬싸치고 어버버 거의 없이 마무리했어.

다만 소원이의 경우 변수가 발생해서 대화는 많이 했으나 하고픈 이야기는 못 했던 듯 ㅎ 그래도 소워니가 좋습니다 ㅋㅋㅋㅋㅋ

예린이는 미안하다. 노랑색 이야기에 피곤해 보였는데 내가 마음에도 없던 쓸데 없는 소리를 해서 괜히 지루하게 한 게 아닐까 ㅠㅠ


그 이후 그 일본 분이랑 다시 대화하다가

한두 개 질문 들었어. 나중에 남친 생기면 뭘할 거냐는 질문에 '그냥 버디랑 데이트' 라고 적은 맴버가 있었는데 신비였나 가물가물해.

일본 음식 제일 좋은 거 고르라니 다 고른 맴버도 있고.

다만 일본 분이 너무 많이 우셔서 제대로 질문도 못 하심 ㅠㅠ


(오늘 고나리 생각보다 많았는데

이상하게도 나는 고나리 단 한 마디도 못 들어봄.)




다 끝나고 벌레 소동이 있었어 ㅋㅋㅋㅋ 나는 잘 못 봤는디

엄지가 어제였나? 연습하는데 서랍에서 바퀴벌레 사체가 발견되었다고… 으나 벌레 인형에 격하게 반감 ㅋㅋㅋㅋ

예린이가 소정이 놀리다 소정이 발끈! ㅋㅋㅋㅋ

다 정리하고 일어서는데 소정이

'wake up in the morning  feeling like P Diddy'

하며 일어나고

맴버들이 안 일어서자

'야 일어서자고'

그런데 팬 한 분 'Stand up! stand up!'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지 아라레 앵콜도 했어.

그 오늘 소정이 팬서비스 장난 아니었어.



셀카 하다가 갑자기 팬 폰을 쥐고

'오 이거 셀카 잘 나온다' 하고 그냥 한 방 찍음 ㅋㅋㅋㅋㅋ

그리고 셀카 후에 맴버들에게 전파 후에 폰 이름도 물어 봤어

노트 5. 그런데 그 폰이 그리도 좋나?

예린이 '노트 몇까지 나왔어요?'

일동 '7!'

예린이 : 아이폰은요?

어디선가 : 7!

그 이후 궁시렁궁시렁 앞에서 이야기 나온 거라 잘 못 들었어.

뭐가 가을에 나온다는데 그거 아이폰 7 이야기 같더라.

셀카에 영향을 받은 걸까

오늘 일찍 끝났다더니 추첨 더 하자고 소정이가 주장

팬 카메라에 맴버 하나 셀카 찍기 3명 더 추첨.

나는 다 해당 없었어. 그래도 박수 치고 즐거웠어 ㅎ

(셀카 선택 못 받은 맴버들끼리 껴앉음.)

지금 음반 들고 집 가는 길 되니까

20만 생각이 나는데

앞으로 갈지는 모르지만 (가능성은 낮겠지만)

그래도 오늘만은 만족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