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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핫산] 마지막 열병식 上

로즈힙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9.27 23:57:13
조회 492 추천 3 댓글 1

한번도 소설같은거 써보지 않은 똥손이라 모자란 솜씨로 끄적여본다.


참고로 피떡인지랑 세계관이 다르다. 그리고 고증같은것도 안지킨 부분이 많으니 이 부분 양해하기 바란다.












비가 처량하게 내리는 바다 한가운데에 유령선같이 떠있는 세인트글로리아나 여학원의 학원함


한때 행복과 활기가 넘치던 학원함은 경기가 끝난후 마치 버려진 도시와 같이 황량하게 변해버렸다.


학교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기쁨에너지가 넘치던 아이들은 어느새 만기 저기압이 되어 마치 시체와 같이 힘없이 학교를 전전할 뿐이었다.


그런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도 창밖에 핏줄기와 같이 흘러내리는 빗물의 모습을 음미하며 홍차를 즐기는 다즐링. 분명 가볍게 미소짓고 있는듯하지만 어째 그녀 역시 썩 유쾌하진 않은 듯하다.


그녀 옆에는 풍성한 금발머리와 커다란 리본으로 장식한 아삼이 흔들의자에 앉아 반쯤 눈을 감은 채 반대편의 화로에 몸을 덥히고 있었다. 리본이 힘없이 축 늘어져있는 것으로 보아 아삼 역시 이번 대회를 그렇게 유쾌하게 즐기진 못한 듯하다.


오렌지페코가 조용히 들어와 아삼의 손에 힘없이 쥐어진 찻잔에 홍차를 따라주는 페코. 그러나 찻잔에 따라진 붉은 홍차를 보자마자 갑자기 발작하듯이 성급히 홍차를 바닥에 흩뿌려버리는 아삼


"페코 너임마! 녹차로 끓여오라고 했지! 몇번을 말해!"


동공이 반쯤 풀린채 무섭게 울려퍼지는 아삼의 음성은 세인트글로리아나 학생들로서의 기품과는 거리가 멀었다. 페코는 그런 아삼의 모습에 움찔하더니


"아, 죄송합니다!"


하곤 황급히 나가버리고 만다. 아삼은 흥분했는지 얼굴이 달아오르며 씩씩거리더니 이내 무릎에 머리를 파묻고 흐느끼기 시작한다.


"시발..... 진짜 이젠 빨간색만 봐도 진절머리가 날거같아..... 정말 나..... 이대로 괜찮은걸까......"


"그래서 이런 격언이 있잖아. 시간이 약이라고. 다 지나가면 잊혀지고 정상으로 돌아올거야."


아삼의 하소연에 돌아온 것은 옛버릇을 버리지 못한 다즐링의 뜬구름잡는 격언질뿐이였다. 아삼은 이제 인내심에 바닥이 들어났다.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이내 다즐링의 멱살을 잡고 절규하는 아삼.


"이새끼가 보자보자하니까 뒤지고 싶어서 환장했냐? 손에 피 안묻히고 오더질만 하니까 아주 한가하시지? 니도 한번 포수 해봤어봐. 전차에 한발 한발 박힐때마다 거기서 쏟아지는 피와 살점들은 너는 보았니? 정말..... 매일마다 난 항상 떠올려! 정말 죽고 싶다고. 넌 꼴에 전차장이라고 한가하게 앉아서 홍차만 마시고 있으니까 모르지? 임마 너도 한번 죽어봐!!"


초점이 흐려진 채 다즐링의 목을 세게 조이기 시작하는 아삼. 처음엔 여유롭던 다즐링도 정작 생명에 위협을 느끼자 기겁한 표정으로 아삼을 밀쳐내려 한 바로 그 때였다.


"다즐링님! 정말 큰일났어요! 빨리요!!"


루크리리였다. 한쪽으로 땋은 갈색 머리가 은은하게 화로 불빛을 반사하며 빛나고 있었다. 아삼의 강박적인 목조름도 일단은 멈춘듯하다.


"뭔일인데, 말해봐."


아삼의 딱딱하고 사무적인 말투가 루크리리를 반겼다.


"저.... 그게......."


"무슨일인데?"


다즐링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루크리리를 쳐다봤다. 루크리리는 크게 한숨을 쉬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 박물관에 전시된 크롬웰 순항전차 있잖아요.... 얼그레이 선배님께서 기증하신거......"


"그래, 그게 왜?"


"그게 지금 없어졌어요...."


"뭐라고? 없어졌다고?"


"그.....그게.......그........"


"임마, 얼버부리지 말고 똑바로 말해. 누가 가져간거야?"


무섭게 삿대질을 하며 신경질을 내는 아삼. 루크리리는 그만 고개를 푹 숙인 채 풀이 죽고 말았다.


"로즈힙...... 걔가 가져갔어요....."


"이자식이 진짜, 야, 내가 걔 제정신 아니라고 똑바로 관리하라고 했지! 애 관리도 못하고 선배님 기증품도 못지키고, 뭐하는 짓이야!"


"정말.... 너무 울면서 애원하길래 어쩔 수 없었어요...... 죄송해요 ㅠㅠ"


"아냐, 됐어. 그래서 걔가 어디로 갔는데?"


"잘 모르겠어요.. 빨리 찾아야 될거같아요."


이번 대회에서 모든 크루세이더 소대원을 잃고 혼자가 된 로즈힙. 게다가 자기 분대원들이 눈앞에서 끔찍하게 죽어가는것까지 생생하게 목격했는데 당연 제정신인 것이 이상할 정도이다. 하지만 그런 아이가 멋모르고 외출을 해버렸을 때 그것도 전차와 함께라면 어떤 사고를 칠지는 너무나도 자명한 것이었다.


"이거 정말 큰일나겠는데, 빨리 나가봐야겠어."


황급히 외투를 챙기고 외출할 채비를 하는 다즐링. 아삼도 같이 나갈 준비를 한다.


"저도 같이 나갈까요?"


라고 루크리리는 묻지만 이내 집이나 지키고 있으라는 아삼의 차가운 말에 풀이 죽고 만다.


채찍같이 따갑게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도로 위를 달리는 다즐링의 자동차.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얼마 안가 로즈힙의 난동의 흔적을 목격할 수 있었다.


도로에 선명하게 찍힌 궤도자국... 그리고 커브 지점마다 부서져있는 건물들.. 로즈힙은 과연 어디로 급히 가고 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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