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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돌아와, 마주하다 - 3 - (3)

노답인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8.14 19:48:15
조회 30 추천 2 댓글 0

 *      *      *      *      *      *

 낡아빠진 옛 학원 건물은 격납고로부터 조금 떨어진 변두리에 있었다.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게 오래 되었는지, 그곳은 먼지 냄새가 났으며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난다.

 “구교사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요! 함부로 들어와선 안된다구요!”
 
 “뭐야. 너희, 선도부야?”

 아우성치는 소리에 소리나는 복도를 앞서 걸어가던 치사토가 말한다..

 “전차도부에 선도부가 있다니, 넌센스네.”

 “넌센스라뇨! 그러는 선배님이 하는 짓이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자신이 다니던 시절에 선도부와 전차도부의 사이는 쫓고 쫓기는 사이였으니까.
 전차를 몰다 화단을 망쳐놓는다거나, 울타리를 들이받고 도망친다던가. 일부러 교사가 있는 방향으로 공포를 발사해 한바탕 놀라게 만든다던가.
 뭔가 심심할 때쯤 말썽을 피우면 선도부가 범인을 색출해내기 위해 쫓아오는 관계였다.

 “지금 당장 학원에 알리겠어요!”

 “저 애 좀 붙잡고 있어줄래?”

 “예! 알겠습니다!”

 “잠깐, 이거 놔우웁웁─”

 “소도코, 가만히 있어.”

 유카리와 마코가 달려들어 입을 틀어막고서야 잦아드는 소도코의 소리.

 열쇠뭉치가 있느냐는 물음에 하나는 무엇을 떠올려내었다.
 바로 얼마 전, 옛 전차도부의 물건들을 뒤지던 중 발견한 오래된 열쇠들. 그걸 받아든 치사토가 말없이 발걸음을 나서자 소녀들은 그녀의 뒤를 따랐다.

 “저기, 치사토 씨. 여긴 뭐하는 곳인가요?”
 
 “잠깐만─.”
 
 그렇게 도착한 곳이 바로 버려져있던 옛 건물이었다.
 발을 뗄 때마다 나무로 된 복도에서 삐거덕 소리가 나는 곳.
 그곳의 문 하나의 앞에 이르른 치사토가 열쇠뭉치를 뒤적거리더니, 문의 열쇠 구멍에 넣었다 빼었다를 반복한다.

 맞는 열쇠를 찾는 움직임.
 미호는 옛 선배가 왜 갑자기 이곳으로 향했는지 궁금했으나, 그녀가 잠깐 기다려보라며 맞는 열쇠를 찾는데 열중해있음을 깨닫곤 가만히 지켜보았다.

 마침내 열쇠들 중 맞는 것이 있었는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던 자물쇠가 돌아갔다.
 그리고 낡아빠진 문이 열렸다.
 안쪽으로부터 먼지묵은내 나는 공기가 흘러나온다.

 문 안쪽, 모두의 눈 안에 들어오는 현판의 글씨.

 『오아라이 학원 전차도부.』

 “여기가 옛날 부실이구나!”

 “엄청 넓어!”

 삐거덕거리는 소리, 먼지 냄새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소녀들은 탄성을 내지르며 열린 문 안으로 들어왔다.
 책상, 소파, 의자, 풍로, 전차도에 관한 서적, 그 외의 잡다한 물건들.
 없는 것 빼고 있을 건 전부 다 갖춰진 옛 전차도부 부실의 존재가 내심 부러우면서 신기해하는 반응이었다.

 “…….”

 미호는 벽에 걸려있는 액자를 살피고 있다.
 격납고의 전차들 앞에 늘어선 여학생들의 단체 사진들이었다.

 “찾았다.”

 그때 치사토로부터 들려온 목소리.

 부실 구석의 커다란 캐비닛 문에 열쇠를 맞춰가던 그녀가 마침내 그 문을 열어낸 것이다.
 캐비닛 안에는 있는 것은 검은 덮개에 덮여진 무엇인지 모를 것.
 치사토가 그것을 잡아당기자 덮개가 벗겨지며 쌓여있던 먼지를 흩날렸고
 
 “아아앗─ 그, 그건!”

 모습을 드러낸 무언가에 유카리로부터 비명에 가까운 탄성이 터져 나왔다.

 “뭐야, 뭐야?”

 “장난감이야?”

 “귀여워!”

 덮개가 벗겨지고 모습을 드러낸 것은 전차에서 포탑부분만을 뚝 떼어낸 외양을 무언가.

 “골리아트─!!”

 어린 시절 꿈에도 그렸던 동경의 대상이 그곳에 있었다.
 
 “받으렴.”

 “거기다 무선식!”

 눈을 빛내며 달려든 유카리에게 치사토가 건네는 것은 마찬가지로 캐비닛 안에 들어있던 무선 컨트롤러.
 옛 기억 속 물건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사실에 치사토도 내심 놀랬다.
 분명 이것도 처분해버렸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손 좀 보면 움직일 거야.”

 “감사합니다, 엔도 공! 감사합니다! 야호!”

 컨트롤러를 품에 끌어안고 고개를 꾸벅여대는 유카리.
 풍성한 그 머리카락이 헝클어져 흩날렸다. 무심코 손을 댈 뻔했다.
 
 “이건 깃발이죠?”

 “그래, 친선경기나 대회에 나갈 때 갖고나가곤 했지.”

 “여기, 만화책이 가득 있어.”

 “정말!”

 20년 만에 발길이 닿은 옛 부실은 여기저기, 전차도부 부원들의 손길을 타기 시작했다.
 치사토는 그 광경을 가만히 둘러보았다.

 “전차도부의 마지막 선배들이 졸업하면서 찍은 기념사진이야.”

 그리고 벽에 걸린 사진을 찬찬히 훑고 있는 미호에게 말한다.

 “가운데 서있는 사람이 대장이었던 아야카 선배. 무척 친절한 사람이었어. 너희가 타는 4호 전차를 몰았던 사람이고.”

 “치사토 씨도 여기 있나요?”

 묻는 말에 그녀는 대답대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사진의 한곳을 가리켰다.
 그곳엔 3호 돌격포 위에 앉아 웃고 있는 소녀가 한명 있다.
 치사토의 모습과 비교해본다. 그녀의 얼굴에는 사진 속 소녀의 모습이 깃들어있었다.

 “이리 와볼래?”

 “예?”

 치사토의 손길이 미호를 이끌었다.
 이끈 곳은 창문을 바로 뒤에 등진 책상 앞.
 손수건을 꺼내어 그 책상 앞, 나무의자 위 먼지를 말끔히 털어내던 치사토가 입을 연다.

 “오아라이 전차도부 대장들이 앉던 자리야.”

 “…….”

 “앉아보렴.”

 “예에?”

 “먼지 때문에 그래?”

 “아, 아니에요.”

 자신이 앉아도 되는 것인지 미호는 망설였다.
 하지만 망설임을 거두고 정성스레 닦아낸 나무의자 위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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