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유동자금을 지닌 고급주택 수요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고가 주택으로 주목받는 서울 용산구 ‘나인원한남’은 최근 종부세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도 치열한 임차인 청약 경쟁을 벌이면서 상당한 수준의 고급주택 대기수요를 증명했다. 

일각에서는 최고급주택 나인원한남의 공급을 앞두고 사업성에 의문을 갖기도 했다. 지난 2011년 입주한 고급주택 ‘한남더힐’에 아직도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한남더힐 미분양의 원인은 고급주택 수요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계속해서 ‘최신식 고급주택’만을 선호하는 고액자산가들의 특성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꼬집었다. 

다만 고액자산가들의 최신식 고급주택 선호는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나인원한남의 임차인 모집을 성공으로 이끌었지만, 역으로 4년 후 이 단지가 분양전환 할 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7 한국부자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적으로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한국 부자는 2016년 말 기준 약 24만2000명으로 추정된다. 

한국 부자 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1년 14만2000명 🔼2012년 16만3000명 🔼2013년 16만7000명 🔼2014년 18만2000명 🔼2015년 21만1000명 🔼2016년 24만2000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중으로, 이는 곧 고급주택 수요도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들이 가장 많이 꼽은 은퇴 후 자산 관리 방법은 ‘부동산 투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금, 직‧간접 투자, 예적금, 보험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최근 고분양가 논란으로 임대 후 분양방식을 선택한 나인원한남은 임차인 청약에서 고급주택을 기다리고 있는 수요가 상당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보증금은 33억~48억원, 월세 70만~250만원 등으로 역대급이다.

종부세 인상 개편 작업이 진행 중인 와중에도 이 단지는 341가구 임차인 모집에 1886건이 접수되면서 평균 5.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에 발표한 정부의 종부세 개편안에 따르면 한남더힐 전용 235㎡를 보유한 1주택자(만 59세, 5년 보유 기준) 종부세의 경우 올해는 750만9376원, 내년에는 241만2931원 오른 992만2307원을 내야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신규 고급주택의 공급이 수요에 비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라면서 “고급주택을 원하는 부자들은 계속해서 최신식 주택을 찾기 때문에 오히려 기존의 고급주택은 가격이 오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인원한남이 4년 후 분양전환 하는 시기에는 지금보다 더 스마트 해진 고급주택이 등장할 것”이라며 “여전히 미분양 물량을 안고 있는 한남더힐처럼 나인원한남도 분양전환에 100%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