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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단편소설 한번 써봤습니다. 제발 읽어주세요.

돈에환장(125.190) 2008.10.21 22:15:42
조회 82 추천 0 댓글 11

천기비록

" 사실 지금의 경공에는 문제가 있어 "


또 시작이다.
저놈의 문제 타령 지겹지도 않나?


" 그게 말이지. 경공이라는게 빨리 달리려고 하는거거든. 빨리 달리려고 하면 필요한게 뭐냐? 바로 무게지.
  뭐 흔히들 가벼우면 빠르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하수들일때나 하는 소리이고 어느정도 이상으로 몸이 가벼워져 버리면
  속력은 안나는 법이지. 거 왜 돌팔매질도 너무 가벼운건 잘 안날아가잖아. 그런 법이야.
  그러다 보니 이게 모순이 되는거지.
  경공이라고 몸 가볍게 하는 법만 열나게 배웠는데 몸이 너무 가벼워지니깐 오히려 느려지는거야.
  그렇다고 적당한 무게에서 멈추자니 그 이상의 속력은 불가능해져버리는거지. 그래서 결국에는 그냥 무식하게 내공만
  바닥으로 내뿜어서 육지비행이니 뭐니 하는 무식한 경공들이 나오게 된거고.
  그런데 그건 경공이 아니라 그냥 족풍이지.
  경공이라면 말 그대로 가벼워지는 무공이라는 말인데 가벼워지면 느려지니 웃긴거지. "


하나도 안 웃기다. 더 이상 빨라질수도 없는 경지? 거기까지만이라도 도달이나 해봤으면 좋겠다.


" 뭐 지금까지는 이정도의 경공달인이 나온적이 없으니까 이런 고민을 한 사람도 없었겠지만 언젠가는 나올거 아냐?
  그래서 내가 이렇게 걱정을 하는거지. "


그러니깐 도대체 왜 니가 그런 걱정을 하는건데?


" 그래도 명색이 천기자잖아. 그러니 이것 저것 걱정을 많이 해 놓는거지. 혹시 알아?
  이 천기비록으로 인해 나중에 덕볼 사람이라도 있을지 "


천기자면 천기나 읽을 것이지 이딴건 왜 쓰는거냐?


" 천기라는것이 묘해서 절대로 정확하게 가르쳐주는법이 없다고,
  그러다보니 사실 천기자가 그냥 두루뭉술한 소리만하는 사기꾼이 아닐까? 라는 망발을 하는 놈들이 있더라고
  그래서 이렇게 확실한 증거를 남기는 거지. 난 이렇게 세상을 앞서나가는 사람이었다 하고 말이야. "


허.. 결국엔 자기가 천재다. 난 이런것도 생각할 수 있다라고 자랑하고 싶은거구만


" 뭐 꼭 그렇다기보다는 후인들이 무공을 창안하거나 할때 그냥 도움이 되라고 좀 적어놓는거지. 내 자랑하려는건 아냐 "


그럼 왜 그렇게 힘있는 필체로 천기비록 경공편 - 필자 천기자 라고 대문짝만하게 적어놓은거냐?


" 그래도 책이라는게 모름지기 출처는 확실해야하는법이고.. 또... "


그래 그렇다치고 저위에 적어놓은 저거 결론은 뭔데?


" 음.. 그러니깐 결론이 뭐냐하면.. 뭐 내공을 무작정 뿜어내는것보다 뭔가 더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거지 "


뭐? 그러니깐 결론은 너도 모른다는거잖아.


" 뭐 꼭 그렇게 해결방안을 찾아야하나? 당장에 어마어마한 경공의 고수가 있어서 필요한 것도 아니잖아.
  또 내가 무슨 경공을 배워본것도 아니고 배운거라고는 주역밖에 없는데 무슨수로 경공의 극의를 알아? "


야.. 도대체 너 어떻게 해다가 천기자라는 거창한 칭호까지 얻은거냐?


" 아. 이건 비밀인데 말야. 내가 또 성이 제갈이잖냐. 또 우리 아버지가 가주네.
  제갈세가하면 무림에서는 알아주는 지략가 집안이니 일단 먹어주잖아.
  어릴때 내가 병법 뭐 이런거랑 진법 뭐 이런걸 봤어. 근데 이거 무지하게 어려운데 별로 쓸모는 없더라고
  무림에서 병법 펼칠일도 없고 진법은 뭐 사실 별로 쓸데도 없더라. 돌맹이 몇 개 던진다고 거기에 천상의 조화가 깃든다면
  벌써 우리 제갈세가가 무림일통했지 이러고 있겠냐?
  만드는데 돈들어 시간걸려 기껏 만들어봤자 거기에 안들어오면 끝이야.
  이건 수비할때나 그것도 여유있을때나 통하는거지 못 쓰겠더라구.
  그러고 보니 나 천재 맞네. 어린놈이 저렇게까지 생각하는거보면 천재 맞구만 뭐.
  하여간에 그거 두개는 안되겠다 싶고 남은게 주역공부인데 이게 기가막히더구만.
  그냥 헛소리만 질러대고 나중에 해석만 잘 둘러대면 통하겠더라구.
  그래서 어릴때부터 남의 대답에는 헛소리로 답했지. 그러다보니 천기자가 되어있더라구 "


야.. 그게 통하냐?


" 물론 일반적인 상식 수준의 문제들은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훨씬 많이 공부했으니 막히는 것이 없지.
  그리고 제갈세가 소가주가 하는 말인데 뭔가 있어보이지 않겠어? 그게 다 그런거란다. "


결국엔 사이비란 이야기구만.


" 뭐.. 맞는 말이지. 흐흐 "


그럼 저 천기비록 본편에 쓰여있는 소리도 다 개소리겠구만


" 생각해보면 어느 시대에나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시대를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그러니 정확한 역법으로 계산된 날짜가 아닌 그냥 두루뭉술한 해에 큰 재앙이 닥칠거라고 하면 거의 틀림없어.
  그리고 지금 올수 있는 재앙이라 봤자 홍수나 가뭄때문에 기갈이 오거나 역병이 도는것 뿐이야.
  그 외에는 외세의 침략인데..
  이 세가지 모두 다 자미성으로 해결이 되는거지.
  자미성이 천자를 뜯하니 자미성의 기운이 약해진다고 하면
  천자의 기운이 약해져서 홍수나 가뭄 혹은 역병이 들수도 있는거고 외세의 침략이라면 더더욱 맞아떨어지는거지. "

그래서 거기에도 자미성의 기운이 어쩌고 저쩌고 해놓은거구만


" 그렇지. 그런데도 몇몇 똑똑한 놈들은 그것에 속지 않고 내가 사이비네 뭐네 하고 소문을 내는거지.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갈세가의 권위와 이미 존재하는 것에대한
  즉 나의 이름인 천기자에 대한 타성에서 벗어나질 못하기 때문에
  나는 여전히 천기자일수 있는거지. "


그래도 나중에라도 후학들이 너의 글을 보고 냉정히 판단하면 속빈 강정이라는 것을 알아낼수 있지 않을까?


" 그래서 아까 경공편과 같은 책이 필요한거야. "


아니 결론도 못내는 책으로 어떻게 하려고?


" 별거 아냐. 그냥 그럴듯하게 문제제기만 해놓고 결론을 써야 할 부분만 찢어버리면 되는거지. "


어?


" 뭐 그렇게하면 나는 분명히 그에대한 해결책을 내놓았는데 후인들이 보관을 잘못했거나
  어떤 욕심많은 놈이 자기만 익히려고 뜯어간게 되는거지.
  그외에도 어떤 천재가 그 빈부분을 보고 거기를 채워넣어준다면 그건 그것대로 좋은거고 "


왜?


" 뭐 어찌되었든 채웠다면 정답은 있다는 소리일거 아냐. 그럼 더더욱 날 의심할수 없어지는거지. "


그럼 그 찢어진 부분을 직접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하려고?


" 흐흐. 당연히 내가 죽은 다음에 이 책들이 풀리도록 해야지. "


그럼 경공 뿐만이 아니고 다른 편들도 다 찢을거야?


" 아니. 그 중 하나는 진짜로 해결을 해야지. 그래야 믿을거 아냐. 설마 죽기전까지 하나정도 해결 못하겠어? "

 






천기자가 죽고 30년 뒤 제갈세가에서 백여리 정도 떨어진 산의 동굴에서 천기비록 경공편이 발견이 되었고

천하의 모든 경공의 대가들은 충격에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이 문제를 푼 사람만이 진정한 경공의 대가가 될 수 있을것이라 단언했다.


그리고 다행히 천기비록 경공편에 해답편도 존재하지만 그것이 아쉽게도 파손되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파손된 흔적이 누군가가 손으로 급히 찢어낸듯 조악하여 강호상에 또 다른 전설이 만들어지게 된다.


\' 천기비록의 파본을 찾는 자가 진정한 천하제일의 경공을 얻게 될 것이다. \'


그 후에도 10년의 간격으로 천기비록 수공편, 천기비록 지공편 등 총 18여 편이 발견이 되었지만


아쉽게도 모두 해답편이 찢겨져 나간 상태였다고 전해진다.


모든 사람들이 눈에 불을 켜고 그 해답편을 찾아다녔지만 누구도 찾아내지 못하다가


천기자가 죽고난 후 200년 후의 후인들이 몇몇 책들의 완전판을 찾아내었고


그 완전판 상의 해답편에 적혀진 무공원리는 200년 전의 무공 수준으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아니 지금의 무공수준으로도 도달하기 힘들정도의 세련된 무학원리를 담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사람들은 200년이나 앞선 아니 그 보다 더 앞섰던 천재인 천기자를 거의 신격화 했고


언제나 그렇듯이 몇몇 눈이 날카로운 사람들의 각 해답본들마다 글씨체가 약간씩 다른것 같다는 둥 

만들어진 종이의 재질이 다른것 같다 는 의견 따위는 철저히 무시되었다.


유일하게 온전히 남아있던 천기비록의 해석의 중요성은 더더욱 커지게 되었고


결국 몽골의 세력이 강해져 송(宋)이 망하는 것을 예견한 것으로 밝혀져 천기자는 민간에서 신격화되어


중원 전역에 그를 모시는 사당이 생길 정도로 추앙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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