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세일즈 외교에 나서 넷플릭스로부터 25억 달러(약 3조3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소식을 접한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넷플릭스에 투자'라고 착각해 "지금 해외에 투자할 때인가"라며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양이 의원은 곧장 글을 내렸지만 여권에서는 문제 제기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무조건 비난하고 보겠다는 못된 심보로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글을 올렸다"며 "공식 사과하라"고 했다. 양이 의원은 재차 글을 올려 "윤 대통령이 이미 결정된 투자 건으로 넷플릭스와 사진 찍으러 간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양이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넷플릭스에 3조3000억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나온다"며 "지금 해외에 투자할 때인가, 투자를 끌어와야 할 때 아닌가"라고 적었다. 윤 대통령의 '넷플릭스 투자 유치'를 '넷플릭스 투자'로 오인해 실언한 것이다.

그는 "국내 대기업들이 각국의 자국중심주의 법제화 국산화 비율 요구, 재생에너지 비중 등으로 국내 투자보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 투자하는 데다 해외 자본의 국내 투자가 줄어들어 국내 일자리가 유출되고 산업공동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런 때 난데 없이 넷플릭스 투자라니"라고 썼다.

그러면서 "한류바람을 얘기할 정도로 국내 콘텐트 산업이 해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데 대통령이 나서서 해외 OTT 기업 투자라니"라며 "생각 없이 퍼주기 할까봐 불안불안하다"고 언급했다.

양이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금세 삭제했다. 하지만 여당의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국회의원의 무게감을 생각할 때 '글삭튀'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공식적인 사과와 정정 게시글을 올려야 한다"고 했다.

장 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글 삭제하고 도망간 양이 의원을 찾는다. 쥐구멍에 숨었나"라고 비꼬며 이같이 썼다.

그는 "K-콘텐트 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투자 유치인데, 양이 의원은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글을 올렸다"며 "민주당 정치인들은 한미정상회담과 미국 국빈 방문에서 성과가 없기를 기도하고 있는 것 같다. 정치적 평가 이전에 너무 수준이 떨어져 국민들 보기 부끄럽다"고 꼬집었다.

이후 양이 의원은 또 다시 글을 올려 "넷플릭스가 우리나라 콘텐트 시장에 4년 간 3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한다"며 "거꾸로 오해했는데 다시 확인했다"고 정정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미 넷플릭스는 우리나라 콘텐트 시장에 작년에만 80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4년이면 얼추 3조3000억원이 된다"며 "윤 대통령은 이미 결정된 투자 건으로 넷플릭스와 사진 찍으러 간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