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달 말 공공재개발 후보지를 이달 말 발표한다고 밝히며 사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최근 관련 법안이 국회 통과를 못하며 사업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후보지 선정에는 큰 영향이 없어서다. 반면 공공재건축은 강남 주요 단지들이 사전 컨설팅을 철회하는 등 참여율이 저조해 올해 시범사업 대상지 선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2일 홍남기 부총리는 제11차 부동산시장점검장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공공재개발후보지선정위원회를 통해 이달 말 사업 후보지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재개발은 정부가 8·4공급대책을 통해 발표한 핵심 내용 중 하나다. LH와 SH가 공공시행사로 참여해 △용적률 상향 △인허가 절차 간소화 △분양가상한제 제외 등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4일 마감한 시범사업 공모에는 19개 자치구에서 총 70곳의 사업지가 신청을 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서울시는 이달 말 기존 정비구역 신청지를 대상으로 시범사업 대상지를 선정한다. 이후 내년 3월 정비구역 해제구역과 신규 신청지역의 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기존 정비구역 가운데 공공재개발을 신청한 곳은 흑석2구역, 거여새마을, 성북1구역 등 총 14곳으로 알려졌다.

공공재개발의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정작 국회에서는 관련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이 국토교통위원회 소위를 통과하지 못해 우려를 자아냈다. 법 개정이 미뤄짐에 따라 후보지 선정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해진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도정법 개정안과 후보지 선정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법안이 통과가 돼야 지구지정이 가능한 건 맞지만, 당장 이달 말에 발표하는 건 후보지 선정으로 정비계획 수립 단계상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재개발 공모 계획에 따르면 후보지 선정을 한 뒤 주민설명회를 거쳐 주민과 공공시행사 간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된다"라며 "협약 체결 단계에서 주민 동의율을 높이는 기간이 다소 길어길 것으로 전망돼, 그때까지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공공재건축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공공재건축은 사전 컨설팅을 신청한 단지를 대상으로 사업성 분석 등을 진행 중이며,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회신할 예정"이라며 "컨설팅 결과를 기반으로 선도 사업 후보지 신청을 받아 사업 대상지를 구체적으로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비업계에선 공공재건축 사전 컨설팅을 취소하는 단지들이 잇따르며 연내 선정은 힘들다는 전망이다. 사전 컨설팅을 신청한 곳으로 알려진 기존 15개 단지 중 4곳이 이미 철회 의사를 통보해서다. 이 중에는 은마·잠실주공5단지 등 상징성이 높은 구역들도 포함돼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사전 컨설팅은 사업의 첫 단계로, 이달 중 회신을 하게 되면 연내 대상지 선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