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강변역에서 10분쯤 걸었을까. 올림픽대교 북단을 지나니 아파트 단지가 눈에 띈다. 강변역 주변 혼란스러움은 온데간데없다. 다시 5분쯤 걸어가니 대로변을 따라 높은 펜스가 둘러친 널따란 공사 현장이 나온다. 대림산업의 자회사인 삼호건설이 아파트를 지을 화이자 공장 터다.

아파트는 132㎡(40평형) 이상 대형만으로 289가구가 들어선다. 한강 조망은 어렵지만 인근에 초ㆍ중고도 있고 테크노마트 등 편의시설도 풍부하다. 지하철 강변역과 광나루역 중간으로 교통도 괜찮다.

노른자위 땅이지만 사업 진행은 순조롭지 않다. 용지 바로 옆에는 허름한 상가와 빌라 3개동 그리고 1층짜리 노후 가옥 6채가 들어서 있다. 이곳 주민들과 건설사 측은 꽤 오랫동안 줄다리기를 펼치고 있다.

대로변 상가는 허름하긴 하지만 공실 없이 점포들이 들어서 있는 만큼 임대수입이 적지 않다. 상가 주인이 쉽게 포기할 리 만무하다. 빌라들도 가구 수가 많은 만큼 하나하나 매입하기가 만만치 않다. 노후 가옥 역시 대부분 분식점 커피점 문구점 학원 등으로 쓰고 있다.

주변 시세는 빌라가 지분 3.3㎡당 2500만원 정도지만 사업권이 걸린 만큼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사실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인근에 비슷한 빌라나 상가도 없어 시세 자체가 없다고 전한다.

건설사는 사업계획 승인과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같이 신청해 놓은 상태다. 서울시와 광진구청은 건설사 측이 노후 가옥 등을 포함해 사업을 진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노후 가옥들을 매입해 그쪽으로 출입구를 추가 설치하라는 게 심의 결과다. 말이 권고사항이지 서울시에서 사업승인을 받기 위해선 따를 수밖에 없다.

현재 건설사는 해당 지역을 편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용지 편입을 하게 되면 설계 변경이 필요하지만 일단 당초 계획대로 5월 중 사업승인을 받아 7월에 분양할 예정이다. 건설사 측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기는 하지만 입지가 좋아 사업성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