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나는 솔로를 보는 이유는
그 안에서 서로 진정성 있게 자신의 짝을 찾아가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감상하려고 보는거임
이런 상황에서 몰입을 가장 깨는 부류는
영숙이같은 타입임
내가 어떻게 비춰질지 과도하게 신경쓰고 있어서
그 특유의 작위적인 행동들이 몰입을 방해함
어제도 영식이의 편지를 읽고있던 영숙이는
이 편지를 카메라맨 아저씨가 찍고 있는데
전국에 편지내용이 다 나가겠네 ㅎㄷㄷ
이런 생각부터 한듯 보임

내가 핱시 솔지 럽캐 이런 류를 잘 안보게 되는 이유가
그런 프로를 보다보면 멋있게 예쁘게만 카메라에 담기려는
출연자들때문에
이럴꺼면 더 완성도 있는 서사의 드라마를 보지
이걸 왜 보고있나 현타가 옴

그런 의미로 영자의 태도는 내가 엮인 문제라면
정말 화가나는 상황이지만
시청자 입장에선 고맙기도 함

얼마나 상황에 과몰입하고 절실했으면
전국으로 송출할 카메라 앞에서
뻔히 들통날 행동을 저렇게까지 해야했을까 짠하기도 함

나는 솔로는
결혼할 상대를 찾기 위한 곳임
애초부터 배우자로는 고려하지 않았을
영식이 영철이랑만 내내 시간을 보낸 영숙이는
어떻게 보면 상대방과 시청자 모두 기만했던거임
이미지메이킹이나 하다가
결혼상대는 밖에서 DM받아서 골라보지 뭐 이런 생각이겠지

영숙이는 분량이 꽤 많았지만
어느 누구도 영숙이의 최종선택이 궁금하지 않음
영식이를 고르지 않아도 뻔한 결과고
영식이를 택해도 아무 감흥이 없을꺼임
밖에 나가서도 둘이 잘될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국에서 영식이 한명뿐일테니까

그래서 나는 영자보다는
영숙이를 더 비난하고 싶다

감정에 심하게 몰입돼서 자기 컨트롤이 안된 사람을
심하게 욕하다 보면
나중엔 자기 컨트롤을 과하게 하는 가식적인 홍보충들만
잔뜩 나올테니까

영자같은 유형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지만
영숙이같은 유형은 프로그램 자체를 훼손시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