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복습했어. 그때도 궁갤에서 생성된 짤들을 주우며 드라마에 푹 빠져 살았는데 벌써 12년이 지났네 ㅎㅎㅎ
궁을 복습하기 전에 2004년도 드라마들을 먼저 복습해서인지 2006년도 궁은 당시에 너무 파격적으로 셰련된 드라마였던게 확 느껴져. 궁이 배경이다보니 미술소품부터 오스트까지 섬세하게 신경쓰고 원작 만화 느낌 물씬 풍기는 포스트카드 짤들을 박아넣은 거며...
주연을 전부 신인 연기자를 기용한 것이 정말 얼마나 파격적인 선택이었을까?

네명 모두 처음에 발연기로 시작해서 24부작 긴 흐름을 이어가며 연기력 발전 속도가 쭉쭉 상승하는데, '너무 길다' 싶은 옛날 드라마 호흡이 처음엔 적응이 안 됐지만 하루의 에피소드를 길게는 2~3회에 할당하는 느린 호흡에 점차 익숙해졌어. 그리고 다시 보니 역시 중견배우들의 활약이 신인 배우들이 거칠게 튀는 부분들을 잡아줘서 볼만했네~ 특히 김혜자님 연기가 너무 사랑스럽고 고왔어.

가끔 채경이와 율의 발음이 뭉개지고 발성이 들뜨는 순간이 포착되면 지금의 연기가 진짜 많이 발전된 현 배우님들의 옛날 모습을 엿보는 거 같아 민망하기도 하고 귀여웠어 ㅎㅎㅎ

채경이 옷은 정말 너무너무 이쁜 옷들이 많았어. 12년 세월이 무색할만큼 다 여전히 이쁘더라~ 특유의 고등학생들이 달뜬 걸음걸이로 신발을 끄는 듯한 느낌이 처음부터 24회까지 하이힐 끄는 소리(?)로 전해졌는데 배우의 캐릭터 해석이라 여겨진 부분이얗ㅎㅎㅎㅎ

와.. 옛날 정장 패션이 지금보다 품이 크니 당연히 어색하게 느껴져야하는데 마들포스로 그냥 뭘입어도 이쁜 신군은 진짜 ㅎㅎㅎㅎ 땡땡이 셔츠를 입혀놔도 이쁘고 리본이 달린 화이트 2겹 벨트를 해줘도 이쁠 수 있는거.... 진짜 놀람ㅋㅋㅋㅋㅋㅋ

궁을 애정하게되면서 주지훈 윤은혜 김정훈 송지효 배우님들을 애정어린 눈으로 매 작품마다 봐왔던 거 같아. 첫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궁이라는 작품이 참 소중하게 느껴지네~

세월이 많이 지나 옛날 2g폰으로 사진찍고 동영상 촬영하는 장면, 링톤이 ㅋㅋㅋㅋ 옛날엔 저랬지 싶다가도 너무 세련된 화면 연출에 세월을 망각하고 있다가 한번씩 덩치 큰 pc 잡힐 때 또 느껴졌짛ㅎㅎㅎ

며칠동안 24부작을 복습하면서 또 행복했어. 18~23회 중반까지 채경이가 고구마를 박스째 주었지만 뭔가 23~24 빠른 전개로 욕하다가 참음... 12년 전엔 매주 수목이었는데 어떻게 3주나 고구마 상태로 계속 본방사수했는지 ㅎㅎㅎㅎㅎ 스스로 놀람.
막판 스퍼트로 둘이 꽁냥질 하는 위안으로 참고 버텼나봄.

아 그리고 율이
어쩜 그리 매번 얄밉게 신이 마음 꼬아서 ~할걸? 하고 전하는지 막 꼬집어주고 싶었음ㅎ 물론 율군이랑 효린이는 불쌍해지는 캐릭이라..ㅠ

말이 너무 길었군. 갠적인 바람이 있다면 다른 배우로 리메이크 하지말고 원작을 편집만 좀 타이트하게 땡겨서 리마스터링해줬으면 좋겠어. 한 12년 지나 또 봐도 이 드라마는 신선하고 파격적인 드라마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