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한국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되더라도 재택근무가 일정하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재택근무가 확산하면 비교적 주거비가 저렴한 교외 등으로 이주할 유인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은 조사국은 13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 쟁점과 평가'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한은은 "코로나19 위기로 많은 직원이 강제로 참여하게 되면서 재택근무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며 "또 재택근무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직원과 기업이 이미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했다"고 재택근무 확대를 전망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은은 재택근무 확산이 대도시 상업건물 수요를 줄이고, 직원들의 교외 이주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재택근무 확산이 임대료가 비싼 대도시의 사무실 필요 면적을 줄임으로써 제한적으로나마 대도시 상업 건물 수요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또 직장·주거 근접의 필요성을 줄여 직원들이 주거비가 저렴한 지역으로 이주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도시 거주의 주된 요인이 직주 근접성이 아니기 때문에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교외 이주 수요 증가는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한은은 또 "코로나19 이전에는 재택근무의 비중이 작았지만, 평균 출퇴근 시간이 길고 정보기술(IT) 기반이 발달한 나라는 재택근무 확대로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 인구의 약 절반이 수도권에 살면서 주로 서울로 출퇴근하고, IT가 발전한 한국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이어 재택근무가 직원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려면 "향후 돌봄 서비스와 학교가 정상화하고, 가정 내 근무·주거 공간이 잘 분리되는 등의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