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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강정호, 황재균, 정훈 중에서 최종 승자인 이유, pdf

롯갤러(211.117) 2024.04.22 18: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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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30년 Ⅱ 거인, 그들의 이야기] <22> 정훈

입력 : 2012-10-30 10:10:05  수정 : 2012-11-01 07:05:23

"1군 첫 타석 때 삼진 당했지만 정말 가슴 벅찼죠"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수 정훈이 타석에서 다부지게 상대 투수를 노려보고 있다. 부산일보 DB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정훈은 한 번의 방출과 두 번의 신고선수를 거친 독특한 이력의 선수다. 그래서 그는 25세의 많지 않은 나이임에도 야구의 잔인함과 쓴맛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의 입에서 종종 나오는 "야구는 즐겁게 해야 합니다"라는 말이 누구보다 진실되게 들리는 이유다.

정훈의 야구 인생 시작은 칭찬 때문이었다. 양덕초등학교 시절 야구부의 훈련을 지켜보던 정훈은 "한번 쳐 보라"는 감독의 말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공은 잘 맞아 나갔다. "어릴 때 저는 칭찬에 약했던 것 같아요. 우연히 잘 맞은 공을 보고 감독이 '너처럼 잘하는 선수는 처음 본다. 너는 야구를 해야 한다'는 말에 집에 가서 바로 야구를 한다고 졸랐죠."

한 번의 방출·두 번의 신고선수
"제대로 즐기며 해 보자"며 재기
'2군 이대호' 별명처럼 활약 다짐


정훈의 어머니는 반대했지만 운동을 좋아하시는 아버지와 정훈의 고집으로 야구를 시작하게 됐다. 그러던 그에게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키우는 기회가 찾아왔다. 2000년 경남 마산에서 열렸던 프로야구 올스타전이었다. 정훈은 그 경기에서 배트보이를 했다. "정말 좋아서 죽는 줄 알았어요. 근데 막상 경기장에서 대스타들을 보니까 멍해져서 인사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나도 '언젠가 저기에 서야지'하고 어린 나이에 다짐하고 또 다짐했었어요."

하지만 그의 야구 인생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양덕초-마산동중-용마고를 거치는 동안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였지만 특색이 없었다."그때는 그냥 시합에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아무런 특색 없는 선수였던 것이죠." 결국 정훈은 어디에도 지명받지 못하고 2006년 현대 유니콘스의 신고선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신고선수로 시작한 프로생활은 힘들었다. 특히 그의 앞에는 강정호와 황재균이 가로막고 있었다. 두 선수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유명했고 또 상위 지명을 받은 만큼 프로에서 시작점이 달랐다. "매일 어떻게 하면 저 둘을 제치고 시합에 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그래서 자주 둘에게 밖에 나가서 놀자며 꾀어내기도 했죠". 하지만 결과는 신통찮았다. 2군에서 선발로 나가던 강정호와 황재균은 매일 안타를 펑펑 쳐댔지만 2군 시합에서 볼보이를 하던 정훈은 무기력하게 경기를 지켜봐야만 했다.

이대호가 일본 출국 전에 함께 찍은 모습. 정훈 제공

정훈은 1년 만에 결국 현대에서 방출됐다. 그 충격으로 정훈은 나태한 생활을 하게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군대를 지원했다. 가장 빠르게 입대하려다 보니 그가 선택한 것은 81㎜ 포병 지원입대였다. "81㎜ 포병은 포를 차량에 싣는 것이 아니라 들고 다녀요. 삼촌이 육군 원사셨는데 '무거운 포를 들고 다니면 어깨가 상해 야구를 다시하지 못하니 지원을 포기하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야구를 포기할 마음에 입대를 했다. 하지만 야구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가 없었다. 야구가 하고 싶어 미칠 것 같았다. 혼자서 돌멩이를 던지고, 삽을 들고 스윙도 해 봤다. 그것도 잠시, 군 생활에 적응하다 보니 야구는 점점 멀어졌다. 제대를 한 이후에도 야구보다는 취업에 더 신경을 썼다. 그것으로 야구는 끝인가 싶었다.

하지만 그와 야구의 인연은 질겼다. 제대 이후 정훈은 우연히 사회인 야구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아마추어들과 야구를 하니 당연히 잘할 수밖에 타석에 서기만 하면 홈런을 때려냈다.

"야구를 다시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운동을 했던 황재균과 강정호의 활약이 큰 자극이 됐다. "제대하고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넥센의 경기를 보러 갔어요. 넥센 유격수로 강정호가 서 있고 롯데 3루수로 황재균이 서 있는 모습을 봤어요. 같이 운동하던 선수들인데 정말 멋있어 보였습니다. 관중석에 있는 내 모습이 얼마나 초라해 보이던지…. 한번 해 보자는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야구를 다시 시작하기로 한 정훈은 초등학교 감독님의 도움으로 모교인 마산 양덕초등에서 잠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됐다. 그러던 중 그에게 선수로서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고등학교 은사의 도움으로 모교인 용마고 박동수 감독을 만난 것이다.

박 감독과의 대화는 간단했다. "야구 할 거야?" "잘 모르겠습니다." "할 거야 말 거야?" "…꼭 하고 싶습니다." "그럼 내일부터 9시까지 나와." 이말 한마디로 그는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그땐 정말 죽을 만큼 열심히 했어요. 그리고 재밌게 했습니다."

정훈은 박 감독의 도움으로 두 번째 신고선수 생활을 롯데에서 시작하게 됐다. 그는 마음부터 다잡았다. "언제든 방출될 수 있는 것이 신고선수의 운명이니만큼 어차피 잘릴 거 한번 제대로 즐기면서 해 보자는 생각으로 부딪쳤습니다."
정훈이 휴일 편안한 복장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정훈 제공

즐기기 시작한 그에게 운이 따르기 시작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2군 시합을 볼 때마다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로이스터 감독 앞에서 7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로이스터 감독의 눈에 든 그는 박기혁과 김민성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1군으로 올라가게 됐다.

그는 처음 1군 타석에 들어설 때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했다. 2010년 4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그는 1군 첫 타석을 삼진으로 걸어나왔지만 가슴이 벅찰 정도로 감동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정훈은 힘들 때마다 아버지의 눈물을 떠올린다. "현대에서 방출되던 날 아버지의 눈물을 처음 봤어요. 요즘은 1군에서 제가 나올 때마다 좋아하시면서 힘이 되어 주십니다. 초심을 잃지 말라는 아버지의 조언을 항상 가슴에 담아두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그의 별명은 '2군 이대호'다. 1군에서도 양승호 감독은 "정훈은 한 방이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특징 없는 야구 선수가 싫었던 그는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내야수를 꿈꾼다. 그래서 2군 이대호라는 별명이 싫지만은 않다. 문제는 이대호다. "대호 형이 절대로 2군 이대호를 인정을 안 해 줘요. 2군에서 자기는 방망이를 거꾸로 잡고도 3할은 치겠대요. 농담인데 가끔은 진짜 할 수 있을 것 같아 도전의식을 느끼죠. 언젠가 대호 형이 인정하는 공격력을 가진 내야수로 거듭나 보이겠습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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