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음 가봤고.

근데 찜질방 자체도 한 10년만에 오는 듯.
걸으면 걸을수록 내 발바닥에 뭔가 오염물질이 계속 더해져가는 듯한 찝찝함은 여전하고.
실내는 올드해보이진 않는 사우난데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
땀냄새 퀴퀴한 냄새 남. 특히 남탕 락카룸 구역.

난 이런데 오면 안마의자 꼭 해봄.
근데 10년만에 왔더니 안마의자 퀄리티 미쳤네.
이 곳의 의자는 에어로 어깨를 쫘악- 되게 확실하게 눌러주고
특히 엉덩이랑 발바닥을 잘 함.
옛날에 발만 집어넣고 맛사지하는 둥그런 일제 기계가 따로 있었는데
이건 안마의자인데도 거의 그 발맛사지 기계에 80% 근접한 발바닥 롤링을 표현함.
엉덩이는, 예전 의자들은 그냥 형식적으로 오르락 내리락거리는 과정속에 어느 한 지점일 뿐이었다면
이 기계는 마치 엉덩이가 잠시 허공에 살짝 뜬 상태에서 굵은 쇠봉 여러개가 번갈아가며 아래로부터 위로 꾸욱 꾸욱 찔러올라오는 느낌임.
마사지 강도만 세고 노잼인 옛날 의자들과는 다른 신선한 체험이었음. 확실히 이 쪽도 나름 진보는 했구나 싶음.
앞으로 10년 뒤엔 또 어떨까.

사람 진짜 오지게 많았고 애들도 많음.
유튜브 듀스 영상에 '이젠 이런 음악은 다시는 안 나오겠죠.ㅜㅜ' / '최고의 그룹이었고 지금 봐도 하나도 안 촌스러움. 진짜 몇번을 반복해서 보는지 모르겠네' / '내 전성기를 함께한 듀스♡요즘같이 갱갱갱 거리는 음악 듣다가 여기 와서 귀 정화하고 갑니다.'
이런 댓글 달 것처럼 생긴 30대 중반 이상 아재들이 데리고 온 애기들 미치게 많음.
스낵코너 앞에서 구운계란이랑 식혜 먹는데 내가 앉은 곳 바로 앞에 냉온수기도 있어서 끊임없이 지나다니는 애들의
나 목말라 뽀로로 딸기
아빠~동생이 이거 줬어
나 여섯살인데 왜 나한테 화내?
아니자나~왜 거짓말해~~나 안먹어
엄마 흐하학 쟤 남자사우나 들어갔어!
ㅡ좀 앉아서 계란과 식혜 먹는동안 이런 멘트들을 소나기 맞듯이 들을수 있었고
구운계란도 사실 뻔한 맛이라 안 사먹는데 그간 유튜브에서 먹는 영상 몇번 보니까 땡기더라고.
집에서 삶은건 오지게 안 까져서 짜잉나는데 이건 왜이렇게 잘 까져?
그리고 가죽, 치즈, 커피, 젖은 지푸라기, 구운 토스트 향 등이 나서
집에서 삶은 계란에 비해 맛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