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용 84㎡(옛 34평) 아파트 중 국내 최고가인 45억원에 팔려 화제가 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매물이 21억원의 전세를 낀 '갭투자' 거래로 나타났다. 반포가 최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니어서 가능한 거래였던 셈이다.

1일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매매가 45억원으로 실거래 등록된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5㎡(11층)가 같은날 보증금 21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었다.

해당 매물은 여의도 63빌딩부터 잠실까지 서울의 한강라인을 다 볼 수 있는 조망권을 확보해 같은 평형 저층부보다 가격대가 3억~4억원 높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소의 설명이다.

아직 잔금을 납부하지 않아 소유권 이전등기는 하지 않은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계약일로부터 3~4개월 뒤 잔금을 납부한 뒤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쳐야 등기부등본을 통해 실소유주 변경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에서 전용 84㎡ 45억원 거래설은 지난 10월 초 시장에 회자됐다. 그러나 이후 실거래 등록이 지연돼 일각에선 허위계약 가능성도 거론됐다. 다만 당시 소문과 이번 실거래가 같은 매물인지 여부는 직접 거래를 주관한 중개업소 외에는 파악하기 어렵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소 대표는 "이번 거래는 국토부 실거래 사이트에 등록되기 전까지 공동 중개망에선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해당 계약은 지난달 15일 체결됐고, 2주 뒤인 지난 11월 30일 실거래 등록돼 부동산 거래신고 관련법 위반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금 규모(약 4억5000만원)를 고려하면 중도 파기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중론이다.

아크로리버파크 소유주는 1주택자도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적지 않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에 따르면 올해 이 아파트 전용 84㎡ 소유자는 1주택자 기준 약 2649만원의 보유세가 예상된다. 이는 전년 납부액(1792만원)대비 47.8% 오른 수준이다.

계약 시점을 고려하면 올해 부과된 보유세는 원소유주가 내고, 내년 5월 말 이전에 소유권이 변경되면 새로운 집주인이 보유세를 부담한다. 공시가격 상승을 고려하면 내년 보유세 부담액은 올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에선 같은날 전세 계약이 체결된 점에서 기존 소유주가 전세로 계속 거주하는 조건이 붙은 갭투자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거상 아실 대표는 "고가주택 갭투자 시 매수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기존 집주인이 일정기간 전세를 사는 대신 보증금은 시세보다 좀 낮게 책정해서 거래를 하는 케이스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단지 인근 공인중개소에 문의한 결과 해당 매물과 같은 조건의 매물은 전세 시세가 23억~24억원대 형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