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순수 스탯을 살펴보면

19년부터 최재훈은 타격 능력이 대폭 향상된 편이다

타율은 2할 중후반대를 기대할 수 있고, 순출루율은 얼추 1할 정도 이상 넘을 정도로 선구안이 좋았고

순장타율의 경우에는 작년을 제외하면 7~8푼 정도를 기록해 왔다

그런데 작년에는 왜 이렇게 좆박았을까?

우선 순출루율의 경우는 .116을 기록할 정도로, 특별히 선구안에는 문제가 없다

작년과 30타석 정도의 차이가 있는 걸 보면 선구안이 무너진 건 아닌 듯 하다

볼넷을 더 골랐으면 타율 출루율이 더 올랐겠지만, 최재훈은 현재도 타율보다 1할 가량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는 타자인만큼

선구안이 특별히 좆박은 부분은 없다 생각한다

순장타율의 경우는 .079 더 높은 것을 감안했을 때

평년에 비해 순장타율이 떨어졌다고 하기는 무리가 있겠다

다만 타율이 굉장히 떨어진 것을 볼 수 있는데

19, 21년과 비교하면 딱히 삼진이 늘어나지는 않았다

타율이 문제라면 컨택에 문제가 생긴 걸까?

루킹 스트라이크 비율이 소폭 오르긴 했으나

오히려 헛스윙 비율은 최근 5년간 가장 줄었다

배트 적극성은 평년에 비해 줄었고, 특히 초구는 거의 안 건드렸지만

컨택률은 오히려 최근 5년간을 계산해 볼 때 가장 높았다

배트에 맞추는 능력이 딱히 떨어지지는 않았다고 얘기해도 좋을 것이다

뜬공/땅볼비율도 이상해진 부분은 없다

내야뜬공은 작년과 비슷한 숫자로 나왔고

50% 가량의 타구를 외야로 보냈다는 점에서 타구방향 퍼센테이지도 큰 차이는 없다

내야안타야 줄었지만 최재훈한테 내야안타를 기대하는 것도 거의 없고

내야안타 수가 줄어 봤자 3~4개에 불과하니 큰 의미있는 기록이 아니다

하지만 하나 눈에 띄는 기록이 있다

BABIP을 보자

작년에 비해 바빕이 6푼이나 떨어졌다

커리어 평균 바빕이 0.302인데

올 시즌의 기록을 제외한다면 0.307을 상회한다

따라서, 올 시즌은 다른 해에 비해 BABIP 기대치가 약 5푼 정도 떨어진 것이라 보아야 한다

평균보다 BABIP이 갑자기 떨어졌는데 다른 지표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는 건

최재훈 전용 시프트가 통했거나, 최재훈의 타구질이 급격히 나빠졌거나, 운이 존나게 없었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최재훈은 당겨치기-밀어치기 비율이 큰 차이가 없는 타자고

내야 시프트가 통했다기에는 내야안타 수가 특별히 줄지 않았다

시프트 문제는 아니다

이번 시즌 외야로 향한 타구가 유독 많이 잡힌 감은 있었고

중간으로 보내는 타구의 수가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타구의 질이 나빠진 것일까?

20/21/22년의 기록이다

발사각은 16~19도에서 사소한 변동이 있었으나 큰 차이는 없고

타구 스피드가 2.1km/h 감소한 것이 눈에 띈다

메이저에서는 약 2~3mph 정도 타구 스피드가 감소하면 타자들이 눈에 띄게 부진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최재훈의 타구 스피드 변화는, 약 1.3mph 정도가 감소했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KBO에서 2.1km/h 레벨의 타구 스피드 변화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130 초반대의 타구질을 기록하던 야수들의 데이터를 통해 분석해 보았다

구자욱의 타율은 20년/21년 0.306/0.307로 큰 변화가 없었으나

21년 타구스피드가 3.6km/h 상승하며 장타율이 4푼 상승했다

최재훈과 유사하게 타구 스피드가 2.5km/h 감소한 22년에는 타율이 .291로 1푼 6리 정도 타율이 떨어졌으나

최재훈보다 낙폭이 큼에도 불구하고, 최재훈만큼 버라이어티한 타율 감소폭을 보이지는 않았다

되려 타구 스피드가 더 느렸던 20년 성적이 훨씬 좋았음을 감안하면, 타구 스피드가 높다고 좋은 스탯을 쌓는 건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3년간 꾸준히 타구 스피드가 감소한 허경민을 모델로 보았다

21년에는 타구 스피드가 1.7 감소하면서 타율이 5푼이나 깎이는 등 고생을 했으나

22년에는 타구 스피드가 최재훈과 유사하게 2km 더 떨어졌음에도 타율이 올랐고 순장타율에도 큰 변동이 없었다

다음은 정은원이다

타구 스피드가 1.9km/h 상승하며 타율이 크게 올랐으나

타구 스피드가 1.7km/h 감소하며 약 1푼 정도의 타율을 까먹었다

타구 스피드는 고작 0.2km/h 차이지만 20 정은원과 22 정은원은 2푼 5리의 타율 차이를 보인다

정은원의 클래스 상승은 타구스피드보다는 컨택 능력의 향상이라고 보아야 하겠다

마지막으로 볼 모델은 이대호다

타구 스피드가 매년 2km/h 정도 감소했으나

타율에는 큰 차이가 없었고

22년에는 가장 낮은 타구 스피드를 보였음에도 타율이 4푼이나 상승했다

확인해 본 자료 외에도 타구 스피드가 3~4km/h 이상 떨어지는 모델들은 확실히 노쇠화를 보였고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이 있었으나

타구 스피드 1~2km/h 차이를 보인 표본들은

전반적으로 야구 스탯에 엄청난 영향을 받지 않았다

타구 스피드 2.1km/h의 감소를 겪었는데

타율이 5푼이나 떨어진 최재훈은 굉장히 특이 케이스라는 것이다

결론을 내자면

최재훈의 타구 스피드 감소폭이

다른 선수들의 스탯에 큰 변화를 줄만큼 크지 않았고

최재훈이 특별한 시프트에 걸렸거나, 당겨치기-밀어치기 비율이 달라졌거나

땅볼-뜬공 비율에 차이가 생긴 것도 아니었는데

BABIP이 5푼 이상 감소했다는 점에서

필자는 노쇠화의 시작이나 부진보다는, 22년 최재훈은 운이 크게 없었다고 판단하였다.

필자가 데이터만 끄적대는 비전문가이기에

내년 최재훈이 반등할 것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최재훈의 바빕이 커리어 평균 수준을 기록했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이건 내가 아닌 데이터가 말한 것이다

부디 최재훈이 평년 수준의 바빕으로 돌아와서

19~21년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간절히 바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