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의 ESG 금융] 채권을 분석할 때 ESG 요인을 적용하는 방법 Part 2: 기업신용분석

IT동아

2021.09.17 08:47:21

조회 603 추천 0 댓글 1

E(Environment)·S(Social)·G(Governance). ESG가 화제입니다. 기업 이미지 제고와 새로운 규제의 대응, 투자자와 매출 관리를 위해 ESG 경영 전략은 꼭 세워야 합니다. 그러려면 ESG의 범위와 개념을 명확히 하고, 평가 방식과 사례도 철저히 연구해야 합니다.

새로운 분야가 자리 잡을 무렵이면 여러 이익 집단들이 난립해 잘못된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왜곡하는 일이 많이 생깁니다. ESG 분야도 그렇습니다. 아직 EGS의 영역과 관련 단어의 뜻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생긴 폐해입니다.

필자는 지난 4년간 여러 국내외 금융, ESG 관련 기관과 일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홍기훈의 ESG금융] 칼럼을 마련해 독자와 소통하려 합니다. 금융 관점에서 경영자가 알아야 할 ESG 이론을 사례 중심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채권을 분석할 때 ESG 요인을 적용하는 방법 Part 2: 기업신용분석

지난 칼럼에서 '채권을 분석할 때 ESG 요인들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기업의 채권을 분석할 때, 즉 기업신용분석에서 ESG 요인들을 어떻게 반영하는 지 알아볼 차례입니다. 조윤형 홍익대학교 학생이 자료 정리를 도왔습니다.

ESG, 즉 환경·사회·거버넌스(업무, 전략 등의 지휘·통제 체계)는 기업의 주식 가치에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ESG는 기업의 채권 가치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사회·정책 면에서 중요한 ESG 이슈를 기업의 이해관계자인 주주와 채권자는 반드시 주목해야 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광산 회사가 고용한 광부들이 업무 중 사고를 당하거나 천식과 같은 산업 재해에 노출되면? ESG 이슈로 인해 생겨난 이들 위험은 광산 회사의 주식에 투자한 주주, 광산 회사에 자금을 빌려준 채권자 모두에게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채권을 분석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담당자들은 국가나 산업별 ESG 이슈를 정기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채권은 다루는 기간이 긴 만큼 ESG 이슈의 지속 가능성까지 잘 살펴야 합니다.

채권의 ‘Duration(듀레이션, 금리 민감도를 나타내는 지표이자 투자 자금의 평균 회수 기간)’을 고려하면, 기업의 영리 활동과 조직의 지속 가능성은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 가운데 지속 가능성에는 기업의 채무와 부채 상환 능력이 포함됩니다. 그러니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려면 기업이 어떤 ESG 이슈에 노출됐는지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채권 투자에 ESG 요인을 반영하는 가장 정형화된 방법은, ‘알트만 Z 스코어(재무제표 수치를 활용해 기업의 파산 가능성을 측정하는 기법)’처럼 ESG 점수를 내서 활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ESG 요인이 금리 위험, 수익률 곡선과 유동성 위험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를 구조적으로 분석한 담당자 혹은 연구자는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아직 채권 분석 시 ESG 요인을 적용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데다 가이드라인도 세워지지 않아서입니다.

채권 투자 시 분석해야 할 ESG 요인의 사례는 아래와 같습니다.

[1] 환경 이슈 : ▲기후 변화 ▲에너지 자원의 관리 ▲수용성 및 기업활동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대기 오염 ▲자원 소비 ▲수자원 및 오염

[2] 사회 이슈 : ▲인권 ▲사원 관계 ▲건강 및 안전 ▲다양성 ▲고객 관계 ▲제품에 대한 책임 ▲소비자 관계

[3] 거버넌스 이슈 : ▲비즈니스의 무결성 ▲주주 권리 ▲임원 급여 ▲감사 관행 ▲이사회 독립성 및 전문성 ▲신의 성실의 의무 ▲투명성 ▲특수 관계자거래 ▲차등 의결권 주식 구조 ▲조세 관행

채권 분석 시 영향을 주는 ESG 요인은 대부분 ‘사회 혹은 거버넌스 이슈’입니다. 앞서 주식 분석 시 영향을 주는 ESG 요인이 대부분 ‘환경 혹은 사회 이슈’였던 점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주식, 채권에 이어 다음 칼럼에서는 ‘국채 분석 시 ESG 요인을 적용하는 방법’을 설명하겠습니다.

글 /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대 교수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습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 위험관리, ESG금융, 대체투자입니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적으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리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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