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보니 너무 길어짐
긴글 싫어하는 분 뒤로 ㄱㄱ

참고로 나는 여자고
나도 3년된 남친이랑 진짜 미친듯이 많이 싸우고
화해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건데
내가 극단적인 상황에서 상대에게 상처받았다고 생각하지만
자기가 만든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본인의 약점을
굳이 끄집어 와서 대입시키고
상대를 나쁜 사람만들기 전략을 취해왔다는 것임.
알고 나서 정말 자괴감이 쩔었고 남친에게 많이 미안했음.

나는 특별히 이쁘지도 않고 통통한 편이고
남친은 키도크고 얼굴도 괜찮아서 인기가 있는 편임.
전여친들 몇에 대해 알게된 걸 보면 공통적으로 몸매가 매우좋음.
남친은 내가 통통한 것에 대해 불만을 말한적이 없고 도리어 귀여워 함.
그러나 매우 객관적이고 솔직하며 한 성격 함. 다독이고 봐주고 이런거 없이 딱잘라 말하는 스타일임.
내가 먼저 떠보듯이 ‘나 살쪘지’ 하고물어보면
‘어 좀 찌긴 했네. 운동하면 되지’ 라고 대답함.
근데 이때 나는 전여친의 사진을 우연히 보고 혼자 자격지심에 똥똘뭉쳐서 ㅅㅂ 왜 전여친 몸매 개좋았던게 눈에 밟혀서 나 살찐게 불만린가보지 하고 상대를 몹시 피곤하게 만들고 있었음. (지금 생각해도 미안함..)
그래서 이따위 대화가 오고 감.

나: 살 안빼면 못봐줄 정도야?

남: ...? 니가 평소에 살빼고 싶어했는데 살쪘다고 하니까
      그럼 운동하면 되겠다고 말해준건데.

나: 니만 괜찮다고 해주면 나는 굳이 살 안빼도 되는데?

남: 안괜찮다고 한적도 없고 살빼라고 한적도 없는데.
      요즘 니가 니입으로 몸매 만들고 싶다고 늘 말하잖아.
      그래서 그럼 운동하면 되겠다고 한게 뭐가 문젠데.

나: 전 여친 몸매랑 비교당할거 뻔한데 그럼 내가 이대로 있겠어?

남: (가만있다가 한순간에 전여친이랑 나 비교하는 쓰레기 되고
       개열받아서 욱함)
      어 그래. 그렇게 생각되면 살빼.

여기서 마지막 남친의 멘트로 인해 나는
남친을 ‘내 콤플랙스를 전여친과 비교하여 폄하하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렸고 그 생각이 한동안 가시지 않았음.
한마디로 나혼자 피해자 코스프레를 해왔던 거...
(지금은 그랬던 나에게 문제가 있음을 깨닫고
내가 뿌려놓은 여러 피코들을 바로잡고나서 남친과 잘 지내고 있음)

이번의 ㅈㄲㅈ 발언도 비슷한 맥락일 거라 추측해봄
안과 구가 밤에 싸우다가


안: 이혼하자

구: 내가 뭐 잘못했는데? 안섹시한거?
안: (마음대로 지껄이라는 마음으로) 어
구: 왜 내 ㅈㄲㅈ 가 안섹시해서?
안: (ㅅㅂ 맘대로 생각해) 어

평소 안이 여자 가슴보는거 알고있던 구는 평소 자기 가슴에 큰 자신이 없었음 (무슨 특별한 이유인지는 ㅈㄲㅈ에서 조심스레 유추해본다)
구는 둘 사이가 틀어진 것에 다른 이유는 모르겠고 ㅈㄲㅈ 이슈가 크게 작용했을거라고 판단, 그걸 종종 언급했고
안은 자기를 고작 ㅈㄲㅈ 안섹시해서 아내를 외면하고 이혼을 종용하는 사람 취급하는게 질리고 질려서 맘대로 생각하라는 투로 대답했던 것이
구 입장에선 이 사태에 대한 원인을 드디어 인정한 것이라고 여겼을지도 모름.
이렇게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구의 인스타에 등장한 ‘ㅈㄲㅈ가 섹시하지 않아서 꼭 이혼하고 싶다’
라는 멘트가 만들어진것 아닌가 싶음.


정말 나의 이 뇌내망상스토리가 혹여 사실이라해도
구가 이 사단의 원인이라는게 아님.
자격지심이란 마음은 본인도 어찌하기 참 어려운 마음의 흠집임.

두사람이 이런 깊은 내면의 모습까지 서로에게
드러내고 보듬을 수 없었던 게 안타깝고 슬픈 일이라고 생각함.



사람들 흔하디 흔하게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분노를
상대에게 투사해서 마음을 헤집어 놓는데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고 본인역시 망상 속에서 자해하는 짓임.
잘못된 건 지금이라도 바로 잡고 객관적으로 대화하면서
서로 더 피해 안보기를 바람

이상 개소리 뇌피셜이었슴다
너무 길어서 ㅈㅅㅈ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