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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일담 26. 재회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247) 2019.04.10 21:47:46
조회 657 추천 3 댓글 2


26. 재회

서진의 머릿속에선 지난 주에 보았던 하나의 환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하나씨도, 그렇게 환하게 웃어줄까.
다시 만나도, 편안하게 마주볼 수 있을까.

금요일. 서커스단과 외부 자문단 회의가 있는 날이다. 하지만 하나가 귀국했다는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물론, 서진의 기대처럼 하나가 자신을 만나러 오는 일도 없었다.

공연기획팀에서 서류를 가지고 들어왔다.

"이번에 공모한 퍼레이드 기획안들입니다. 회의 결과 3개 팀으로 압축되었습니다."
"그래요? 좋은 내용이 많이 들어왔나?"
"저는 그 중에서 이 기획안이 가장 눈길이 가더라구요. 상무님도 관심을 가지실 만한 내용입니다. 사실 기획안 만듦새는 다른 것에 비해 떨어집니다만, 한 번 검토해주십시오."
"그래요. 자세히 읽어보지. 수고했어요."



충격과 울적한 마음을 시차적응으로 가장해 하루 정도 잠만 자고 나자, 더이상 게으름을 피울 핑계는 남아있지 않았다.
진주 언니의 잔소리 아래, 하나는 급하게 서커스 체험프로그램 기획안과 퍼레이드 기획안을 작성했다. 워낙 오랫동안 구상한 내용이라,  기획안을 만드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만 퍼레이드 기획안은 캐릭터의 원작자가 따로 있는 관계로 이미지 자료를 준비하는데 한계가 있어 많이 엉성해보였다.  하지만 시일도 촉박하고 비용도 없어 외부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을 처지는 못 되었다.
\'다들 사활을 걸고 화려하고 있어보이게 준비할 텐데.. \'
대신에 내용에  최대한 정성을 다 해 겨우 제출 기일을 맞췄다.
이번에는 자문 회의 준비다. 진주 언니네 집에서 모두들 모여 아이디어를 짜 내고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드디어 금요일. 가슴이 두근거린다.
\'단원들을 위해서 잘 해내야할 텐데.\'
아침부터 진주 언니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자기 옷까지 꺼내주며 이렇게 꾸며라, 저렇게 꾸며라 잔소리가 대단했다.
"최대한 이쁘게 하고 가야된다니까."
"그렇다고 어떻게 이렇게 화려한 걸 입고 가. 다들 무슨 교수님들이시라는데 단정하게  하고 갈게. "
정장같은 것도 있을리 만무한 하나였다. 하지만 단정한 미니블랙드레스에 진주에게서 빌린 진주 귀걸이와 미니 핸드백까지 드니 아주 근사했다.
"와, 이쁘다, 하나야."

진주의 성화에 구두까지 신고 나니 그저 긴 머리를 하나로 묶고, 수수한 옷차림을 했을 뿐이었지만 단아한 하나의 이목구비, 가냘프고 자그만 체구와 어울려 아주 사랑스러운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휴, 긴장하지 말자.  힘을 내자.\'
흡사 면접을 보는 사람처럼 복도에서 주문을 외운 다음에야 하나는 회의실로 들어섰다. 회의실로 들어서니 낯익은 원더랜드 직원들이 보인다. 오랜만이라며 반갑게 인사도 나누고, 회의와 관련해서 의견도 주고 받으며 하나는  긴장된 마음으로 회의시간을 기다렸다.



천사의 다리 위에서.
천사의 다리는 원더랜드의 상징이자, 웹툰 작가 로빈의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 곳에서 새로운 인연, 환상일지도 모를 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환상의 세계는 아름답고 행복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슬프기도 합니다. 현실에는 없는 것들이니까요. 그것은 로빈의 작품 세계와 닮아 있습니다. 로빈의 작품 속 캐릭턴들은 기존의 규율에 얽매이지 않는 발칙한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또한 어딘가 어둠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쾌활함과 우울함을 동시에 지닌 입체적인 캐릭터. 그것이 로빈의 작품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겠지요.


로빈의 작품과 그 안의 이야기들은 원더랜드를 공허한 웃음 에서 벗어나 진정한 환상의 세계로 만들어줄 것입니다. 웃음과 행복 뿐 아니라 슬픔과 눈물이 있는 곳. 하지만 그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곳. 범죄, 폭력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관심의 손길을 보내며 치유의 테마파크로 거듭나고 있는 원더랜드. 새로운 퍼레이드가 그 시작을 알 릴것입니다.


공연기획팀 팀장이 추천한 기획안. 다소 긴 듯한 도입부. 하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내용이었다. 서진이 그리고 있는 원더랜드의 모습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로빈의 작품으로 구서진의 놀이공원을 누비겠다는 접근도  재미있었다. 그  뒤로 이어진 퍼레이드카의 배치, 캐릭터에 대한 설명.. 제법 짜임새 있었고 정성이 묻어났다.
전문디자이너에게 의뢰해 시각적으로 돋보이는 보고서는 아니었지만 내용은 가장 훌륭했다.

마지막 장을 넘기자, 서진은 심장이 내려앉는 듯 했다.

원더랜드는 나의 고향이자, 친구이자, 아버지 같은 곳입니다. 오랜 세월, 이곳이 누군가에게는 상처와 아픔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 사람에게, 이곳이 따뜻한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가장 편안한 세상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하나였다.
\'그녀가 돌아왔어.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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