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분양가 속 수년 전 가격으로 공급되는 무순위 청약의 인기가 뜨거운 가운데, 이번엔 경기도 아파트값을 선도하고 있는 판교에서 무순위 청약 물량이 7가구 나왔다. 신축이 아닌 10년 이상 된 구축이지만, 1억원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판교에 들어설 수 있는 기회라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 경기도 의왕시에선 3여년 전 분양했던 신혼희망타운의 잔여 물량이 최초 가격 그대로 23가구 공급된다. 잔여세대 공급이라 신혼희망타운임에도 소득을 따지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14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판교 산운마을13단지(산운13단지 데시앙·1396가구)과 원마을12지(판교원12단지 힐스테이트·428가구)에서 총 7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최근 공고했다. 산운13단지에선 전용면적 101㎡ 3가구와 전용 115㎡ 2가구 등 5가구, 판교원12단지 힐스테이트에선 전용 101㎡와 115㎡가 각 한 가구씩 공급된다.

두 단지 모두 신축은 아니다. 산운13단지 데시앙은 2010년, 판교원12단지 힐스테이트는 2009년에 최초 입주한 아파트이다. 모두 10년 공공임대아파트로, 이번 공급분은 임대기간(10년) 종료 후 분양전환이 이뤄졌으나 기존 입주자가 분양을 포기 LH에 명도된 물량이다.

분양가는 시세보다 저렴한 편이다. 10년 공공임대의 분양가격은 분양전환 시점의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산운13단지 데시앙 전용 101㎡는 약 13억4600만원인데, 최근 동일 타입이 14억3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단지와 맞붙어 있는 산운14단지 경남아너스빌은 전용 101㎡가 올해 14억5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인근에 있는 산운10단지 로제비앙은 이보다 훨씬 작은 평형인 전용 83㎡가 올해 14억8000만원에 손바뀜된 바 있다. 큰 시세차익은 아니지만 시세 대비 분양가가 저렴한 편이라 할 수 있다. 이미 구축이라 발코니 확장 비용 등 추가 부대경비는 물론 없다.

판교원12단지 힐스테이트는 전용 101㎡이 약 13억3000만원, 115㎡는 14억8600만원 수준이다. 역시 마찬가지로 현 시세보다 조금 저렴한 수준이다. 단지 전용 101㎡는 지난달 14억원, 전용115㎡는 지난 3월 14억8800만원에 손바뀜됐다. 준공년도가 같은 도로 건너편 판교원11단지 힐스테이트는 전용 115㎡는 올해 두차례 16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성남시뿐 아니라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성년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실거주의무도 없어 바로 전세를 놓을 수도 있다. 접수는 LH 청약플러스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27~29일 진행된다.

LH는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의왕초평A3블록(엘리프의왕역·981가구)의 잔여세대 23가구도 분양한다. 엘리프의왕역은 LH가 지난 2020년 12월 31일 최초 분양했던 신혼희망타운(공공분양)으로, 지난해 10월 준공됐다. 기존 당첨자 해약으로 발생한 잔여분이 이번에 공급되는 것이다.

분양가격(전용55㎡)은 층에 따라 3억6894만원~3억8877만원으로, 최초 분양가 그대로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도된제다 3여년 전 분양가라 최소 억대의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 주변에 신축 소형평형이 없어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우나, 인근에 27년이 된 구축 아파트의 최근 실거래가(전용59㎡·3억8500만원)와 비슷할 정도로 저렴한 분양가격이다.

신혼희망타운이지만 잔여세대 공급인 만큼 소득·자산 요건도 없다. 의왕시에 거주하는 무주택 신혼부부면 된다. 다만 신혼희망타운 전용 모기지 의무 가입 대상 주택이라 향후 주택 매각 시 대출규모와 기간에 따라 시세차익의 10~50%를 뱉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