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부동산 거래를 통해 총 16억4000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 후보자는 1995년 이후 매입한 부동산 3채 중 2채에 실거주하지 않았다.

정 후보자 측이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1995년 서울 신사동의 한 맨션을 4억2000만원에 매입해 4년 후인 1999년 8억5000만원에 매도했다. 2000년엔 경기 용인의 아파트를 4억5000만원에 매입하고 2008년 8억원에 되팔았다. 이같은 부동산 거래로 정 후보자는 7억8000만원의 시세 차익을 거뒀다. 현재 보유 중인 한남동 빌라를 2000년 6억4000만원에 매입했고, 현재 15억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까지 포함하면 시세차익은 총 16억4000만원이다.

직업 외교관이던 정 후보자는 주제네바 대사를 역임한 뒤 2004년부터 국회의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을 지냈다. 제출된 전입신고 기록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2004년 서울 신사동의 빌라, 2006년엔 서울 압구정동의 아파트를 전세 계약해 이사했다. 2009년 3월~2010년 3월 1년간은 본인 소유의 한남동 빌라에 살았는데, 이후 서울 용산동의 아파트에는 다시 전세로 들어가 현재까지 거주 중이다. 해당 기간 동안 용인시 아파트(2000년 매입, 2008년 매각)와 한남동 빌라(2000년 매입, 현재까지 보유중)는 소유 중인 채였다.

특히 2000~20008년 보유한 용인 아파트의 경우 정 후보자의 전입 기록이 없다. 한남동 빌라도 매입 뒤 실거주 기간은 1년 뿐이다. 나머지 기간 중 대부분은 월세·연세 계약 등을 통해 임대소득을 거뒀다.

서류상으로만 보면 정 후보자는 2008년 용인 아파트를 매도하면서 한남동 빌라만 보유하고 있는 1주택자에 해당한다. 2019년 청와대에서 비서관급 이상에 대해 “불가피한 사유가 없다면 한 채를 제외하고 나머지 주택을 모두 팔라”고 지시했을 때도 해당 사항이 없었다. 하지만 당시에도 정 후보자는 부인 명의로 계약된 전셋집에 살면서 자신은 한남동 빌라를 소유 중이었다. 시세 차익 실현이나 임대 소득을 위한 부동산 투자를 문제 삼아 온 문재인 정부 기조와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이와 관련 정 후보자 측은 “한남동 빌라의 경우 1999년 당시 이전 소유주와 장기 계약한 임차인이 있었고, 해당 임차인의 임대기간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매입해 입주가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전입신고 기록이 전무했던 경기 용인 아파트에 대해선 “외교관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국내에 거주하면서 전세로 살고 있던 집의 임대차 기간과 (용인 아파트 입주 가능 시기가) 맞지 않아 거주지를 옮기면서 전세로 거주해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