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이야 두말 할 거 없이 인생 여주지만(애초에 만월이 때문에 보기 시작함..ㅋㅋ) 곱씹을 수록 찬성이가 만만치 않게 사기캐인 것 같아

도망갈 줄 알았던 찬성이는 오히려 리어카를 끌고 오는 사람이었고,

떠나지 말라고 만월이를 붙잡는 게 아닌 ‘사라지게 두지 않을 거다’라며 정말 연약한 인간 주제에 오히려 든든함을 보여줘

항상 입버릇처럼 날 지켜요 하는 찬성이지만 사실 만월이가 위험하고 위급한 순간에 나타나서 도망 안 가고 곁을 지키는 찬성이의 행동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봐

이 장면에서도 자길 지키라면서 정작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든 찬성이었고..

내가 제일 치인 부분은 설지원과 하버드 시절 대면한 씬인데

그동안은 구찬성이 마냥 부드러운 캐릭터인 줄로만 알았다면, 두려움이 없는 싸이코 설지원 앞에서도 기 한 번 눌리지 않고 오히려 기세를 쥐는 모습이 정말 강한 사람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어

만월이한테는 틱틱대다가도 져주고 호텔 식구들 사이에 껴 있으면 그저 순한 양 같은 구찬성이 사실은 그런 성격이라서가 아니라 그런 선택을 한 사람이라서 아닐까 생각도 들어

(만월이가 잠수 탔을 때 마고신 앞에서 자긴 마냥 착하지만은 않다고 말한 뉘앙스가 문득 생각나기도)

드덕질 오래 하진 않았지만 이런 캐릭터는 처음이라 초반에는 매력을 못 느낀 사람들도 있었는데 갈수록 처돌이가 많아지는 이유도 이런 거라고 봐 개인적으로 유례없던 남주 캐릭터인데 나는 여태껏 봐왔던 중에 역대급이라고 생각해

+ 아마 다른 더러운 빌런캐를 붙여놔도 말싸움 한 번 안 지고 멘탈도 안 갈릴 캐릭터가 구찬성 아닐까 싶어(그만큼 내면이 단단한 사람 같아)

찬성이에 대한 좋은 리뷰는 많지만 꼭 한 번 내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긴 글은 처음이라 문제 있음 말해줘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