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의 ‘옵티머스 펀드 사건’ 수사팀에 검사 5명이 추가 배치됐다. 이성윤 지검장이 이끄는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방치 의혹이 야권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총장의 ‘엄정 수사’ 의지가 관철된 것이다. 이에 따라 1조원대의 펀드 사기에서 출발해 정·관계 로비 의혹까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옵티머스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는 14일 서울중앙지검의 수사팀 증원 요청과 대검찰청의 수사팀 대폭 증원 건의에 따라 검사 5명의 수사팀 파견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최재순(사법연수원 37기) 대전지검 검사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이력이 있다. 남대주(37기) 순천지청 검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 수사에 참여했다. 최종혁(36기) 광주지검 검사는 사법농단 사건에, 김창섭(37기) 청주지검 검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 규명 수사에 각각 참여했다.

금융감독원 조사국 출신으로 공인회계사 자격증이 있는 남재현(변호사시험 1회) 서울북부지검 검사는 허인회 전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 사건 수사를 맡았다.

앞서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에 “옵티머스 사건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지난 12일 ‘수사팀 대폭 충원’ 지시까지 추가로 내렸다. 현재 수사팀에는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 검사 5명과 반부패2부 검사 3명 등 검사 8명이 투입돼 있다.

윤 총장의 지시 이후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법무부 검찰국은 검사 추가 파견 여부를 협의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향후 사건 수사 진행 상황과 일선 검찰청의 업무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가로 수사인력 파견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팀 증원과 관련해 옵티머스 사건 수사에 대한 윤 총장의 ‘엄정 수사’ 의지가 관철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다 고립무원에 처한 윤 총장이 던진 승부수가 통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한 현직 검사장은 “수사에 구멍이 생길 경우 별다른 정·관계 로비 실체가 나오지 않더라도 검찰이 비난받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며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으려면 ‘돌다리도 두들겨 보는 심정’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옵티머스 측이 각종 부정 거래를 무마하기 위해 정치권과 금융권에 로비를 벌였다는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과 증거를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옵티머스 펀드 내부에서 작성된 ‘펀드 하자 치유’ 문건을 포함한 다수의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결국 이 문건에 대한 신빙성 판단이 옵티머스 측의 정·관계 로비에 대한 주요 단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지난 5월 작성한 이 문건에는 옵티머스 자문단의 역할과 정·관계 인사들이 옵티머스 펀드에 도움을 줬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김 대표는 ‘문건 내용은 허위’라는 취지로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옵티머스·라임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엄정한 수사에 어느 것도 성역이 될 수 없다”면서 “빠른 의혹 해소를 위해 청와대는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청와대는 검찰이 라임 수사와 관련해 출입기록 등을 요청하면 검토해서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라임 사건과 관련해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청와대에서 만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검찰이 요청한 청와대 CCTV 영상에 대해서는 “존속 기한이 지나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